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1월 21일¹

손양원 설교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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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1944년 1월 21일¹

성구(발신/수신) 발신:손양원, 수신:손양선
일시 1944.01.21
출처 손양원의 옥중서신(2015)-37
저자 (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임희국,이치만
서기 0 2
1944년 1월 21일¹
편지 원본 285쪽

발신 : 손양원
수신 : 손양선





누이 양선 앞

해와 달, 흐르는 물은 멈추지 않는다.
낮과 밤은 세월을 재촉하고 하루 밤낮을 도는 자전(自轉)은 공전(公轉)의 궤도를 쉬지 않고 돌아서 어느덧 1년 365일 5시간 58분 48초의 궤도를 한 바퀴 돌고서도 20일이 지났구나! 송구영신을 맞이하여 이 오빠는 아우들의 행복을 빈다. 오빠는 너희의 염려와 교도관의 보살핌으로 청주의 외로운 객(客)이지만 새해를 잘 보냈단다. 아우들은 안심하길 바란다.

어제 정답게 보내 준 편지를 읽고 모든 소식을 자세히 알게 되어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 12월 24일에 서울로 보낸 봉함 엽서도 잘 받아서 기뻤다. 안심하도록 해라.

그런데 898평의 도조(賭租)는 얼마나 받게 되는지 다음 편지에서 알려 다오. 송금한 십 원은 이곳에 이감된 후에 문서 정리가 완전하지 않아서 아직도 못 받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벌써 받았다니 참 다행이다. 내일쯤 부산에 있는 네 형님과 동인이가 함께 면회를 온다고 하던데 어떻게 될지……. 여수 형님 댁을 들러서 여기로 오겠다고 한다. 나중에 형님 댁 식구를 만나면 사랑의 안부와 함께 소식도 잘 전해 주기 바란다.

네가 면회를 오고 싶다니 참으로 기쁘고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수남이는 몸이 연약한데 보고 싶은 마음이야 잘 알지만 좀 걱정스럽단다. 친정이 청주 어디인지 알려 다오.

양선의 면회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경에 오는 것이 덜 고생스러울 것 같다. 언제든지 오게 될 때는 미리 날짜를 알려 주기 바란다. 거기에서 오는 길은 순천역에서 기차를 타는 게 좋겠다. 대전역에서 몇 역을 지나 조치원역에서 내려 기차를 갈아타고, 거기서 3~40분 정도 지나면 청주역에 내릴 수 있다. 역에 내려서 구(舊)형무소가 어딘지 물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편지 쓸 때는 목사 직명이나 소식 이외의 딴 말을 쓰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할 말은 많으나 대강 이만 글을 맺고자 한다.

오빠 씀.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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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44년 1월 15일 양선의 편지에 대한 손 목사의 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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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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