2. (질문) 술이 죄인가요? 1581
서기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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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3 21:42
2. (질문) 술이 죄인가요? 1581
샬롬~ 반갑습니다.
저는 대학 신입생입니다.
새학기이고 신입생이다 보니 술자리에 가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선배들이 술잔을 건네주고 종교적인 이유로 안 마시겠다고 하면 강요하는 선배들을 가끔 볼 수 있는데요. 성경에 술 마시지 말라는 말이 있느냐? 나도 교회 다니면서 먹는데 니가 뭔데 안마시느냐 성경에 나오는 포도주는 술도 아니냐 하는 질문을 받게 되면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정말로 성경에 술 마시지 말라는 말씀이 없습니까?
지혜로 승리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평안하세요.
(답변) 대학에 입학했다고 다른 사람들과 같아지려고 하지 마셨으면. 다를 수 있어야 대학입니다.
1.대학생 신입생의 어려움은 그 참 묘한 것입니다. 회사 입사도, 군입대도 마찬가지입니다.
①대학의 선배들이 신입생 관리를 조직적으로 하는 것에 대하여 한 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원래부터 선후배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대학들이 몇 곳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입학 초기에 같은 학과 학생들과 얼굴 한번 보는 정도의 만남으로 끝나는 것이 보통이었고 또 그런 기회도 없었던 대학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 이후부터 운동권 학생들이 학생들을 장악하여 반정부 활동을 하면서 정부에 맞설 수 있는 인민군을 양성하는 차원에서 은밀하게 그러면서도 주도면밀하게 신입생들을 길들이고 궁극적으로는 총학의 지도체제에 편입되도록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냥 학생들에게는 같은 대학 같은 과 선배로 대학생활을 안내한다는 정도로 모든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깊은 속에는 전국 대학생을 조직화해야 했던 세력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한 대학은 전국 조직의 한 지부로 활동했으며 한 학과는 그들의 세포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②민주 성지라고 자처하는 대학들이 대학 운동장에서 신병훈련소를 운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2학년 대표 학생들이 1학년 여학생들을 토끼뜀 시키고 군장을 매고 학교 뒷산으로 뺑뺑이를 돌리고 술을 먹이고 단체 야숙을 시키며 심지어 원산폭격이라는 일제식 군대기합을 대낮에 캠퍼스 안에서 공개적으로 시키는 정도였습니다.
고교까지 학교에 의하여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학생들이 대학이라는 신세계에 도착하자마자 대학의 속성을 파악하기 전에 운동권 학생들이 얼른 자기들이 관리하는 조직의 하부세력으로 물들이는 작업이었습니다.
'자유' '지성' '연구' '학문'이라는 대학의 본질을 생각해본다면 한국 대학생들의 수준은 아프리카 미개인들이거나 아니면 지금 중동의 인민들 수준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 대학에 들어온 내가 왜 그들에 의하여 그런 행동을 강요받아야 되는지, 전국의 신입생들에 의하여 폭동이 일어나야 할 상황이었는데 모든 신입생들의 의식수준이 유치원 아이들 정도였기 때문에 자기 인격이 어떻게 잠식되고 강요되는지에 대한 자아의식조차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사회를 향해 움직일 때는 소위 '지성인'이었습니다. 배를 잡고 웃을 일이었습니다.
지금도 신입생들의 입학 직후 거쳐야 하는 몇몇 현상을 보면 그때의 잔재들이 눈에 훤하게 보입니다. 8학기 학생회비를 선금으로 받는 총학, 이런 수준은 옛날 시골 시장에 보호비를 뜯어가던 강패들이 하던 짓이었습니다. 그들은 일수금이라고 하여 하루 하루 뜯어갔지 4년 선금으로 뜯어가지는 않았습니다. 4년 회비를 미리 받으려면 라이프니찌식으로 이자는 공제하고 받아가야 할 터인데 선금으로 받아가면서 이자계산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 대학생의 의식수준이 초등학교 산술과 논리 이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민주화를 말하는 총학은 야당이 없습니다. 한번 선출하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총통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생을 통치하는 대통령은 뽑아놓고 그 대통령을 견제하는 입법부가 없고 최후 판단권을 가진 사법부는 없습니다. 이것이 그 학생들이 그렇게 반대했던 박대통령의 유신헌법이었습니다. 그 헌법은 반대해놓고 그 헌법을 반대한 이들은 아직도 그런 형태로 학생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 질문자의 어려움은 물론 총학의 지시일 리도 없고 또 그런 시절과는 전혀 상관없는 분위기겠지만, 역사적인 책임을 묻자면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한국 여자분들이 시집을 가면서 남자들에게 밑지고 시작하는 호주제, 명절에 남자집부터 찾는 습관 등은 아무리 서구화되었다고 하지만 수백년 내려온 유교풍습의 잔재로부터 이해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지금 어떤 학교에서 어떤 식으로 신입생 생활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질문과 관련하여 이곳 신앙노선이 극히 우려했던 20여년 전의 일들을 한번 되돌아보았습니다. 아직도 신입생에게 보이지 않는 강요라는 것이 대단히 많겠지만 이곳 문답방에서 다시 한번 직접 듣고 보니 격분하게 되는군요. 대한민국 대통령도 내 손으로 뽑는 20세 대학생이 되었는데, 술을 먹든 말든 왜 옆에서 push를 합니까? 짜게 먹든 싱겁게 먹든 내 취향이 있어 내가 알아 먹는데 누가 감히 대학이라는 자유의 전당에서 보이지 않는 힘을 행사한다는 말입니까? 의견 제시야 할 수 있는 것이고 또 토론이야 가능하겠지만.
③질문하신 내용에 대한 답변은 밑에 따로 드리겠으나, 이런 점은 따로 아셨으면 합니다.
믿는 사람은 왜 술을 마시지 않느냐, 마시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 질문의 핵심입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는 2년 전에 한번 요약한 자료가 있어 충분히 참고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소개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질문자께서 술 문제로 반론을 해야 하는 선배에게 제기할 주제는 술문제가 아니라, 아니 왜 내가 싫어서 안 마시겠다는데 그렇게 말했으면 그런 줄 알면 되었지 왜 남의 사상과 행동에 개입을 하느냐는 격분이 있어야 합니다. 왜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선배들에 의하여 때로는 조교나 지도교수에 의하여, 그 분위기에 의하여 내가 다른 사람 때문에 술 문제로 압박을 받아야 하느냐는 상황입니다.
자유를 외치는 대학에서, 각 사람의 개성과 그 사람의 취향을 살려 가야 한다는 대학에서, 자기의 생각과 판단에서만 행동하고 그 행동의 책임은 자기가 져야 하는 것이 가장 보장되어 있는 대학에서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 때문에 한 사람이 원치 않는 상황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도저히 대학의 초보도 모르는 수준들입니다. 만일 그런 자리에 교수가 있었고 과 선배가 있었다면 포복절도할 일이고, 만일 친구 신입생들끼리만 앉은 자리였다면 대학의 의미도 모르고 대학을 무작정 지원한 사람들입니다. 의식 개조와 개혁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대학이라는 곳은 공산주의를 연구하고 찬양해도 학문의 자유로 수용하는 곳입니다.
대학이라는 곳은 자본주의를 연구하고 찬양해도 학문의 자유로 수용하는 곳입니다.
대학이 영어로 'university'인데, 'uni'는 합한다는 뜻이고 'versity'는 다양 또는 분화라는 뜻입니다. 별별 종류의 인간과 개성과 학문과 주장을 전부 한 곳에 모두어 놓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달라야 정상이지 만일 대학이라는 곳이 모두 같은 종류만 모여 있다면 이야말로 대학의 단어부터 새로 개칭할 문제입니다. 군대나 회사는 그렇게 해야하겠으나 대학은 모든 사람과 다른 '나'가 존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모든 다른 사람과 다른 나라는 존재가 불편없이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그런 내가 그들에 의하여 꼭같은 가치로 취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④질문하신 내용은 따로 살펴보겠으나, 동시에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이곳은 역사 교회들과 다른 주장도 떳떳하게 외치고 있습니다. 오늘 모든 교계가 일치 단합하여 합창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음을 낼 때가 대단히 많습니다. 만일 이곳의 다른 목소리를 교계에서 비판한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이유만 말해 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돌아오는 소리가 역사가 그렇지 않고 우리 전부가 그렇지 않은데 왜 행동을 통일하지 않느냐는 단체주의 논리만을 말하고 있습니다.
소프라노가 있으면 알토도 필요하고, 알토와 소프라노에 테너 베이스가 깔리면 더욱 웅장하고 화려한 화음이 생산되지 않습니까? 한쪽에서는 죽도록 술을 퍼먹고 바로 옆자리에서는 입술에 적시지도 않는 사람이 있어야 이것이 사회요 이것이 대학이요 이것이 바로 신입생에게 대학의 자유와 개성과 책임을 가르치는 진정한 대학입문의 첫 자리가 될 것입니다. 비록 이런 술 문제가 아니라 어떤 문제든지 질문자께서 가진 신앙양심 때문에 의견이 다르고 활동이 다를 수밖에 없는 때가 있거든 항상 이 주장을 좀 소리높혀 외쳤으면 합니다.
2.지금 질문자께서 대학 입학 초기에 겪는 어려움은 실은 앞으로 평생 계속될 문제입니다.
대학의 MT를 하필 주일을 끼고 가는 경우, 아니면 토요일 늦게 돌아오게 되어 있는데 비가 와서 배가 묶여 주일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경우, 선배들과의 술자리, 남녀학생이 서로 업고 달리기를 하자면 선배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기어코 업겠다며 순서를 정하는 경우, 백주대낮에 수십명이 마구 비벼대는 꼴을 몇 년 전에 우연히 본 적이 있었습니다. '에이 더러운 놈년들. 똑 같은 년놈들.' 속으로 욕을 실컷 퍼붓고 탄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들의 문화와 어울림이 서툴었지만 한번 두번 세번 어울리다보면 그다음 낯짝이 두꺼워지고 또 남자들이 잡아주는 손맛도 익숙해지면 이제 기다려지는 것이고 어느덧 그 대학의 일원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학생이 되었는데 훗날 뒤돌아보면 대학교 1학년 2학년 때에 주님은 나를 떠나셨다고 기억될 것입니다. 실제로 주님이 가출하시는 경우는 거의 대학 1-2학년 때입니다.
신입생 생활도 그렇지만 또 학과목마다 교수들의 강의가 그동안 교회에서 듣고 배워 자랐던 신앙을 밑둥치부터 파헤치는 것이 한 둘이 아닐 것입니다. 깊은 속에서는 신앙에 대한 근본회의가 뿌려져서 싹이 나고, 외부 생활에서는 그들과 동화되며 어느덧 귀한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들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돌아오지 못할 탈선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이 백목사님 생전 서부교회 대학생들에게도 너무 심각하여, 운동권으로부터 또 대학생활의 방종으로부터 또 학문을 하면서 발생되는 회의로부터 학생들을 지켜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도 대학에 발디딘 사람치고 대학 들어갈 때 신앙이 졸업할 때까지 이어진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 질문자께서는 아직도 첫 입문입니다.
같아지려고 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신앙을 가진 분이시니 신앙을 가지지 않은 분들과는 달라야 정상입니다. 신앙을 가지되 술을 마시면 안된다는 신앙까지 가진 분이면 신앙없는 이들과 신앙이 있어도 일반 신앙을 가진 분들과도 분명히 달라야 합니다. 시간 사용이 달라야 하고 앉는 자리가 달라야 하고 손접촉이 달라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대학생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주장과 취미와 활동과 분명히 다른 면이 있어야 비로소 나라는 사람은 나라는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3.술문제에 대하여는 충분하게 살펴본 자료가 있습니다.
330번, [생활]술 담배가 문제가 아니라, 왜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사실 문제였습니다. 01/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