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질문) 교회의 경매참여 (쉬/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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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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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3 21:28
5. (질문) 교회의 경매참여 (쉬/1635)
목회자가 교회부지 확대 또는 확보를 위하여 경매에 참여하는 문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런지요
어느 목회자께서 교회부지 확대를 위하여 이웃교회와 경쟁적으로 경매에 참여했는데 성경 몇장 몇절을 말씀으로 주셔서 그 숫자로 경매에 참여하여 낙찰을 받았다고 부흥회시간에 자랑하시는 것을 듣고 지금까지 마음이 개운치 않습니다.
주께 영광된 일일까요. 교회라면 경매에 넘어간 형편을 알고 가급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필요한 교회 부지를 확보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답변) 교회 이름으로 움직일 때는 조심할 일이 많습니다.
1.'교회'는 신앙과 복음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런 면을 조심해야 합니다.
①레22:17-25,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흠없는 예물로
구약 백성이 하나님께 예물을 드릴 때는 그 예물에 흠이 있으면 드리지 못합니다. 좁게 말하면 '대속의 완전성'을 가르치고, 넓게 적용하면 우리의 전생활이 늘 흠없는 상태로 주님께 바쳐지도록 하라는 말씀입니다. 교회라는 단체는 신앙과 복음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늘 흠이 없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무릇 '매매'라는 것치고 깨끗한 것은 없으나, 그래도 그 사회 일반 인식과 양심 차원에서라도 어느 정도 기준과 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경매'라는 것은 매매 중에서도 흠이 있는 것입니다. 정상적으로 나온 물건이 아닙니다. 따라서 일단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물론 경매보다 훨씬 흠이 많은 매매도 요즘은 한없이 많고, 또 정상적인 매매로 포함해야 하는 경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단정할 것은 아니지만, 경매라는 그 이름 때문에 한번 더 조심하시라는 뜻이지, 경매라는 것은 손을 대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회 부지 마련을 위해 '경매'에 입찰 했다면, 그 입찰 과정이 어떤지 또 그 경매에 나온 물건의 배경이 어떤지 등을 조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매'라는 이름은 붙어 있으나 정상적인 매매의 한 형태 정도라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법적으로는' 깨끗하지만 교회 건물로 구입하는데는 그 건물의 이력과 경매로 나온 과정이 너무 뚜렷하게 흠이 많으면 피하기를 권합니다.
교회는 경제와 법률의 기준만으로 전부를 삼지 않고, 세상 말로 말한다면 인심과 평판과 분위기로 운영해야 할 사업입니다. 예를 들면 도살장 부지를 매입하여 산부인과 병원을 건립한다면, 법적 경제적으로는 흠이 없을지 몰라도 무엇인가 고려할 바가 있을 것입니다. 성경 법 외에는 절대의 법이 없으나 참고하고 고려하며 배려하는 법은 '양심의 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사용해야 합니다.
②레23:22, 신14:21, 자비의 자세
밭 모퉁이까지 다 베지 말고, 어미의 젖으로 염소새끼를 삶지 말라는 말씀은 구약교회가 지킬 법입니다. 오늘 신약 우리는 힘이 있고 권리가 있다 해도 다른 사람을 고려하고 배려하라는 자비를 기억해야 합니다. 이런 법은 세상 기준으로는 법이 아니지만, 넓은 의미로는 역시 법은 법입니다.
교회가 경매로 산 것 때문에 너무 가슴아파하는 직접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는 정상 매매일 때도 꼭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그 경매로 사는 부지 때문에 직접 피해를 너무 크게 보는 경우가 없다면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많은 채권이 걸려 있어 경매결과에 상관없이 원 주인은 회생의 가능성도 없고 어떤 덕도 볼 가능성이 없다면, 그때는 경매법만 지키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개인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경매라는 무기를 사용하고 채무자는 경매 때문에 채무액 이상으로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믿는 사람은 안 믿는 사람보다 살펴보고 조심할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교회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2.교회도 그렇고 우리 성도의 세상 생활도 그렇습니다.
교회는 더욱 더 조심해야 하고, 개인도 세상 생활 중에서 이런 면을 염두에 두고 조심한다면, 조심할수록 복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자기 실력과 능력과 형편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작은 것부터 조금씩 살펴나가면 나중에는 이 면으로 원숙한 신앙으로 자라갈 것입니다.
그냥 준다 해도 거절해야 할 것이 있고
그냥 준다는 것을 제값을 쳐주고 사야 할 경우도 있으며
그냥 주면 그냥 받아 가질 것도 있습니다.
값을 깎아서 사야 할 것도 있고
묻지 말고 사야 할 때도 있습니다.
너무 좋은 조건인데 포기해야 할 것도 있고
사력을 다해 손에 넣으려고 노력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교회가 경매에 나온 물건을 구입하면서 좋은 조건이 되었다면
경매로 내놓은 주인에게 조금이라도 생각하지 못했던 돈을 얹어주면
그가 감사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교회기 때문에 낙찰가에 1%라도 개인적으로 받아 잘 사용했다고 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보다는 나을까요? 그 어떤 면이든 교회의 처리는 물건 구입과 관련해서도 조금더 감동적이고 자비적이며 배려적이고 사려깊은 결정과 처리가 필요합니다.
아쉬운 것은, 각 교회의 자기 경제 형편과 교인 수준과 목회자의 인식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어느 한 교회의 경매 구입에 관련하여 섣불리 외부에서 평가하는 것은 극히 조심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