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뇌와 육체와 환경의 종합적 산물?

쉬운 문답      

사람의 마음은 뇌와 육체와 환경의 종합적 산물?

윤영삼 0 1


백영희신앙노선을 접하고 나서, 뇌와 마음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뇌에 관한 책도 조금 살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마음은 뇌의 산물이라고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동구도서관에서 우연히 책을 한 권 발견했는데
책 제목이 `뇌 과학의 함정`입니다. 모두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전체적인 주제가
요즘 과학의 대세는 인간의 뇌로만 인간의 `의식 - 마음 - 정신`을 규명하려는 것인데
그 방향이 잘못된 방향이라고, 그리고 인간의 `의신 - 마음 - 정신`은 뇌와 육체와 환경의
산물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질문) 마음이 신비한 물질인데, 마음은 뇌의 산물인지?
아니면 뇌와 모든 육체의 산물인지? 궁금합니다. 책에서 환경의 산물이라는 것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환경도 마음을 형성
하는데 크게 영향을 끼친다고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책 소개에 대한 부분이 인터넷에 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1.
관습처럼 굳어져 왔던 전통 Mind(마음)/Body(몸)의 이분법적 구분을 벗어나려는 현대 철학의 시도를 과학적 시각에서 재조명해보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책이다.
어렴풋이 머리(두뇌) 또는 마음과, 신체(몸)의 문제를 갈라서 생각할 수 없고, 일원론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 온 것들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즉, 항상 우리가 두 발 붙이고 있는 이 세계와 연관지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 인지라는 것 자체가 두뇌만으로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없이는 인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책속으로]

우리의 삶, 우리가 하는 의식 경험의 토대는 우리 자신이 속해 있는 의미 있는 세계다. 더 넓은 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의 특징이 의식 있는 삶의 이론을 구성하는 원료이다. 뇌가 이야기에서 주역을 맡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뇌가 하는 일은 의식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 뇌가 하는 일은 우리가 주위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처신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뇌와 몸과 세계는 각각 우리를 현재의 우리과 같은 종류의 존재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는 세계를 해석하지 않는다. 의미 있는 세계는 우리 앞에, 이해된 상태로, 해석이 시작되기도 전에 거기 있다. (pp.270-271)
우리는 우리의 뇌를 포함하여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신체 전반 내에서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상호작용은 항상 우리가 처해 있는 외부 환경(세계)과 단절되어 있지 않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로 부터 뇌 중심적인 사고를 벗어나 우리가 할 수 있는 또다른 역량들에 대해 깊이 있는 다른 길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Top-down 방식의 인공지능 연구의 한계를, Bottom-up 방식의 인공생명으로 부터 얻은 아이디어로 새로이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그게 아직 다른 길로 들어선 시작점이라는 것일 뿐, 아직 우리는 너무도 광활한 무지 속에 있다.


2. 뇌사와 연관지어

1983년 벨기에의 공대생 롬 하우번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사고 직후 심장마비를 일으켜 몇분간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았다. 의사들은 그에게 뇌사와 식물인간의 중간상태로 의식이 전혀 없다고 판정했다. 그는 이 판정으로 23년간 긴 잠을 자야 했다. (중략)



그는 “사고 직후 내가 의식이 있는데도 아무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 정말 절망스러웠다. 나는 내내 소리를 쳤지만 아무도 내 말을 듣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내게 말을 걸다 모든 희망을 포기하는 과정을 모두 목격했다. 이후 나는 내 안에 갖혀 명상에 잠겨야 했다”고 영국의 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의료팀이 내게 의식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날을 결코 잊을 수 없다. 내가 다시 태어난 날”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최근에 개발된 양전자단층촬영(PET) 스캔으로 뇌를 검사하여 뇌사가 아니라 식물인간으로 밝혀졌다. 검사를 담당한 벨기에 리에주 대학병원의 스테번 라우레이스 교수는 뇌사와 식물인간의 중간상태의 사람들도 많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에서만 매년 10만 명이 심각한 뇌손상을 입고, 그중 2만 명이 3주 가량 뇌사 상태를 겪는다... 그중 일부는 죽고, 일부는 다시 건강을 되찾지만 연간 3000~5000명은 그 중간 상태로 남아 있으며 그들은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살아간다”고 말했다.

<코메디닷컴, www.kormedi.com 2009.11.25 뇌사자 “23년간 들렸다” 기사 中>




식물인간은 뇌간의 기능은 살아있고 대뇌나 소뇌의 기능이 마비된 경우이다. 뇌간은 뇌에서 대뇌 반구와 소뇌를 제외한 나머지부분을 가리키는데 대뇌와 소뇌가 의식적 활동에 관여한다면 뇌간은 무의식적인 활동들, 예컨대 호흡이라던가 심박동, 호르몬 대사등을 관장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간은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대뇌와 소뇌는 손상을 입어도 살아갈 확률이 높다. 뇌간의 기능이 정지되면 인공호흡기에 의해서만 숨을 쉴 수 있으며 재생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보고 뇌사로 판단한다. 뇌사인 경우에는 안락사가 허용되지만 식물인간인 경우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뇌간은 손상을 입었지만 대뇌는 멀쩡한 경우도 있다. 이런 상태를 감금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감금증후군의 환자들은 의식은 완전한데 다만 외부와 소통을 할 수가 없다. 뇌간의 손상이 조금 덜 심각한 환자의 경우는 눈을 움직일 수 있어서 정교한 눈 움직임으로 의사소통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완전감금증후군의 경우는 아무런 반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뇌간의 손상을 근거로 뇌사판정을 받을 확률이 높다. 대뇌에 의식이 있는가 없는가를 판단할 방법이 지금으로서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이나 자기공명영상(MRI)기술을 이용한 뇌영상 검사인데 정상과 비정상을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가 않다. 전신마취중의 환자나 깊은 잠에 빠진 사람의 뇌 영상들과, 뇌사와 식물인간 사이의 상태에 속하는 환자의 뇌 영상에는 그리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두려운 것은 의식이 명료한 각성의 상태에서 장기이식을 당하거나 안락사를 당하는 환자들의 수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육체는 살아있어도 의식 활동이 정지되면 죽은 것이다. 의식 활동의 유무는 뇌영상으로 검사할 수 있으며 검사결과 뇌에서 이루어지는 물질의 활동이 정지한 것으로 판단되면 뇌사라고 명명한다. 이러한 판단의 배경에는 몇 가지 형이상학적 전제들이 놓여있다. 첫째, 육체가 살아있는데 의식이 죽는다는 것에는 육체와 의식은 서로 독립적이라는 전제가 놓여있다. 둘째, 의식의 죽음을 뇌사라고 부르는 데에는 의식이 뇌에 존재한다고 하는 전제가 놓여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식 활동에 상응하는 물리적 상관물이 두뇌에 존재한다고 하는 전제이다.


육체와 의식은 서로 독립적인가? 의식은 뇌에 있는가? 한의학의 정기신(精氣神)이론으로 보면 마음이란 이 몸둥이(精)가 외부와 관계(氣)할 때 일어나는 기능(神)이다. 마음은 분명 몸과 떨어져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몸의 특정한 장소에 마음이 고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은 내 몸둥아리 여기저기에 붙어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마음은 주변과의 관계에 따라서 몸의 여기저기를 이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그 흐름을 타기 위해서 중심을 이동하는 것을 마음이라고 이해한다. 동의보감에서도 열 가지 병 중에 아홉은 마음이 만드는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양생의 제일원칙도 마음을 잘 모으는 것에 있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져서 흐름(氣)이 끊어지면(切) 精과 神은 분리가 된다. 氣의 흐름이 切하는 순간 몸도 없고 마음도 없다. 한의학에서는 육체와 의식은 서로 독립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육체가 아직 살아 있다면 의식도 살아있는 것이다. (이 시대의 화타로 유명한 장병두 할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송장이 된 사람도 24시간 안에만 손을 쓸 수 있으면 살려낸다고 한다.) 의식이라고 하는 현상은 氣(관계)를 떠나서 말할 수 없다. 의식은 뇌 혼자서 일으킬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니다. 그것은 몸과 외부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비자성적 존재이지 뇌의 어딘가에 자리잡고 자기동일성을 유지하는 그런 실체가 아니다. 인간의 고차원적인 의식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대뇌피질조차도 어떤 선천적인 의식의 구조를 내재하고 있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대뇌피질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영역별로 고유의 기능들이 정해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언어를 담당하는 곳, 시각, 청각을 담당하는 곳, 사람 얼굴을 인식하는 곳 등등. 시각을 담당하는 시각피질의 뉴런들은 평생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일만 한다. 인간고유의 의식의 큰 틀은 미리 짜여져 있으며 이것들이 우리들의 경험을 조정한다. 최근에 나온『뇌과학의 함정』이라는 책은 주류 뇌과학 연구에 전제되어 있는 이런 철학적 오류들을 비판하고 있다


다음은『뇌과학의 함정』에서 소개된 실험이다. 갓 태어난 흰 족제비의 시신경을 수술을 해서 청각피질에 연결한다. 만약 청각피질의 신경세포가 하는 일이 듣는 일로만 고정되어 있다면 유입되는 정보가 시각정보이냐 청각정보이냐에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그 정보들에서 어떤 소리를 들으려고 애를 쓸 것이다. 그런데 실험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흰 족제비의 청각피질은 더 이상 듣는 기능을 담당하지 않게되었고 주어지는 시각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새로운 시각피질조직으로 재구성되었다. 대뇌피질을 구성하는 뉴런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기 고유의 기능과 조직성을 갖추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것들은 몸과 외부세계와의 관계에 따라서 자기 기능이 바뀌는 그런 가변적인 존재들이다.


마음은 두뇌피질이라고 하는 특정영역에 존재하는 독립된 실체가 아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지금 내가 어떤 조건 속에서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있다. 이 마음이 저 마음을 이해한다고 하는 일이 가능한 것도 이런 공통의 맥락, 환경이 마음을 형성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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