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1943년 8월 18일
성구(발신/수신) | 발신:손양원, 수신:손동인 | ||||
---|---|---|---|---|---|
일시 | 1943.08.18 | ||||
출처 | 손양원의 옥중서신(2015)-20 | ||||
저자 | (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임희국,이치만 |
서기
0
0
08.28 14:57
1943년 8월 18일
편지 원본 217쪽
발신 : 손양원
수신 : 손동인¹
동인이 엄마 앞
병고 중에 얼마나 아프고 괴로우신가요? 이같이 뜨거운 날씨에 고열까지 있으니 설상가상(雪上加霜)이겠구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과 진리는 기후와 환경을 초월하니 안심하세요. 꽃피고 새 우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봄철에만 하나님의 사랑이 있는 게 아니라, 백설이 휘날리는 엄동설한 속에도 하나님의 사랑은 여전합니다. 오곡백과가 익는 선선한 가을날에만 하나님의 사랑이 있는 게 아니라, 샘솟듯 땀이 흐르는 불볕더위에도 하나님의 사랑은 항상 그대로입니다. 금과 옥으로 치장한 궁궐 같은 집에서 산해진미(山海珍味)를 먹어야 하나님의 사랑을 찬미하는 것이 아니라, 몇 칸짜리 뒤주 같은 집에서 추위와 배고픔으로 질고(疾苦)를 겪을지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찬양할지니 항상 기뻐하시고 범사에 감사하소서. 당신의 신앙이 능히 그 질고를 극복할 것이라 믿고 나는 안심하겠습니다.
여보! 나는 솔로몬의 부귀보다 욥의 고난이 더욱 귀하고, 솔로몬의 지혜보다 욥의 인내가 더욱 아름다워 보입니다. 솔로몬의 부와 지혜는 훗날 타락의 원인이 되었으나, 욥의 고통과 인내는 최후의 영화(榮華)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영화는 그 최후가 어떤지 보아야 알고, 참다운 지혜는 죄악을 떠나는 것입니다. 안심과 희락은 만병의 선약(仙藥)이니, 모든 염려는 주께 다 맡기고 부디 병석에서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동인아! 동신아! 아버지를 대신하여 할아버지를 잘 공양하여라. 아버지가 보고 싶으냐?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잘 모셔라. 할아버지 기력이 어떠시며 드시는 것과 잠자리는 별일 없으시냐? 나는 너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만사를 잊어버린다. 5월 20일에 무기구금형(無期拘禁刑)을 받고 만 3개월이 되었으나 아직도 서울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이감되는 편이 자유로울 것 같으나, 오히려 여기에서 배울 점도 있어 범사에 감사한다. 이달 말경에는 이감될 듯도 하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달 23일에 동인이 엽서는 4일 만에 잘 보았다.
이만 그친다.
***
--------------------------------------
1) 겉봉의 수신자는 동인 군이지만, 정양순 사모와 동인 군, 동신 군에게 두루 보내는 편지이다.
***
(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215
▼01
손양원 옥중서신_216
▼02
손양원 옥중서신_217
▼03
손양원 옥중서신_218
▼04
편지 원본 217쪽
발신 : 손양원
수신 : 손동인¹
동인이 엄마 앞
병고 중에 얼마나 아프고 괴로우신가요? 이같이 뜨거운 날씨에 고열까지 있으니 설상가상(雪上加霜)이겠구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과 진리는 기후와 환경을 초월하니 안심하세요. 꽃피고 새 우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봄철에만 하나님의 사랑이 있는 게 아니라, 백설이 휘날리는 엄동설한 속에도 하나님의 사랑은 여전합니다. 오곡백과가 익는 선선한 가을날에만 하나님의 사랑이 있는 게 아니라, 샘솟듯 땀이 흐르는 불볕더위에도 하나님의 사랑은 항상 그대로입니다. 금과 옥으로 치장한 궁궐 같은 집에서 산해진미(山海珍味)를 먹어야 하나님의 사랑을 찬미하는 것이 아니라, 몇 칸짜리 뒤주 같은 집에서 추위와 배고픔으로 질고(疾苦)를 겪을지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찬양할지니 항상 기뻐하시고 범사에 감사하소서. 당신의 신앙이 능히 그 질고를 극복할 것이라 믿고 나는 안심하겠습니다.
여보! 나는 솔로몬의 부귀보다 욥의 고난이 더욱 귀하고, 솔로몬의 지혜보다 욥의 인내가 더욱 아름다워 보입니다. 솔로몬의 부와 지혜는 훗날 타락의 원인이 되었으나, 욥의 고통과 인내는 최후의 영화(榮華)가 되었습니다. 사람의 영화는 그 최후가 어떤지 보아야 알고, 참다운 지혜는 죄악을 떠나는 것입니다. 안심과 희락은 만병의 선약(仙藥)이니, 모든 염려는 주께 다 맡기고 부디 병석에서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동인아! 동신아! 아버지를 대신하여 할아버지를 잘 공양하여라. 아버지가 보고 싶으냐?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잘 모셔라. 할아버지 기력이 어떠시며 드시는 것과 잠자리는 별일 없으시냐? 나는 너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만사를 잊어버린다. 5월 20일에 무기구금형(無期拘禁刑)을 받고 만 3개월이 되었으나 아직도 서울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이감되는 편이 자유로울 것 같으나, 오히려 여기에서 배울 점도 있어 범사에 감사한다. 이달 말경에는 이감될 듯도 하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달 23일에 동인이 엽서는 4일 만에 잘 보았다.
이만 그친다.
***
--------------------------------------
1) 겉봉의 수신자는 동인 군이지만, 정양순 사모와 동인 군, 동신 군에게 두루 보내는 편지이다.
***
(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215
▼01

손양원 옥중서신_216
▼02

손양원 옥중서신_217
▼03

손양원 옥중서신_218
▼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