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5월 8일

손양원 설교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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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1944년 5월 8일

성구(발신/수신) 발신:손양원, 수신:정양순
일시 1944.05.08
출처 손양원의 옥중서신(2015)-45
저자 (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임희국,이치만
서기 0 2
1944년 5월 8일
편지 원본 310쪽

발신 : 손양원
수신 : 정양순





꽃피는 계절에 시야는 선명하고 아름다우나 춘곤증의 괴로움이 있네요. 고양이 앞에서 쥐가 장난질해도 고양이가 일어나서 쥐잡기를 싫어한다는 춘곤증! 더구나 당신의 춘곤증을 잘 아는 나는 당신이 산동네로 물 길어 나르는 고생을 한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해지는구려!

게다가 나를 유독 사랑하시던 주기철(朱基徹) 형님의 부음(訃音)을 듣고 놀라, 천지가 노랗게 보이고 손발이 떨렸습니다. 형님의 노모님과 아주머니께 조문(弔問)과 위로를 전해 주시기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병명은 무어라 하나요? 별세는 자택에서 했는지, 옥중에서 했는지 궁금합니다. 알려 주세요!

사랑을 담아 보내 주신 물건은 양말 외에는 모두 잘 받았습니다. 양말은 반입이 안 된다고 합니다. 나머지 비누는 집에서 잘 쓰십시오. 이만하면 넉넉합니다. 문준 동생이 맞춰 주고 간 구두는 잘 신고 있나요? 부디 우리 아버지를 잘 공양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이해관계를 따지거나 복을 탐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부모를 내가 모시지 않으면 어느 누가 모시겠습니까. 이는 자식의 마땅한 도리요, 또한 의무인 겁니다.

집이 불편하여 바람 불지 않는 날이 없으며 감기 들지 않는 날이 없다고 하니 부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몸이 불편하시면 동인이를 시켜서 대신 편지를 띄우도록 하시고 곧 회신해 주세요. 이만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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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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