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의 장례, 좋은 점들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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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5 00:00
김의환 목사님은 총신대학교와 칼빈대학교의 총장을 역임했습니다. 칼빈대 총장을 거친 것이 최근이어서 그런지 칼빈대학교 장으로 치렀습니다. 교단 신학교의 총장 출신이었으므로 신학생들과 신학교수들이 중심이 된 학교의 행사였습니다. 또한 국내 최대 교파인 합동 교단의 원로이자 신학교 시절의 스승이었기 때문에 교단 측 인사들도 많았습니다. 여러 면에서 볼 때 자연스럽게 국내 정상급 교계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잘 치르진 교계 행사를 제대로 참석한 것은 제게 아마 처음인 것 같습니다. 배우는 입장에서 참 좋았다고 싶은 면을 예로 든다면
첫째, 입구부터 학생들이 안내를 잘 하고 있었습니다.
차량이 길을 혼동할 정도의 갈림길에는 검정양복의 학생이 방향 안내 푯말을 적고 서 있었습니다. 천안시의 외곡 산중이어서 자칫 한 번 잘못 들어 서면 길을 물을 때도 없습니다. 방문하는 분들의 입장에 서서, 넘치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 적당하게 잘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자칫 큰 행사에는 세심한 면이 부족해서 엉뚱하게 참석자들을 고생 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역시 대형 행사를 많이 해 본 경력이 장점이었습니다.
둘째, 장례식 전체 분위기가 질서 있고 경건했습니다.
참석자가 4백여 명인데도 단 한 사람도 불량하게 보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면 그 어느 집안이나 어느 단체나 이런저런 실수나 허점은 있기 마련인데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아주 좋은 분위기를 유지해 온 저력이 돋보였습니다. 모인 분들의 구성은 전국 각지의 각계각층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예절 바른 한 집안의 형제 몇 명이 서로 조심하며 행동하듯 보였습니다. 말 없이 질서가 지켜 졌고 모든 순서는 경건하여 참 좋았습니다. 이 정도 분위기라면 불교인이든 무신론자든 누구든 참석을 시켜서 감동이 될 정도라고 보였습니다.
세째, 찬양의 분위기가 전체 순서를 잘 감당했습니다.
강단 뒤 편에서 순서를 맡은 분들이나 자리를 잡고 앉은 분들이나 외부로 둘러 선 모든 분들이 한결같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은혜롭게 찬송을 하여 야외 행사의 빈 자리를 잘 메꾸고 있었습니다. 노령의 목사님들도 알토나 베이스 등으로 전체 화음의 중심에 계셨고 어느 곳의 어떤 목소리도 다 해당 찬송에 따른 음량과 화음을 조화롭게 맞추고 있었습니다. 찬송가의 가사와 곡은 오랜 세월 동안 원작자가 받은 말씀의 은혜와 성령의 감동을 전해 오며 반복 되어 온 것입니다. 이런 장례식에서는 가장 오랜 세월 가장 많이 반복 되어 온 찬송이라야 하는데 한 곡도 최신곡이 끼어 들지 않아서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각 교회에서는 그렇지 않았을 터이어서 더욱 그러했습니다.
네째, 순서를 맡은 분들은 역시 지도자급이었습니다.
이런 외부 교단의 행사에 얼핏 지나다 들어 보면 괴상한 억양과 표현이 나오고 또 자기 혼자 취하여 전체 참석자들과 상관도 없는 말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행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순서자들이 강단에서 전체 참석자들을 조용히 그러나 힘있게 그리고 은혜롭게 잘 인도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차분한 목소리도 참 좋았습니다. 저 정도니까 교계적 지도자 소리를 듣고 그런 위치에 있구나 할 만 했습니다. 불신자들도 조롱하는 그런 강단용 이상한 목소리가 일체 없어서 참 편안한 마음으로 순서순서 진행이 순적했습니다.
기도가 너무 길어서 탈이 생기는 경우도 없었고, 사회자의 중간 설명도 경우에 꼭 맞는 내용과 길이였고, 설교도 가신 분의 신앙을 두고 남은 이들이 새겨야 할 내용을 여러 면으로 잘 설명하고 은혜가 되게 했습니다.
다섯째, 장례 내내 '환송'이란 표현과 자세도 좋았습니다.
의료사고로 갑자기 돌아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모두가 가신 분을 아쉬워 하는 마음이 컸고 그러면서도 앞 서 좋은 천국에 가시니 우리는 환송한다는 표현을 아주 편하게 그리고 늘 익어 있는 자세로 사용했습니다. 평소 그런 자세가 아니고 그런 표현을 잘 하지 않았다면 어색했을 터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섯째, 참석의 규모도 좋았고 위치도 좋았고 넉넉했습니다.
전국의 중심부여서 어디서든지 오기 좋고, 멀리 펼쳐 진 전경도 좋았고 또 공원묘원의 내부 배치도 좋았습니다. 날씨도 최근 변덕스런 모습을 벗고 화창하고 좋았으며 사진에서 보듯이 어느 한 곳도 좋지 않은 그림이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한국 교회의 보수 신앙을 지켜 내기 위해 본인이 열정을 다했던 그 노력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좋은 마무리를 주셨다고 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