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을 뚫고 들어 간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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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9 00:00
설교록에 구멍을 통해 들어 간 여우 이야기가 있습니다. 배 고픈 여우가 먹이가 넘치는 울타리 안을 봤습니다. 굴을 파고 들어 갈 수가 없는데 들어 가는 구멍이 있었습니다. 얼른 들어 가서 마음껏 먹었습니다. 나와야 하는데 몸이 꽉 끼여서 죽을 지경입니다. 주인이 곧 들이 닥칠 터인데. 발버둥을 치다가 드디어 빠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들어 갈 때와 꼭 같이 살은 쏙 빠진 다음에야 나왔습니다. 왜 들어 갔지?
믿는 사람이 죄를 지어 가며 세상에서 먹고 살겠다고 뛰어 봐야 돌고 돌아서 마지막에 계산해 보면 헛고생이었습니다. 죄 짓고 얻게 된 것은 나중에 보면 그 것을 쏟느라고 내나 그 고생 다해야 하고 남은 것은 없습니다. 넓게 말하면 해 아래 인생의 고생 전부가 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래 보나 저래 보나 매 현실에 주신 대로 살면서 신앙 생활만 잘하면 되고 그렇게 해도 필요하면 얼마든지 기회를 주시는 주님입니다.
주변에 믿는 사람으로, 가난하게 시작해서 죽을 고생을 해서 행시에 합격하고 내무부에 들어 간 다음에 남들이 말하는 최고 엘리트 과정을 다 거치고 최고위직을 통해 지방에 내려 와서 모든 면으로 훌륭하게 인생 마무리 끝에 선 분이 계십니다. 바로 한 사람 건너면 아주 깊게 그리고 많은 것을 말할 사이입니다. 만나 본 적은 없어도 인생의 성공 사례로 들 수 있는 분이어서 큰 소식은 들을 수 있습니다. 중앙 뉴스를 비롯하여 해외 뉴스에도 자주 나올 정도로 성공을 했고 세계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 직전에 교도소로 갔습니다. 억울한 면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본다면 틈을 통해 들어 간 여우가 그 안에서 먹은 전부를 다 내 놓고야 나올 수가 있었다는 바로 그 경우였습니다. 억울한 것은 그 다음이고 우선 경찰 조사로부터 검찰과 법원 그리고 1심과 2심으로 이어 지면서 계속 재판을 하게 되면 그 동안 번 돈은 법조인에게 큰 폭으로 넘어 가야 합니다. 중간에 조기 석방이라도 추진하거나 수감 생활에서 혜택을 보려면 수시로 돈이 움직여야 합니다. 중간중간 소식을 들어 봐도 대충 감이 잡힙니다. 평생 번 돈, 마지막에 다 놓고 갑니다. 돈이 아니면 돈을 대체한 다른 것이라도 그렇게 됩니다.
목회자들도 그렇고 우리 공회도 그렇습니다. 힘이 있으면 일단 뛰고 구르겠지만 마지막에는 주님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면 다 헛고생입니다. 먹느라고 고생, 뱉느라고 고생,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빈 손으로 왔으니 그리 가는 것을! 단 한 번을 믿고, 한 번을 교회에 가고, 한 번을 활동해도 주님 때문에, 주님 대속 때문에, 피와 성령과 진리 때문에, 사죄 때문에 칭의 때문에 화친 때문에 소망 때문이라면 초개처럼 버리고 가도 그 외의 것은 우리에게 물 건너 불 구경하듯 해야 하는데. 아직도 1950년생의 63 세 연세에도 힘이 넘쳐 전국을 다니는 분이 새 장 속에 새 잡아 내는 고양이처럼 온갖 노력과 모략을 다하고 있는데, 그 힘으로 이 노선을 위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노선을 전하는 일에 수고하는 이에게 찬물이라도 한 그릇을 떠 주면 복일 것인데
이 노선을 전하는 일을 막느라고 광분하는 까닭이 돈과 명예에 있다면 안타까운데...
귀신이 들어 가면 나도 너도 마찬 가지고
성령에 붙들리면 나도 너도 성자가 됩니다.
이런 말 하기도 어려운 것은, 처음 만나는 사람을 보자마자 '어, 얼굴이 시커멓네!'라 합니다. 설교록 10만 페이지 중에 하필 원수에게 창을 겨누는 표현 하나만 쏙 골라 내어 전국을 다니며 써 먹고 다니는 것은 불행입니다. 그 표현은 백 목사님 정도의 실력과 공로와 위치에 있을 때 자기 제자들에게나 하는 말입니다. 같은 형편의 동역자나 윗 사람에게 써 먹는 말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