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1944년 10월 17일
성구(발신/수신) | 발신:손종일, 수신:손양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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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1944.10.17 | ||||
출처 | 손양원의 옥중서신(2015)-60 | ||||
저자 | (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임희국,이치만 |
서기
0
2
08.28 14:57
1944년 10월 17일
편지 원본 362쪽
발신 : 손종일
수신 : 손양원
지난 9월 13일에 하얼빈에 무사히 도착하여 편지하였는데, 10월 15일 서신에도 그 편지를 받지 못했다고 하니 중간에 검열에 걸린 것인지 답답하다. 또 27일에 다급한 마음에 전보 친 그 정성스런 마음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문준에게는 편지를 통해 물어보기만 하고 마냥 기다리게 되었으니 그 마음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게다.
영양도 부족할 텐데 어찌 참고 있는지 생각할수록 걱정되는구나. 지금 눈병은 어떠한지 알고 싶구나. 아비는 큰 며느리네 형편과 나의 처지를 생각할 때 어쩔 수 없어서 이곳에 머무르게 되었으니 염려하지 마라. 내가 고향에 돌아가서 임종을 맞도록 기도해다오. 내가 이곳에 올 때 이틀 밤낮으로 침대 없이도 무탈하게 잘 온 것은 너의 정성 어린 기도 덕분이다. 이 아비는 건강하게 이곳에서 머무르게 되었으니 염려하지 마라.
네가 아직까지 아무 탈 없이 잘 있는 것은 그곳 교도관이 잘 보호해 주신 덕분인 줄 믿고 감사한다. 너의 동생 문준은 한 번 출장가면 3개월 만에 오더구나. 그래서 너에게 자주 편지를 쓰지 못한다고 하더라. 동현이는 여름방학 동안 이전 학교에서 복습하며 공부한다. 우리 가족 아홉 식구 모두 무탈하게 지내는 것도 너의 덕분이다. 또 의원이는 형의 부대에서 사무 일을 보고 있는데, 이십 리를 걸어 다녀서 바쁜 가운데 쉴 틈이 없다. 그러나 매월 두 번씩 주일에 휴가를 받아 '근처의 교회'¹⁾에서 형제가 무사히 출석하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최 의사와 동향 동배이고, 너의 지인²⁾이 안부를 묻더구나. 고향으로 내려갈 기회만 보고 있다. 조모가 세 집이고 우리 손가 성(姓)을 가진 장정이 문준네 식구 말고도 열 한 명이더라.
이만 줄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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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문에는 '근처'만 있고 '교회'라는 표현이 없다. 이는 검열을 피할 목적으로 일부러 교회 관련 용어를 뺀 것으로 보인다. 문맥상 '근처'는 '근처의 교회'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어 이렇게 옮겼다.
2) 손 목사의 지인이란, 신사 참배를 피해서 만주로 이주한 목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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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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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원 옥중서신_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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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원 옥중서신_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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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원본 362쪽
발신 : 손종일
수신 : 손양원
지난 9월 13일에 하얼빈에 무사히 도착하여 편지하였는데, 10월 15일 서신에도 그 편지를 받지 못했다고 하니 중간에 검열에 걸린 것인지 답답하다. 또 27일에 다급한 마음에 전보 친 그 정성스런 마음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문준에게는 편지를 통해 물어보기만 하고 마냥 기다리게 되었으니 그 마음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게다.
영양도 부족할 텐데 어찌 참고 있는지 생각할수록 걱정되는구나. 지금 눈병은 어떠한지 알고 싶구나. 아비는 큰 며느리네 형편과 나의 처지를 생각할 때 어쩔 수 없어서 이곳에 머무르게 되었으니 염려하지 마라. 내가 고향에 돌아가서 임종을 맞도록 기도해다오. 내가 이곳에 올 때 이틀 밤낮으로 침대 없이도 무탈하게 잘 온 것은 너의 정성 어린 기도 덕분이다. 이 아비는 건강하게 이곳에서 머무르게 되었으니 염려하지 마라.
네가 아직까지 아무 탈 없이 잘 있는 것은 그곳 교도관이 잘 보호해 주신 덕분인 줄 믿고 감사한다. 너의 동생 문준은 한 번 출장가면 3개월 만에 오더구나. 그래서 너에게 자주 편지를 쓰지 못한다고 하더라. 동현이는 여름방학 동안 이전 학교에서 복습하며 공부한다. 우리 가족 아홉 식구 모두 무탈하게 지내는 것도 너의 덕분이다. 또 의원이는 형의 부대에서 사무 일을 보고 있는데, 이십 리를 걸어 다녀서 바쁜 가운데 쉴 틈이 없다. 그러나 매월 두 번씩 주일에 휴가를 받아 '근처의 교회'¹⁾에서 형제가 무사히 출석하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최 의사와 동향 동배이고, 너의 지인²⁾이 안부를 묻더구나. 고향으로 내려갈 기회만 보고 있다. 조모가 세 집이고 우리 손가 성(姓)을 가진 장정이 문준네 식구 말고도 열 한 명이더라.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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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문에는 '근처'만 있고 '교회'라는 표현이 없다. 이는 검열을 피할 목적으로 일부러 교회 관련 용어를 뺀 것으로 보인다. 문맥상 '근처'는 '근처의 교회'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어 이렇게 옮겼다.
2) 손 목사의 지인이란, 신사 참배를 피해서 만주로 이주한 목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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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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