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1944년 1월 15일¹
성구(발신/수신) | 발신:손양선, 수신:손양원 | ||||
---|---|---|---|---|---|
일시 | 1944.01.15 | ||||
출처 | 손양원의 옥중서신(2015)-36 | ||||
저자 | (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임희국,이치만 |
서기
0
2
08.28 14:57
1944년 1월 15일¹
편지 원본 281쪽
발신 : 손양선
수신 : 손양원
오빠께 올림
두세 번 편지를 띄워도 답장이 없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오빠의 반가운 편지를 받고 온 집안 식구가 기뻤습니다. 양선이는 사랑하는 오빠의 편지를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특히 여름에도 문을 닫고 계시던 허약한 오빠가 이 엄동설한에 건강하시다니 너무도 감사한 일입니다. 오빠가 염려하시는 저희도 영육이 모두 건강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울고 웃는 일상에서 참사랑과 고난을 알게 됩니다. 고난이 인간에게 얼마큼 귀한 것인지 잘 알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오빠! 인간은 한자리에서만 사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엊그제 여수에 계셨던 오빠는 광주의 객(客)이 되고, 또 서울의 객(客)이 되고 오늘은 청주의 객(客)이 되었습니다. 저희도 이제는 외로운 객(客)이 되고 말았습니다. 인간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다시 오지 못할 곳으로 가겠지요. 이를 보니 인간은 나그네임이 분명합니다.
사랑하는 오빠! 저희들이 밭과 논을 사둔 게 전부 천여 평됩니다. 그 중에 898평 되는 밭은 소작인이 땅을 주지 않아서, 저희는 나머지 조그마한 땅에 논과 밭을 일구어 농사짓고 있습니다. 다섯 명이 생활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아직도 객(客)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 말 듣고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다섯 명이 생활하기에는 참으로 유익한 것이 많습니다. 풍성하고 편안한 생활보다 더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기뻐하시고 안심하세요. 또 저는 여성에게 중요한 물품을 가지고 다니며 장사를 하고 있는데 유익한 일이 많습니다. 젊은 나이에 혼자 장사하러 다니는 것이 외롭고 부끄럽고 답답할 것 같았으나, 이를 통해서 얻는 은혜가 많습니다. 오빠가 기뻐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빠가 보내 주신 십 원은 아버지가 기뻐하시는 일에 잘 썼습니다. 오빠도 기뻐해 주세요. 한 가지 더 알려드릴 것은 제가 오빠 면회를 하러 청주에 간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허락하시면 꼭 다녀오려고 합니다. 수남 형님께서 청주의 친정에 가면 오빠를 면회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만약 할 수 있다면 저도 같이 동행하여 오빠를 면회하려고 합니다. 저는 어떻게든 꼭 한 번 면회 갈 겁니다.
오빠의 평강과 모든 일이 협력하여 유익하기를 빌면서 글월을 마칩니다.
1월 15일.
동생 양선 올림.
추신: 25일 전날 밤에 서울로 띄운 편지는 오빠가 못 받으신 것 같습니다.
***
--------------------------------------
1) 1943년 12월 17일 손 목사의 편지에 대한 양선의 답신.
요청하신 책의 내용들을 순서에 맞게 조정하고, 정해진 구조에 따라 말끔하게 정리했습니다.
***
(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279
▼01
손양원 옥중서신_280
▼02
손양원 옥중서신_281
▼03
손양원 옥중서신_282
▼04
편지 원본 281쪽
발신 : 손양선
수신 : 손양원
오빠께 올림
두세 번 편지를 띄워도 답장이 없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오빠의 반가운 편지를 받고 온 집안 식구가 기뻤습니다. 양선이는 사랑하는 오빠의 편지를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특히 여름에도 문을 닫고 계시던 허약한 오빠가 이 엄동설한에 건강하시다니 너무도 감사한 일입니다. 오빠가 염려하시는 저희도 영육이 모두 건강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울고 웃는 일상에서 참사랑과 고난을 알게 됩니다. 고난이 인간에게 얼마큼 귀한 것인지 잘 알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오빠! 인간은 한자리에서만 사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엊그제 여수에 계셨던 오빠는 광주의 객(客)이 되고, 또 서울의 객(客)이 되고 오늘은 청주의 객(客)이 되었습니다. 저희도 이제는 외로운 객(客)이 되고 말았습니다. 인간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다시 오지 못할 곳으로 가겠지요. 이를 보니 인간은 나그네임이 분명합니다.
사랑하는 오빠! 저희들이 밭과 논을 사둔 게 전부 천여 평됩니다. 그 중에 898평 되는 밭은 소작인이 땅을 주지 않아서, 저희는 나머지 조그마한 땅에 논과 밭을 일구어 농사짓고 있습니다. 다섯 명이 생활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아직도 객(客)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 말 듣고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다섯 명이 생활하기에는 참으로 유익한 것이 많습니다. 풍성하고 편안한 생활보다 더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기뻐하시고 안심하세요. 또 저는 여성에게 중요한 물품을 가지고 다니며 장사를 하고 있는데 유익한 일이 많습니다. 젊은 나이에 혼자 장사하러 다니는 것이 외롭고 부끄럽고 답답할 것 같았으나, 이를 통해서 얻는 은혜가 많습니다. 오빠가 기뻐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빠가 보내 주신 십 원은 아버지가 기뻐하시는 일에 잘 썼습니다. 오빠도 기뻐해 주세요. 한 가지 더 알려드릴 것은 제가 오빠 면회를 하러 청주에 간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허락하시면 꼭 다녀오려고 합니다. 수남 형님께서 청주의 친정에 가면 오빠를 면회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만약 할 수 있다면 저도 같이 동행하여 오빠를 면회하려고 합니다. 저는 어떻게든 꼭 한 번 면회 갈 겁니다.
오빠의 평강과 모든 일이 협력하여 유익하기를 빌면서 글월을 마칩니다.
1월 15일.
동생 양선 올림.
추신: 25일 전날 밤에 서울로 띄운 편지는 오빠가 못 받으신 것 같습니다.
***
--------------------------------------
1) 1943년 12월 17일 손 목사의 편지에 대한 양선의 답신.
요청하신 책의 내용들을 순서에 맞게 조정하고, 정해진 구조에 따라 말끔하게 정리했습니다.
***
(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279
▼01

손양원 옥중서신_280
▼02

손양원 옥중서신_281
▼03

손양원 옥중서신_282
▼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