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9장의 기도는 다니엘이 이스라엘 전체 민족의 해방을 위해 기도하는 내용인데 9장의 1절 제일 초두에 기도하던 시점을 '다리오가 왕으로 세움을 입던 원년'이라 하여 시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아버지 아하수에로를 명시하고 그 아들 다리오가 후임으로 왕이 되던 그 해라는 시점을 명시한 이유는 다니엘의 9장 기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우선 바벨론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과거 식민지 시기의 일본과 우리 나라 관계입니다. 다니엘이 바벨론에 총리가 된 것은 다니엘의 신앙 성공 때문에 보통 좋은 이야기로 소개하고 기억합니다만, 한국 사람이 식민지 일본의 총리가 되었다면 이는 입지전적 성공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3 명 총리 중에 하나가 되자 일단 바벨론 전국이 단결하여 다니엘 제거에 나섭니다. 에스더 시대에도 믿음을 지킨 모르드개 때문에 이스라엘 민족의 전멸 위기가 닥친 적이 있었습니다. 바벨론은 기본적으로 세상 나라입니다. 세상 나라에서 믿음으로 산 인물들의 성공은 이스라엘 백성이 자기 나라 안에서 성공한 것과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단순히 안주할 상황이 아닙니다. 원수의 소굴이며 사자의 입 안에 있는 상황입니다. 늘 긴장하고 조심할 처지입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하면 만일 이스라엘이 바벨론으로부터 해방이 된다면 다니엘의 입장은 어떻게 될까? 다니엘의 신앙 역사를 제대로 안다면 예레미야는 70 년이 지나면 해방이 될 것으로 예언을 했고 다니엘은 그 70 년이 70 년으로 실제 끝이 나도록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고 또 9장에서는 기도하여 그렇게 되게 했으니 다니엘은 이스라엘 해방의 공로자 중에 공로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그 나라 안에서도 늘 강퍅했으니 만일 바벨론에서 해방 되는 순간에 다니엘을 시기하는 사람들이 다니엘을 모함하려 한다면 다니엘은 독립의 공로자가 아니라 친일파 수괴처럼 바벨론 원수 나라의 최고 앞잡이로 몰릴 수도 있습니다.

바벨론으로 포로 된 이스라엘과 바벨론의 관계는 전멸과 포로와 식민의 관계입니다. 이 관계에서 해방이 된다면 다니엘 자기 개인만 놓고 본다면 좋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해방 된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 가서 바로 성과 성전 건축에 나서는데 이를 두고 벌써 주변에서는 반역이 시작 된다면 고발장이 갔고 바벨론에서는 건축을 중단 시키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지혜롭고 명철한 다니엘이어서 이런 상황을 너무 잘 알지만 자기가 손해를 보고 자기는 죽을지라도 전체 민족이 하나님 앞에 다시 일어 나야 할 시점이 왔고, 예레미야를 통해 70 년이라는 숫자를 주셨으니 다니엘은 기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도를 하던 시점이 왕이 바뀐 그 해였다고 성경은 '원년'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포로 출신이며 원수의 나라 출신으로 총리가 되었고 모함하던 적들을 모두 사자굴에 들어 가게 한 다니엘입니다. 그 누구보다 자기를 노리는 원수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왕이 바뀌면 르호보암처럼 갑자기 예상 못한 사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니엘은 아들이 아비를 이어 왕이 되는 이 위험한 시기에 자기에게 가장 위험할 수 있는 내용을 들고 하나님께 기도를 합니다. 자기는 총리여서 현상 유지가 제일 좋은 상황인데, 이스라엘의 해방을 기도합니다. 그래서 3절에 금식으로 기도합니다. 먹지 않으면 죽는 것인데, 목숨을 걸고 기도할 내용이었습니다. 과거 조상들의 죄와 그로 인해 멸망한 이스라엘을 두고 생각해도 이 기도는 그냥 기도할 내용이 아니라 생사를 걸고 기도해야 할 기도고, 또 실제 자기 현황을 봐도 목숨을 걸고 기도할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