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11월 22일

손양원 설교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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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1943년 11월 22일

성구(발신/수신) 발신:손양선, 수신:손양원
일시 1943.11.22
출처 손양원의 옥중서신(2015)-29
저자 (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임희국,이치만
서기 0 0
1943년 11월 22일
편지 원본 253쪽

발신 : 손양선
수신 : 손양원





오빠에게 올립니다. 그립고 보고 싶고 사랑하는 오빠! 가을이 깊어 가고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 연약하신 몸으로 이 추위에 얼마나 고생이 많습니까? 그러나 지난 4년을 무사히 견디셨으니 한겨울도 잘 버티시리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오빠가 못 미더워하는 동생 양선이와 다섯 식구는 기쁘고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괴로울 때도 있고 울 때도 있습니다만, 사랑하는 오빠의 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고생이라 말하기도 부끄럽습니다. 저번에 제가 보낸 편지는 받으셨는지요? 이번에 진주에 나올 일이 있어서 또 편지합니다. 오빠의 귀한 편지, 12일에 보낸 것은 받지 못했고 26일에 보낸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오빠, 저희를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금 우리 일본 제국 여성은 과거 남자들보다 더 많이 일해야 합니다. 남자 일 여자 일 가릴 것 없이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¹⁾ 그런데 하물며 양선이는 모범적으로 더 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올해 가을에는 벼를 수확하고 보리를 심기도 하였습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양선이는 오빠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동생이 되기를 원합니다.

11월 22일, 강변 나그네 양선(良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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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신 검열을 의식한 문투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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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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