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9월 12일¹

손양원 설교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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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1943년 9월 12일¹

성구(발신/수신) 발신:손양원, 수신:손의원
일시 1943.09.12
출처 손양원의 옥중서신(2015)-23
저자 (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임희국,이치만
서기 0 1
1943년 9월 12일¹
편지 원본 229쪽

발신 : 손양원
수신 : 손의원





아버님께 올려라.

아버님! 하나님의 은총 가운데 기력과 체력은 어떠하십니까?
지난달 17일에 동인이와 외삼촌, 동경대학 재학 중인 처남이 와서 면회할 때에, 할아버지께서 병환 중이시고 삼촌은 복부 수술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하나님께 눈물로 간구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19일에 아버님의 친필 편지와 아우의 자필 편지를 받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자유롭게 편지를 쓸 수 없는 처지인 까닭에 이처럼 답장이 늦었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길 엎드려서 빕니다.

저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잠자는 것과 먹는 것이 여전합니다. 괘념치 마십시오. 동생의 건강은 어떠한지요? 주야로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수씨는 산후에 계속 건강한지, 동자(東子), 동욱(東旭), 동례(東禮)는 잘 자라고 있는지 종종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동생이 병환에 걸린 것을 알고 물질로 도와준 여러 친구에게 감사를 전해 달라고 동생에게 말씀하여 주십시오. 또한 동생에게 부탁은, '이번 가을에는 아버님께 꼭 보약을 해드려라. 약값은 내가 부담하겠다.'

동생 의원이와 제수씨께
아버님을 잘 공양하는 것을 눈물로 감사드립니다. 문준 동생의 편지도 봤는데 첫째 제수씨도 중병에 위급하다더니 어찌 되었는지 회답도 같이 부탁합니다. 많이 기도해야겠습니다.

의원 동생에게 부탁은 우치무라(內村) 선생 저서 『소감기(所感記)』²⁾라면 더 좋고, 무엇이든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두어 권 우송하여 주면 고맙겠다고 전해주십시오. 훼손되거나 낙서한 것은 반입이 안 되니, 성한 책 있거든 보내 달라고 전해 주십시오. 없으면 괜찮다고도 전해 주십시오.

의원이 면회 오겠다 하는데, 돈과 건강 때문이라기보다 만나면 도리어 마음이 상하게 될 테니 오지 않는 게 좋겠다고 전해 주십시오. 제수씨에게는 다음 기회에 편지하겠다고 전해 주시고, 안부도 전해 주기를 부탁합니다. 소식만은 종종 알려 주십시오.

주 안에서 영육의 건강하심을 밤낮으로 기원합니다.
이만 끝맺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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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편지는 손종일 장로 앞으로 작성한 9월 4일자 편지(소인 없음)와 내용이 유사하다. 하지만 이 편지도 법원에 의해 발송이 불허되었다.
2)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 1861-1930)는 자신이 주필로 일한 잡지 『성서지연구(聖書之硏究)』의 매호 권두에 '소감(所感)'이라는 제목으로 단문(短文)을 실었다. 우치무라의 '소감'은 단문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일본 그리스도인들의 사상을 두루두루 엿볼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읽는 코너였다. 1913년에 창간호부터 10년간의 단문을 엮어서 『소감십년(所感十年)』이라는 책으로 출판하였다. 손 목사가 "소감기(所感記)"라고 하는 책은 이 책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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