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1942년 6월 13일¹
성구(발신/수신) | 발신:손양원, 수신:손동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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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1942.06.13 | ||||
출처 | 손양원의 옥중서신(2015)-09 | ||||
저자 | (사)손양원정신문화계승사업회-임희국,이치만 |
서기
0
1
08.28 14:56
1942년 6월 13일¹
편지 원본 171쪽
발신 : 손양원
수신 : 손동인
여하튼 다들 건강하다니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박 집사님도 안녕하시다니 더욱 기쁘다. 나 대신 문안 드려다오.
네 동무들이 그곳으로 함께 옮기게 된 것도 하나님의 뜻인 줄 알고 범사에 감사한단다.¹⁾ 그러나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공장에 가서 돈을 번다고 하니 한편으로 좋고 고마운 말이나, 네 나이 아직 어리니까 돈 버는 것보다 공부할 시기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돈은 다음에도 벌 수 있으나, 공부할 때를 놓치면 나이를 먹은 뒤에는 다시 공부하기 어렵다. 만사가 다 때를 놓치면 못쓰는 법이다. 기왕 늦었으니 내년을 기약하고 일하며 틈틈이 공부하도록 해라.
옛날에 이름난 큰 선생은 빈곤하여 공부할 수 없자 주경야독(晝耕夜讀), 즉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글을 읽어 입신출세하여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니 너도 기도와 성경 읽기는 물론이거니와 좋은 책을 구하여 자습하도록 해라. 공부하기 좋은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함을 잊지 말거라. 만약 때를 놓치면 후회한들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대한 신앙의 인격을 갖는 것이다. 그러려면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죄를 지으면 죄의 종이 되는 법이다. 죄를 짓고서는 위대한 신앙의 인격자가 될 수 없다. 죄는 어릴 적부터 절대 시작하지도 말아야 한다. 어릴 때에 몸에 익힌 죄의 버릇은 성장한 뒤에 아무리 노력해도 고치기 어려운 법이다. 아버지 말을 잘 듣고 깨달아 꼭 조심해서 수양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바라고 있다.
동인아!
아버지는 네가 장래에 부모에게 좋은 옷과 음식으로 공양하는 것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을 학수고대한다.
삼촌이 고향 농사를 지었는지 알려 다오. 백 장로님 그리고 다른 분도 만나는 대로 문안을 전해다오. 어머니를 잘 위로해 드려라. 아버지는 교도관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너의 간절한 기도의 응답인 줄로 믿고 감사한다.
부디 마음과 몸이 건강하기를 기원하면서 이만 줄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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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학업을 그만 둔 동인 군이 부산으로 와서 백일상점에 취직하였지만, 월급이 20원밖에 되지 않았다. 광주의 가족들에게 송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이 사정을 알게 된 통 만드는 후지 공장(富士工場) 주인 박신출 집사가 동인 군을 자기 공장에 취직시키고 많은 편의를 봐주었다. 그때 동인 군의 동무 몇몇이 함께 갔다. 그래서 편지에 ‘네 일행 동무들까지 함께 옮기게 된 것도 이 또한 하나님의 뜻인 줄 알고 범사에 감사한다’라고 하는 대목은 그런 사정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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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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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원 옥중서신_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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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원 옥중서신_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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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원 옥중서신_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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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원본 171쪽
발신 : 손양원
수신 : 손동인
여하튼 다들 건강하다니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박 집사님도 안녕하시다니 더욱 기쁘다. 나 대신 문안 드려다오.
네 동무들이 그곳으로 함께 옮기게 된 것도 하나님의 뜻인 줄 알고 범사에 감사한단다.¹⁾ 그러나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공장에 가서 돈을 번다고 하니 한편으로 좋고 고마운 말이나, 네 나이 아직 어리니까 돈 버는 것보다 공부할 시기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돈은 다음에도 벌 수 있으나, 공부할 때를 놓치면 나이를 먹은 뒤에는 다시 공부하기 어렵다. 만사가 다 때를 놓치면 못쓰는 법이다. 기왕 늦었으니 내년을 기약하고 일하며 틈틈이 공부하도록 해라.
옛날에 이름난 큰 선생은 빈곤하여 공부할 수 없자 주경야독(晝耕夜讀), 즉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글을 읽어 입신출세하여 이름을 남기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니 너도 기도와 성경 읽기는 물론이거니와 좋은 책을 구하여 자습하도록 해라. 공부하기 좋은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함을 잊지 말거라. 만약 때를 놓치면 후회한들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대한 신앙의 인격을 갖는 것이다. 그러려면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죄를 지으면 죄의 종이 되는 법이다. 죄를 짓고서는 위대한 신앙의 인격자가 될 수 없다. 죄는 어릴 적부터 절대 시작하지도 말아야 한다. 어릴 때에 몸에 익힌 죄의 버릇은 성장한 뒤에 아무리 노력해도 고치기 어려운 법이다. 아버지 말을 잘 듣고 깨달아 꼭 조심해서 수양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바라고 있다.
동인아!
아버지는 네가 장래에 부모에게 좋은 옷과 음식으로 공양하는 것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을 학수고대한다.
삼촌이 고향 농사를 지었는지 알려 다오. 백 장로님 그리고 다른 분도 만나는 대로 문안을 전해다오. 어머니를 잘 위로해 드려라. 아버지는 교도관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너의 간절한 기도의 응답인 줄로 믿고 감사한다.
부디 마음과 몸이 건강하기를 기원하면서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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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학업을 그만 둔 동인 군이 부산으로 와서 백일상점에 취직하였지만, 월급이 20원밖에 되지 않았다. 광주의 가족들에게 송금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이 사정을 알게 된 통 만드는 후지 공장(富士工場) 주인 박신출 집사가 동인 군을 자기 공장에 취직시키고 많은 편의를 봐주었다. 그때 동인 군의 동무 몇몇이 함께 갔다. 그래서 편지에 ‘네 일행 동무들까지 함께 옮기게 된 것도 이 또한 하나님의 뜻인 줄 알고 범사에 감사한다’라고 하는 대목은 그런 사정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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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본,활자화)손양원 옥중서신_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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