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붙여서 한 말씀 더 드려봅니다.
외부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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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4 00:00
얼마 전 신학교 후배가 제게 뜬금없이 이런 질문을 했었습니다.
"형님, 목사들이 정말 그 뭐 예수님의 피, 대신 죽었다는 그런 이유때문에 목회를 하는 건가요?" 순간, 요즘 아이들 말대로 한동안 맨붕상태가 되었었습니다. 15년을 알고 지내온 후배인데 "이 친구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지?"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은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자신을 살펴보니, 처음엔 주님의 대속의 은혜가 감사하여 목회자의 길을 소원했지만, 막상 개척을 하면서 아니 목회를 준비하면서는 은혜에 대한 감사와 영혼구원이라는 명목아래 대중을 휩쓸고 유명해지고 큰교회를 하는 목회성공에 모든 관심과 노력이 기울어졌었던 것 같습니다.
소위 신앙이 좋고 열심이 있는 사람들이 보통 목회의 길, 신학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신학교를 들어서는 순간 아마도, 대부분 자신을 "하나님의 종"으로 특별한 사람으로 스스로가 인식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신학을 졸업하게 되고 전도사 시취라도 받게 되면 그 인식은 더 커지는 현상이 많은 것 같구요. 아닌 분들도 많이 있겠습니다.
공회신앙이 특별하여 공회신앙 안으로 들어온 분들 중, 아마도 기초신앙생활쯤은 넉넉히 할 수 있는 분들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공회에 들어오는 순간 이제까지의 모든 신학적 지식 이력 직분을 스스로 버려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나름 열심히 준비했고, 나름 인정도 받았었고, 나름 실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회에 들어오니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섭섭함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미 자신을 "주의 종, 목사"로 인식하고 있고, 빨리 목회를 시작해서 자신의 꿈과 이상을 실현해야 할 터인데, 공회로 들어선 순간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갈 길이 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앞이 깜깜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작년 집회 때, 충격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어느 분이 건의함에 "사회자가 말이 많다"는 내용의 쪽지를 올려서 사회자께서 내용을 읽고 사과와 부연 설명을 하신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사회자께서는 어려서부터 공회신앙과 관련이 있었고, 20살 무렵부터 백목사님의 신앙지도와 훈련을 받았고, 공회목회를 한 지 20년이 넘었고, 백영희목사님의 설교록과 교훈의 보존과 발전에 전부를 걸고 살아온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자가 말이 많다는 지적을 받는 사건에서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말을 했던 분은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했을 것이고, 사회자께서는 이해를 하시고 그렇게 접수하시고 설명을 하셨을 것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공회란 이런 부분도 있구나 했습니다. 참으로 열과 성의를 다하여 20년 넘게 목회와 연구소에 전력을 한 분이지만, 어떤 공회의 교인분들께는 못미치는 부분이 있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쪽지를 올림 분의 신앙이 좋은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공회 신앙지도자로 인정받는다는 것이 그 얼마의 세월과 수고와 노력과 희생이 들어가야 하는지 가늠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구나, 공회의 목회자란 학위와 얼마간의 수고와 안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구나. 또한 그것이 없어도 사회자님처럼 그렇게 홀로가는 길인가보다 하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마도, 일만의 목회자의 소원이 있는 분이 공회에 들어왔었다면, 공회 목회자로 인정받고 서가고 목회활동과 교회행정을 보면서, 또 한번 앞이 캄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자신은 이미 목사로 신앙지도자인데, 이벤트 형식의 백의종군이 아니라, 정말로 신앙의 기초부터 예측할 수 없는 오랜 기간, 목사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참 신앙의 길을 걸어야 하는데하는 막막함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써 놓고 보니, 마치 제 속내를 말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지만, 제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편협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신앙기초생활도 어렵고, 공회목회자의 길은 상상만 해도 힘들고, 아마도 공통적으로 이런 느낌을 한 번 쯤은 받았을 것 같아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