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질문) 주일을 끼고 나가는 해외여행에 대하여 4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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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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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3 21:42
32. (질문) 주일을 끼고 나가는 해외여행에 대하여 4269
일반 진영에서는 해외여행이 오래전부터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돈많 은 교인들만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하여튼 개인적으로 다녀오는 것도 보통이고 또 교회서는 회계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뭐 이름은 선교여행 해외교회 교회방문 성지순례라고 붙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해외여행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름을 붙여야 교회돈을 사용하는데 마음이 편하겠지요? 목회자들도 해외여행이 다반사여서 어떤 교단은 교단소속 목사님 전부가 단체로 해외에서 수련회를 하거나 기도회 이름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새는 우리 공회 교회들도 해외여행을 많이 한다고 듣고 있습니다.
또 교인들도 과거는 아주 눈치를 보면서 몰래 슬쩍 갔다 오는 정도였는데 요새는 떳떳하게 다녀옵니다. 벌써 공회목사님들 중에서도 해외여행을 갔다 온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해외여행은 거의 주일을 끼고 갔다 와야 하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답변) 주일을 지키는 것은 본교회 출석을 말합니다.
1.주일을 지킨다고 할 때 흔히 빠뜨리기 쉬운 것이 있습니다.
평일이 날 중의 중심이 되고 주일은 귀찮게 하나 끼워진 듯 주일을 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아무리 주일을 지켰다고 해도 주일의 근본 방향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주일의 세부사항은 지켰으나 주일의 근본방향을 잃었으므로 주일을 범한 것이 됩니다.
주일을 놀기로 작정한 날처럼 지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역시 주일의 근본 방향을 잘못 아셨기 때문에 주일에 지킬 세부사항을 잘 지켜도 역시 주일을 범한 경우가 됩니다. 세부사항 지킨 것이 잘못이 아니라 주일에 대한 인식이 죄가 된 경우입니다.
주일은 날 중의 중심입니다. 주일이 중심이고 주일을 위해서 평일이 있으며 주일날 받은 은혜를 가지고 실행해 보는 평일입니다. 주일을 가장 중심에 놓은 다음 그리고 주일에 지켜야 할 세부사항도 지켜야 하는 것이 주일에 대한 바른 자세입니다.
2.주일을 지키는 장소를 두고 이런 면도 있습니다.
각 사람에게는 신앙의 중심지라는 것이 있습니다. 현재 은혜를 받고 있는 곳, 필요한 말씀을 체계적으로 배워 나가는 곳, 받은 말씀으로 실행해 나가기 위해 계속 접촉해야 하는 환경, 전도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대상, 앞서 데리고 나온 사람을 기르기 위해 혼자 마음 속에 지도 단계를 설정해놓고 하나씩 끌고 가는 구상... 이런 것이 장소적으로 한 곳에 모이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답변자로 말하면 1977-1989년까지 서부교회 교인으로 부산시 동대신동 1가 381번지에 있던 서부교회를 신앙의 중심 장소로 갖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성경과 교리를 배울 수 있었고, 그곳에서 드리는 예배와 말씀의 은혜는 다른 곳과 너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본능이 그 장소로 향했으며, 그곳을 찾아가서 오래동안 다니다 보니까 그 교회에는 답변자를 부모보다 더 큰 사랑과 관심으로 지도하는 분들이 생겨지고 있었으며, 그런 신앙에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시간이 흐르다 보니까 답변자가 직접 챙기고 지도해야 하는 주일학생들이 차차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부산시 동대신동 1가에 위치한 서부교회가 답변자에게 신앙의 확실한 중심지역이 되자 먹고 자는 숙소도 공부하러 가는 학교도 일하러 가는 일터도 모조리 이 신앙중심지에 유리하고 편리하도록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만일 신앙에는 동대신동 1가 381번지 서부교회가 좋으나 출퇴근 하기에는 서울이 더 좋다며 서울로 생활 중심지를 옮겼다면 답변자의 생활은 직장 중심이지 신앙 중심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믿는 사람은 천국이 중심이고 세상은 천국을 위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살아가고 조절하게 되며, 교회가 중심이고 학교나 직장은 교회 생활에 맞추어 조절하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나 공무원들은 직장을 중심으로 주택도 자녀 학교도 결혼도 심지어 교회 결정까지도 짜맞추게 됩니다. 어느 것이 중심이냐가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주일을 두고 일하지 말아야 하고 장사하지 말아야 하는 등 여러 수칙들이 있으나 정작 주일이 진정 주일답게 지켜지려면 그런 세부사항은 기본이고 그와 함께 주일에 대한 근본 생각도 달라져야 합니다. 주일이 중심이고 다른 날들은 주일을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에 주일에 편리하고 유리하도록 평일이 조절되고 배치되어야 하지 주일이 다른 날이나 신앙 외의 다른 일에 들러리로 따라 다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앙중심지와 주일을 지키는 장소는 하나가 되는 것이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일입니다.
자기가 은혜받고 신앙생활하기에 가장 편리한 곳을 중심으로 자기 세상생활의 공간과 활동무대까지 전부 짜맞추어 놓았을 것이니 다른 곳에서 주일을 지킨다면 주일성수의 세부항목은 지켰을지라도 자기의 신앙중심지를 이탈한 곳이라면 신앙에는 손해가 있을 것이므로 주일을 넓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주일을 지키는 장소까지도 현재 자기가 출석하는 본교회가 될 것입니다. '본 교회'란 자기 신앙중심지로 결정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3.어떤 분들은 본 교회 자체를 신앙중심지로 삼지 않은 경우도 보고 있습니다.
저쪽 교회로 가야 신앙에 유리한데 안면 체면에 붙들려 이 교회에 몸을 두고 마음은 저 교회에 있는 분도 있고, 심지어 교회를 자기 회사 사장님이나 직장 윗사람 눈치 때문에 그들을 따라 옮기는 분들도 있고, 교회를 시장으로 생각하여 회원 모집이나 보험상품 판매 또는 고객 확보와 관리차원에서 다니는 분들도 계십니다. 또 습관적으로 믿어왔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다니던 교회를 그냥 몸만 끌고 오가는 사람, 오가다 알게 된 교회에 뜻도 없이 은혜도 없이 그냥 다니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런 분들이 주일을 지키는 것은 좁게 보면 주일을 지킨 것이고 넓게 보면 근본적으로 주일의 가장 중요한 면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습니다. 자기의 신앙중심지는 바로 자기가 속한 본 교회라야 하고, 본 교회를 결정할 때는 자기 신앙중심지가 되어야 할 곳으로 택해야 하며, 본교회를 정상적으로 결정하여 확정하신 분이라면 당연히 가정이고 학교고 직장이고 할 것 없이 모든 세상생활을 장소적으로는 그 신앙중심지인 본교회에다가 맞추어놓아야 하기 때문에, 자기의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다 모여있고 걸려있는 곳에서 주일을 지키게 된다는 것은 굳이 따로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어지게 됩니다.
말하자면 대통령이 청와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데 하루밤 부산에서 잠을 자게 된다면 그 손실과 희생이 말로 할 수 없이 크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객지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경호나 예전이나 긴급상황에 대한 보고체계 결정 또는 순간대응 등을 고려한다면 대통령이 청와대를 비우고 외출이나 외박을 한다는 것은 국가적 대사로 결정할 일입니다. 요즘은 전자장비 등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여 편리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그래도 근본적으로는 이런 설명이 맞을 것입니다. 더구나 신앙은 기술이나 재주로 대체되지 않는 것이므로 신앙중심지가 생활중심지이고 특히 날이라는 기준으로 볼 때는 신앙의 가장 중심이 주일이므로 주일과 신앙중심지는 일치되는 것이 옳습니다.
4.다만, 신앙중심으로 사는데도 장소가 움직일 때가 있습니다.
신앙을 중심으로 말씀대로 살려고 하다 보니까 신앙중심지를 잠깐 떠나야 할 때가 있습니다. 무리하게 퇴원을 해서 주일을 본교회에서 보내려고 한다면 육체 건강에 너무 치명적일 때, 그리고 그 후유증이 오래 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신앙중심에 손해를 보게 될 때 우리는 병원에서 1년을 살 수도 있고 그곳에서 주일을 지킬 수도 있습니다.
군대를 가는 일 때문에 전방에서 주일을 지키며 본 교회를 3년간 그리워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탈영을 하거나 징집기피를 해서 본 교회 출석을 고집하는 것이 주님의 뜻인가? 3년간 본교회 출석을 하지 못해도 사회가 군입대를 요구하고 그것을 거부했을 때 당하는 불편을 놓고 비교해 볼 때 현 우리 사회 체제에서는 군대를 갔다오는 편이 신앙중심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1950년대 말 어느 한 때 백영희신앙노선은 차라리 군입대를 잠깐 피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해서 현 중진 목회자들 중에서 그렇게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무엇이든 세상일을 두고는 절대 해야 할 것도 없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도 거의 없다는 것도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입원 군입대와 같은 경우도 그렇지만 학생의 해외 유학이나 직장인의 해외 출장과 같은 경우도 고려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신앙중심을 지키기 위해서 이 땅 위에서는 우리가 경제생활을 항상 휴대품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 직장에서 장기간 해외 출장을 가야 한다면, 이 해외 출장 때문에 직장을 포기하고 주일을 본교회에서 지키느냐, 이 정도 기간과 이 정도 횟수의 출장이라면 먼 훗날 장기적으로 신앙중심지를 더욱 잘 지키고 신앙생활하는데 더 유리할 면이 있어 출장을 갔다오는 것이 좋으냐고 각자가 자기 현실과 자기 신앙내면을 따져서 결정해야 할 일입니다.
문제는 세상이 좋고 놀기를 좋아하고 직장이 더 중요한 사람이 회사에서 해외 출장을 가라고 하니까 겉으로는 할 수 없이 가야 한다고 표정을 지으면서 속으로는 놀러가는 재미에 좋아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본교회 주일을 생각해서 꼭 피하고 싶은데 회사의 명령이 주님의 명령이라고 판단되어 마지못해서 가게 되고, 이왕 가야 한다면 즐겁게 가겠다고 마음 자세를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 중심을 보시고 평가하실 것입니다.
5.어떤 사람은 이러하고 어떤 사람은 저러합니다. 하나님의 인도가 각기 다릅니다.
여기서 일반적인 원리는 여러 면으로 설명을 드리지만, 어느 한 사안을 두고 마지막 결론은 사실 드릴 수가 없습니다. 판단하시는 이는 오직 하나님 한 분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면을 두고 말합니다. 성경이 말한 것은 얼마든지 우리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판단이 아니고 성경판단이 그러하다고 우리는 따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주일 문제를 두고 그 사람이 마음 속으로 어떤 방향을 가지고 기본 자세가 어찌 되었는지를 확정짓는 것은 대부분 그 사람과 하나님의 내면 관계입니다. 외부에서는 여간 영안이 밝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잘못 판단하면 곤란합니다.
예를 들면 아브라함이 배가 고파 애굽으로 내려갔던 창세기 12장의 행동은 타락과 탈선이었습니다. 먹는 것이 중심에 있고 하나님의 명령은 먹는 것을 따라 다니던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13장에서는 이제 다 없어지고 다 굶어죽어도 하나님과 말씀과 그 축복 뿐이라는 신앙으로 자랐기 때문에 비옥한 소돔 땅을 포기하고 황무지 가나안으로 돌이키게 됩니다. 그러나 야곱은 노년에 흉년을 만났을 때 양식을 사오라며 자식들을 일시 애굽으로 출장을 보낸 일은 있는데 요셉이 모시려고 할 때 애굽에 가는 것을 거절했습니다. 굶어죽어도 애굽으로 타락해서 가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창46:3에 나타나셔서 두려워 말고 앞으로 하나님께서 할 일이 있으니 애굽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배가 고파 내려갔던 아브라함과 죽어도 가지 않겠다고 했으나 하나님의 인도 때문에 내려갔던 야곱의 경우가 외형으로는 같았으나 내면은 달랐습니다.
평생 해외 출장으로 세월을 다 보내는데도 하나님께서 주일을 진실되이 지켰다고 복주실 분도 있고 평생 본교회 주일을 지켰는데도 하나님께서 쳐다보지도 않을 분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멸망하기 전에는 본교회였던 예루살렘성전을 끼고 살았어도 전멸시켰고 그 본교회조차도 없애버렸습니다. 그들의 본교회생활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니엘과 같은 포로된 어린 신앙들은 본교회를 그리워만 했지 70여년 평생을 한번도 가 볼 수 없었으나 그들은 구약의 본교회 예루살렘성전 없이도 본교회 주일을 잘 지켰던 분들입니다.
6.오늘 본교회 주일 개념이 실종된 시절입니다.
아직까지도 주일을 말하는 곳은 더러 많기 때문에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주일날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최소한 들은 적이 있는 분들이 더 많은 시대여서 진실되이 그렇게 지켜 살려는 우리에게 다행스럽습니다. 그들은 바로 지키지 않아도 속으로는 우리처럼 지켜야 한다고 알기는 하기 때문에 말로는 더러 훼방을 해도 속으로는 부러워하고 공경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세월이 지나면 주일을 지키는 사람 보기를 식인종 보듯 박물관 유품 전시된 것 보듯 할 날도 올 것입니다.
오늘까지는 아직도 주일이라는 말이 우리 교계에는 있습니다. 그러나 넓은 교회들로부터 급격하게 주일이 해체되고 있습니다. 가면 좋고 아니면 말고, 지킬 수 있다면 지키고 꼭 지켜야 할 일은 아니고, 그런 식입니다. 심지어 본교회 주일이라는 개념은 그 교회 담임목사가 자기 매장에서 물건을 사라는 식으로 주장하거나 또 일반인들이 듣기도 그렇게 듣는 정도입니다.
문제는 교인들이 세상생활 세상편리가 중심이고 신앙은 세상에 지장없을 정도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본교회 주일을 말씀드릴 그런 신앙을 유지하는 분들도 거의 없습니다. 일단 '본교회'라는 개념이 있는 교인들이라야 이번 질문을 두고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말씀을 먼저 드렸습니다.
7.주일의 해외여행
꼭 같이 설악산을 가고 제주도를 가도 즐기고 놀러갔다면 죄가 됩니다.
꼭 같은 곳을 가면서도 진정 마음 속에 하나님 지으신 자연을 탐방하러 간다면 좋습니다.
술집 안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구경을 하러 가 볼 수도 있습니다.
놀러다니고 안 갈 곳을 가는 분들이 대개 이런 논리를 가지고 다니는데 그리 되면 회개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니 삼가하셨으면 합니다.
백목사님 생전 마지막 해 1989년은 주일학생들이 컴퓨터게임에 대규모로 빠져들던 때였습니다. 컴퓨터게임하는 가게를 가 보시겠다고 몇 번이나 벼르다가 결국 가보지는 못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주일학교 반사들이 학생들의 세계를 파악한다며 컴퓨터게임하는 가게를 찾아가서 아주 죽치고 눌러앉아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장기간 누적된 피곤한 육체를 푹 쉬게해야 할 일이 있어 주일을 끼고도 쉬러 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백목사님 제자 중 가장 존경하던 2명 중 1명이었던 서영준목사님은 현직 담임목사님이었으나 주일을 끼고 쉬러 갔습니다. 잘 쉬게 하려고 교인들에게 연락처 자체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답변자조차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 사모님과 백목사님만 알고 간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그 휴식이 지상의 수고를 끝내고 이제 더 이상 주를 위해 사용할 에너지가 없어 그대로 천국가셨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성자들에게는 평생 충성을 하고도 휴식이라는 개념이 사실상 없습니다. 천국의 안식만 있을 뿐입니다. 어쨌든 이번 질문을 두고 이론적으로 답변드리자면 주일을 끼고 쉬러 갈 수 있습니다.
주일을 끼고 출장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주일을 끼고 해외에 살펴보고 알아봐야 할 일도 있습니다. 비록 믿지 않던 시절이었으나 백목사님의 16-19세 기간 일본 경험은 정말 어떤 희생과 댓가를 치르고라도 가졌어야 할 소중한 것입니다. 믿은 이후에는 본교회 주일 때문에 그런 경험 기간을 가질 수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은 자기의 시야 범위를 엄청나게 줄여버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기와 전혀 다른 환경을 한번 눈에 확인하는 일이 어떤 경우에는 지극히 큰 경험이 되어 향후 신앙중심으로 살아가며 또 다른 사람을 신앙으로 지도하는 일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여행이든 국내여행이든, 심지어 여행까지도 신앙중심에 꼭 필요한 이유가 있고 그 여행을 통해 얻는 수입과 잃어버리는 것을 면밀하게 계산해서 신앙에 유익하다고 판단하면 할 수 있습니다.
8.꼭 가야 한다면 이런 면을 생각해야 합니다.
가야 할 여행이라고 해도 그 여행을 갔다오면 대개 분실물이 다량 발생하는 것을 봅니다. 건방져지고 아는 척하는 교만이 생기며 제 분수와 자기에게 주어진 현실도 모르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선진국을 갔다 온 분들은 그 나라는 이렇게 잘 하더라 하는데 그들이 그렇게 잘하게 된 그 이면의 땀과 조상들의 노고와 소속 국민들의 자기 희생을 배워와서 내가 앞으로 이렇게 해야지 하면 좋겠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고 자기는 이전 그대로인 경우입니다. 아니면 관광지를 갔다와서 놀고 쓰고 방종만 배워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될 사람은 갔다 오지 않아도 책 한권으로 세계를 다 갔다오고 TV화면 한 컷으로 세계구경을 다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안 될 사람은 에덴동산에 넣어둬도 선악과를 먹고 세상으로 도망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해외여행을 하고 오면 허파에 바람구멍이 생기는 것은 분명합니다. 자주 다녀서 이제 노숙해졌기 때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러했는데 이제 무감각해져서 자기가 느끼지 못할 뿐이고 그 사람의 근본이 바람이 든 인생으로 변질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밥솥으로 말하면 김이 빠진 경우라 해도 될 것입니다. 마지막 끓어오르는 순간에 뚜껑을 열어 버리면 밥이 된 후에도 무엇인가 허전한 면이 있습니다.
초인적인 자기 절제와 초월적인 신앙의 사람이 아니라면, 믿음 있는 사람과 함께 신앙의 긴장을 놓지 말고 조심해서 다니고 여행 기간 중에도 주일이 있을 때는 단호하게 일정을 멈추고 미리 주일 중심으로 일정을 짜서 될 수 있으면 월요일 출발해서 금요일 돌아오는 것이 낫고, 꼭 주일을 끼고 가야 한다면 자기 때문에 교회에서 신앙어린 사람들의 본교회주일 개념에 혼선이 없도록 잘 설명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또 같은 해외여행이라도 시기가 있고 경우가 있어 갔다와 봐야 놀다 오는 나이가 있고 갔다 온 것이 평생 도움되는 그런 나이와 신앙수준과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답변자는 초등학교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조차도 최대한 가지 못하게 하는 편입니다. 가야 할 곳이라도 가는 시기와 동행하는 사람 등 여러 면을 고려하면 가도 되겠다고 해서 보낼 곳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경비지출이 있어 같은 학교를 다니는 교회 청년들이 2주간 해외여행할 기회가 있어 부모들에게 무리를 해서라도 보내도록 한 적이 있습니다. 동행할 4명 중에 1명은 모든 면으로 답변자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이 함께 가는 경우라면 가도 도움이 되겠고 그런 사람이 함께 동행할 기회는 평생에 한번 올까 말까 하는 정도이므로 안심하고 보냈습니다.
9.공회의 경우
과거 백목사님 생전 마지막 해였던 1989년에 거창지방 목회자들이 백목사님 몰래 제주도 관광을 간다고 돈을 거두어 비행기표를 사서 광주에서 제주로 가도록 예정한 적이 있었습니다. 총공회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출발하기 직전에 목회자 한 사람이 아무래도 양심에 걸려서 비행기를 안심하지 못하겠다고 자수(?)를 하는 바람에 모두들 꾸지람을 듣고 계획이 무산 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벌써 16년이 넘은 일인데, 백목사님 생전이라면 총공회 교역자들은 수도승보다 더하다고 할 때 그 높은 차원의 목회자들도 이런 저런 이유를 말했겠지만 결국 속으로는 양심에 어긋난 일이었습니다. 주일을 끼고 간 것도 아니었으나 여행 자체가 놀러가고 그냥 관광을 가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꼭 가야 할 옳은 일이면 백목사님이 반대를 하든 말든 가야 하는 것이 신앙의 근본입니다.
그리고 백목사님 순교하던 1989년 8월 27일 주일날, 그 주일이 지난 다음날에는 서울공회 목사님들이 어디를 놀러가기로 또 예정을 해두었다가 출발 하루 전에 백목사님 순교 소식을 듣고 이 시대를 붙들던 종을 데려 가는 이런 신령한 세계의 대사를 두고 목회자들은 육체를 즐기는 일에만 주력했다며 하나님 앞에 너무 죄송해서 회개한다는 말을 직접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두 경우 다 그 지역 목회자 전부는 아니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1989년 3월 답변자가 여수 신풍교회로 부임하자 먼저 호남지역에 와 있던 목회자들이 기도실에 모이면 어디 목회자들끼리 마음 편하게 놀러 갈 곳을 찾아 의논하던 기회가 많았습니다. 알고 보니까 백목사님 지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에서는 재주껏 모두들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다른 교파나 교회들과 비교한다면 이제 걸음마 수준이라고 항변하겠지만 탈선으로 방향을 잡은 이상 50리 간 사람이나 100리 간 사람이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목회자로 말하면 심방 때문에라도 안 가본 곳이 없다 할 만큼 많은 곳을 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보고 싶어 가려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미 그 뒤는 쳐다 볼 필요도 없습니다. 답변자 교회는 교회 행사로 움직인 것은 16년 째 어느 한 곳도 없지만 교회가 교인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든 그 가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만일 오늘이라도 꼭 필요하다고 느끼면 어느 교회도 가보지 않았던 곳을 다른 교회보다 더 장기간 더 큰 규모로 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모든 면을 두고 하나님 앞에서 훗날 돌이켜 오늘의 행동과 여행과 모든 결정에 대하여 떳떳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독립기념관이나 속리산 계룡산 등은 교회 부임하던 16년 전부터 꼭 교인들을 모시고 한번 가야겠다고 하면서도 시간이 없어 아직도 가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가 보겠으나 교회가 참으로 말씀대로 살려고 현실 속에서 노력하다보면 그럴 기회가 오지 않고 시간을 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깨어 사는 분들의 공통적인 경험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