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명절과 신앙 생활
yilee
0
1
2005.02.09 00:00
1.평소 서툴고 어색한 세상 명절 이야기입니다.
오늘 2월 9일은 설날입니다.
설날은
첫째, 1년이 완전히 새로 시작되는 1월 1일이라는 달력상의 의미가 있고
둘째, 1년 중 가장 즐거운 명절의 의미가 있습니다.
옛날 분위기가 고스란히 내려오던 때를 추억해보면
신정 1월 1일에 나이 하나를 더 먹었다고 떠들어도 부모와 주변은 인정을 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월 말 때로는 2월 중순쯤 된 어느날 음력 설이 되면 비로소 나이 하나를 더 먹었다고 난리들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집안과 생활 속에서 느끼던 체감이 완전히 뒤집어졌던 시절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인사도 구정 설날이라야 실감이 있었고 신정 설날에 학교에서 배운 신정 설날 생활화를 위해 부모님께 세배를 드리려 했다가 설날이라는 분위기에 취하지를 않아서 마치 맹물 먹고 취한 흉내내는 사람처럼 멋적어 그냥 포기한 기억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어른들에게 구정 설날의 의미는 새로 시작하는 한 해의 무탈을 바라는 것입니다. '제발 올해는 우리 가족들에게 좋은 일만 있고 나쁜 일이 없었으면....' 나이를 먹어가고 가족 책임이 무거워질수록 인간은 마음을 졸이며 소박한 행복을 빌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어린 것들은 1년에 한번 새옷을 입을 기회, 1년에 한번 밖에 못먹는 먹을거리, 그리고 가장 절정은 세배돈입니다. 가난하면 얻어먹을 최대의 기회이니 그래서라도 즐거웠습니다
그후 사회가 급격하게 서구화 되면서 구정 멸절의 모습 역시 급격하게 바뀌어왔지만 고향에 돌아가는 귀성전쟁은 신정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구정에만 늘 일어나던 현상이었습니다. 이제는 신정이든 구정이든 평소 연휴든 노는 날만 되면 차를 몰고 움직이기 때문에 귀성과 귀경전쟁은 신정 구정을 비교하는데 그렇게 큰 의미가 없습니다.
1980년대 초반 정부가 공휴일을 축소하기 위해 구정 명절 폐쇄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한 적도 있었지만 덕분에 신정은 과거보다 더 놀고 구정은 전국민이 알아서 또 놀아버리니까 공휴일 확대정책이 된 꼴이었습니다. 어린 기억으로 겨울 3개월을 어른들은 거의 할 일 없이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구정이 되면 보름까지 2주간을 소위 축제기간으로 즐겼습니다. 진정한 한 해의 출발이었던 구정이 정부의 시책과 서구화되는 사회 분위기에 의하여 일부 변화의 조짐이 있었다 해도 그 자리를 내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지속되었으나 어느날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1977년에 서부교회를 다니면서부터 구정이든 신정이든 추석이든 그 어떤 세상 명절도 마음속에서 잊고 살았으니 이제 30년을 바라보는 시점입니다. 세상도 이제 한해의 시작이라는 의미는 신정에게 완전히 넘겼고 구정은 단순히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정도의 의미로 퇴락했습니다.
저를 잘 모르고 오늘 아이들을 데리고 새해 인사를 온 가정이 있었습니다. 구정이어서 가족들이 내려온 김에 반갑게 얼굴을 보고 가는 분들은 많지만 세상 명절을 찾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세배하는 이들은 없는데 말릴 틈도 없이 어린아이들을 세배시키기 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절을 받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참으로 어색한 말이었습니다. 오늘은 2월 9일이니까 새해 첫날이 아닌데....
그냥 관습이라 해도 아이들도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목회하는 곳은 전남 바닷가 시골입니다.
그동안 세상 명절 풍습을 버리라고 이 홈에서 이 노선을 소개하는 심정으로
교인들에게 17년째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도 유교 시절 공자에게 익힌 습관은 아직도 우러나오고 있습니다.
백목사님 밑에서 행복했던 서부교인 시절이 늘 생각납니다.
특히 오늘처럼 세상 명절이나 세상 관습 때문에 일이 있을 때마다.
2.서부교회와 세상 명절
서부교회는 설날 추석날 등 세상 명절이 오면 가족들과 아침을 일찍 챙겨먹고
오전 9시 정도면 예배당에 모여 1시간 거리에 있는 양산기도산으로 갑니다.
오후 5시경 기도산에서 다시 모여 교회로 돌아와서 흩어지기도 하고
구역별로 혹시 그날 기도산까지 간 김에 철야까지 하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교 유교 미신이 뒤섞여 범벅이 된 추석이나 구정 명절에
안 믿는 가족이나 신앙없는 식구들과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앉으면
일년 열두달 씻고 닦은 심신의 성결이 한 순간 다 더러워질 수 있습니다.
둘러 앉으면 화투, 잡담, 험담....
아니면 술, 제사음식,
물론 모처럼 만난 가족에게 전도하겠다는 일념을 가진 이들은
물만난 고기처럼 가정복음화의 좋은 기회로 삼겠지만
그런 경우는 희귀합니다. 가정복음화는 모처럼 만난 기회에 설교를 하는 것보다
자기가 지난 일년 어떻게 살았는지, 자기 가족들끼리는 과거를 다 알고 있으니까
자기가 살아온 지난 1년의 생활 자체가 전도가 되든 아니면 복음을 막는 장애가 되든
그렇게 되는 것이지 남도 아니고 모처럼 만난 가족에게 입전도가 모자라서 전도가 안 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구정 명절이나 추석같은 날들은
이 나라를 수천년 장악해 온 귀신들이 최근 서구화 복음화 산업화 과정에서
내몰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다가 바로 이 날 하루만이라도 기승을 부리는데
그렇게 기세가 오른 귀신이 온 세상을 며칠동안 들쑤셔가지고 귀신놀음을 하는
바로 그런 때에는 잠시 피해 있는 것이 지혜롭다 해서
서부교회는 늘 명절에 조용히 산기도를 가버립니다.
지금도 서부교회가 백목사님 생전의 그런 신앙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듣기로는 극히 일부만 그렇게 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일반 교회 교인들처럼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3.이 홈을 방문하시는 분들의 구정 명절은 어떠하신지요?
세상 명절을 일반 국경일 공휴일처럼 보낼 수 있다면
틀림없이 좋은 신앙일 것 같습니다.
귀신이 만든 세상법에 아직까지 얼마나 분위기를 타고 있느냐
그 만큼이 아직도 성화가 덜 된 양으로 생각됩니다.
결혼을 할 때부터 세상 명절에 아예 복잡할 것 하나 없는 그런 가정을 택한다면
이 홈은 명문대가와 결혼하게 되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구정 명절
오늘 모처럼 사방이 고요하여 따로 산에 갈 것도 없이
예배당 안에 잇는 사택이 무인도 섬과 같습니다.
모두들 가족들끼리 오손도손 모여 앉아 먹고 이야기 하고
아니면 어디를 나다니겠지요?
그대신 이 홈은 오프라인으로나 온라인으로나 오늘처럼
구정 명절이 되면 뜻하지 않게도 정말 휴일 중의 휴일이 됩니다.
앞으로 제가 목회를 성공하게 되면
이런 구정 명절에 집안과 동네를 벗어나서 모처럼 교회에 와서
기도하고 평소 못배운 것을 배우고 서부교회처럼 산기도를 가고
이 홈도 전국에서 구정 명절을 피하여 홀로 주님 앞에 자기만의
자유시간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지게 되면, 구정 명절처럼 이런 세상 명절이
되면 이 홈은 발 디딜 틈이 없도록 바쁜 날이 될 것입니다.
이 홈에서 바로 믿는 도리를 자꾸 연구하고 서로 소개하다 보면
어느날 그렇게 분위기가 바뀌는 날이 오리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