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질문) 주일에 구제를 해도 되나요? (쉬/182)
서기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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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3 21:42
40. (질문) 주일에 구제를 해도 되나요? (쉬/182)
주일에 구제를 해도 되나요?
(예를 들면 지하철 역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주일을 어떻게 지켜야 하나요?
어떤 몸, 마음, 행동가짐으로 주일을 지켜야 하나요?
예배 후 주일에 친구들과 놀러가도 되나요?
(답변) 1.개인 구제는 할 수 있습니다. 2.주일의 자세는 한 마디로 '경건' 입니다.
(답변요약)
쉬운 문답방이어서 간단하게 답변해야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내용이 있어 '답변요약'과 '답변전문'으로 나누었습니다.
1.개인 구제는 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마주친 분에게 구제하는 것은 할 수 있으나 이벤트식이라고 하는 요즘 교계나 교회의 행사성 구제는 주일에 해서 안되는 경우가 거의 전부입니다.
2.주일에 가질 자세는 경건입니다.
활동에 관한 한,
우리가 '주'가 되고 주님이 '종'이 된 듯이 움직이는 것이 엿새입니다. 그러나
주님이 '주'가 되고 우리가 '종'이 되어 움직여야 하는 날이 주일 하루입니다.
이 날의 이름은 이름부터 아주 '주님의 날'이니 곧 '주일'이라고 했습니다.
주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도무지 이해되지 않을 행동을 많이 하게 되어 있습니다. 마음껏 사용할 자기 날인데 오히려 한껏 제재받고 붙들린 사람처럼 주일을 지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할 일 하지 않을 일은 각자의 양심에 매여 있습니다.
주일을 두고 위에서 질문하신 '내용'을 볼 때, 그 신앙의 자세가 이미 친구와 나들이 할 신앙의 수준은 지나가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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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전문)
1.개인 구제는 할 수 있습니다.
그 선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교계나 교회가 단체적으로 움직이는 구제 행사들이 많습니다. 마주친 불쌍한 사람에게 자기 주머니에서 돈을 내어주는 구제는 주일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구제라는 내용을 가지고 행사로 진행시키는 것은 주일에 피해야 합니다.
주일날 서울지방 교계가 모여 장충체육관에서 전도대회를 한다든지,
어느 개 교회가 주일날 구제를 위한 바자회를 한다든지,
어느 단체가 걸식아동돕기를 운동으로 한다든지,
이런 일들은 마치 주일날 신학교가 강의를 한다는 것과 같고
이런 일들은 마치 주일날 예배당 건축 공사를 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신학교의 강의는 하나님을 배우는 것이고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은 구원 운동에 속합니다. 구제라는 행사 역시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신앙 행위입니다. 이렇게 신앙행위가 되고 구원 운동에 관련되는 내용이라도 그 표현과 진행이 주일에 가질 가장 중요한 자세, 즉 내적으로 하나님 앞에 자신을 세워놓아야 하는 경건에 문제가 생길 때는 주일 외의 날에 할 수 있고 또 주일을 피해서 행사는 행사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2.주일에 가질 자세는
백영희목사님은 평생 주일에 가질 자세로 '몸과 의복은 깨끗이 할 것'이라는 표현으로 그 마음의 자세까지 가르쳤습니다. 목소리도 조용 조용, 걸음걸이도 조심 조심, 눈동자 하나와 마음의 생각 하나까지도 두려운 하나님 앞에 세워놓아 그 조심스런 눈빛과 마음의 평정이 지극해야 할 것입니다. 그분이 특별히 오늘은 자기를 불러 들인 날입니다. 시장님이 동사무소 직원 한 사람을 특별히 자기 시장실로 불러 들였습니다. 따로 정한 규정이 없더라도 그 직원이 가질 자세는 너무도 환할 것 같습니다.
엿새동안은 힘써 자기를 앞세워 살았습니다. 물론 속으로는 주님께 이끌려 그리 했어야 했지만, 엿새동안 살다보니까 보이지 않는 주님은 많이 흐려졌고 주님께 붙들려 움직여야 할 자기는 너무 강해졌으며 또 자기 생각만 너무 나타나게 되었다 하는 것이 연약한 우리들입니다. 이런 자신을 그대로 방치하면 가속도로 악화가 됩니다. 이런 우리를, 주님은 7일에 한번씩 직접 호출하십니다. 주님의 날, 곧 주일을 우리에게 주신 것은, 다시 한번 주님께 자신을 고요히 세워놓고 그 앞에서 지나간 한 주간 잘못된 것을 책망받고 수정받으며 또 깨끗하게 만들고, 주님이 이제 다시 주실 엿새동안에는 환경에 붙들리지 않고 자기 속 주님에게 붙들려 잘 통과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한 주간 한 주간이 더할수록 주일 때문에 더욱 성화되고 주님을 닮아가는 사람이 되도록 한 것입니다.
주일의 전반적인 역할과 전반적인 의미가 이러하다면 우리가 주일에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너무도 환할 것 같습니다. 사실 크게 요약하여 주일에 돈 쓰지 말고 일하지 말라는 원칙을 말하지만 사실 구체적으로 할 일 하지 않아야 할 일을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습니다. 집사님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목회자는 해서 안되는 일도 있습니다. 각자에게 주신 현실과 형편에서 자기가 자기 양심으로 정해야 한다면, 어떤 일을 굳이 죄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주님의 날에 주님이 기뻐하시겠느냐는 문제는 환하게 드러날 것같습니다.
목사님이 주일에 친구를 만나서 저수지 둑 위를 걸어간다면 죄라고 하겠습니다.
주일에 돈을 벌고 주일에 술 마시던 초신자가 이런 일을 다 끊고 나니까 주일 오후에 할 일이 없어 그냥 마주친 친구와 저수지 둑 위를 걷고 있다면 하나님께서 신앙발전이 많이 되었다고 업어 주시고 칭찬할 것 같습니다.
질문자는 자신을 어느 정도에 세워놓으시면 되겠습니까? 제가 오히려 여쭙고 싶습니다. 그리고 질문자께서는 다시 이곳에 대답하지 마시고 이 글을 읽는 순간 자신이 정할 선이 거의 나올 것 같습니다. 선뜻 떠오르는 그 선이 양심의 선일 것인데 그 선을 조금만 양보해서 넓혀 보자는 마음이 이어 나올 것입니다. 그것은 자기 속에 자기를 세상으로 끌고 가는 옛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