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10월 30일

손양원 설교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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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1943년 10월 30일

성구(발신/수신) 발신:손문준, 수신:손양원
일시 1943.10.30
출처 손양원의 옥중서신(2015)-27
저자 (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임희국,이치만
서기 0 0
1943년 10월 30일
편지 원본 246쪽

발신 : 손문준
수신 : 손양원





형님께 올립니다.

오랫동안 편지하지 못한 사이, 우리 주님의 거룩한 은혜 가운데 형님은 건강하신지 궁금합니다. 형님께서 계신 곳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여 그동안 편지 한 장 못하고 있다가 며칠 전 아버님께서 알려 주셔서 비로소 의원이와 제가 형님 계신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¹⁾ 날씨는 점차 추워지는데 남쪽에 계실 때보다 서울은 더 추울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곳은 벌써 영하 10도까지 내려갔습니다. 그 약한 몸으로 형님이 추위에 얼마나 고생하십니까? 언제쯤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될까요?

저는 5월 17일 형님의 석방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사람의 마음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형님의 끊임없는 기도로 모든 일이 여전합니다. 동현 엄마도 점점 회복되고 있습니다. 우리 동현(東賢)이는 6학년, 동혜(東惠)는 4학년, 동영(東英)이는 3학년, 동숙(東淑)이는 2학년이고 다들 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동아(東亞), 동길(東吉)이는 집에서 건강하게 잘 놀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종종 꿈에서 형님이 힘써 기도하는 것을 보고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의원(義源)이는 조합에 취직하여 하루하루 무사히 잘 지내고 있으며, 제수씨는 임신 중에 건강하며 다음 달 출산 예정입니다. 동자(東子)는 2학년이고, 동욱(東旭)과 동례(東禮)는 집에서 잘 놀고 있습니다. 의원이와 저희는 이웃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매월 부산으로 의원이가 십 원, 제가 이십 원씩 송금하여 아버님의 생계를 돕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올해 말에는 동현 엄마가 동현이와 동아를 데리고 부산 아버님을 뵈러 갑니다. 가는 길에 봉천을 들리고, 서울에 내려서 형님을 면회할 계획인데, 면회는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요? 답신 주실 때 알려 주십시오. 몸이 약하여 반드시 가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웬만하면 한 번 다녀올 예정입니다. 할 말은 많습니다만 이만 맺고자 합니다.

주님 은혜 가운데 안녕하시길 빕니다.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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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생 손문준 씨는 손 목사의 경성보호교도소 이감(10월 8일)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손 목사가 이감되고 나서 보낸 첫 편지(10월 12일) 혹은 두 번째 편지(10월 26일)가 전해지면서 손 목사의 이감 사실이 가족에게도 알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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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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