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 억양을 흐트러지게 하느냐, 감동을 짜내려고 억양 기술을 사용했느냐
yi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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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04 00:00
제목분류 : [~교리~교회론~교회운영~목회~]
내용분류 : [-교리-교회론-교회운영-목회-]/[-교리-교회론-교회운영-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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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청중에게 감동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교회의 큰 암병입니다.
주로 목회자의 경우겠지만, 설교나 기도나 찬송을 인도하는 분들은 자기가 맡은 그 순서에서 교인들이 큰 감동을 받게 해야 하겠다는 강박관념을 떨쳐버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에 소위 감동을 '연출'하기 위해 거룩한 목소리를 내느라고 저음을 깔든지 아니면 전율을 느끼라고 괴성을 지르게 됩니다. 그리고 기도에는 그 기도의 최종 마무리에 감동의 '못'을 박아 두기 위해 '아멘'이라는 단어 뒷글자인 '멘'을 길게 빼든지 아니면 고음처리를 하게 됩니다.
참으로 기도하는 분의 마음이 성령에 감동되고 말씀에 취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기도 마무리가 고음이나 길게 처리되는 경우도 적지는 않습니다. 가장 우스꽝스럽고 귀가 간지러워 그대로 듣고 앉아있기가 민망한 경우는 예외 없이 축도입니다. 축도의 높낮이와 장단은 엄숙하기 그지없고 마구 하늘 위에서 지상으로 내려 꽂는 실들의 음성을 흉내내고 있는데 실제 하나님의 발음은 '세미한 음성'입니다.
2.말이라는 것은, 의사 전달이 생명입니다.
전해야 하는 뜻이 정확하게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기도나 설교 언어의 원칙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좀 조용한 듯 차분하게 또박또박 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전하다 보면 어느 대목에서 성령의 감동으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 나오고 또 회개에 붇받칠 때도 있고 또 기가막혀 목이 메일 때도 있습니다.
설교자나 기도인도자의 내면에서 말씀 때문에 자연스럽게 솟아오르는 감정이 있다면 그것이 자연스럽게 억양이나 음량에 나타나겠지만 그래도 여러 사람 앞에서 대표로 발언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주관의 감정이 너무 노출되어 자기가 전하려는 말씀이나 인도하는 기도 내용의 전달에 차질이 생길까 해서 조금 자제하는 것이 옳습니다. 더 이상 주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평소 발언과 다른 억양도 나올 수 있고 또 파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기 깊은 속에서는 별 감동도 또 감사나 은혜도 없는데, 교인들에게 감동을 연출하기 위해 효과음을 넣는 것입니다.
3.심각한 문제는, 설교가들이 TV 연기자가 되어 본심과 달리 치장을 하는데 있습니다.
뒤로는 잡년인데 드라마에서는 정절부인으로 '연기' 할 것이고, 뒤로는 겁쟁이인데 드라마에서는 용감무쌍한 투사로도 '연기'할 수 있습니다. 설교자가 자신도 믿어지지 않는데 강단을 뚜드려서 사람의 심금을 울려야 매출이 많아질 것이고 회원 확보에 도움이 되겠다 해서 연기로 목회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기도나 설교 도중에 교인들에게 이런 대목에서는 은혜가 되어야 한다고 귀뜸을 해주는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렇게 교인들에게 힌트를 주는 것이 강단에서 나오는 이상한 억양이나 괴성 또는 파마한 발언들입니다.
1980년대 한국교회는 배우들이 대거 강단에 몰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코메디언 출신 목사님, 어느 가수 목사님, 어느 탈렌트 목사님, 어느 여배우 집사님의 유명한 간증 집회 등이 유행처럼 휩쓸고 간 적이 있었습니다. 배우나 탈렌트들이 처음 믿을 때는 몰랐는데 믿고 나서 조금 지나고 보니까 강단도 무대의 일종이고 유명한 목회자의 유명이 영능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연기에서 나온 것임을 눈치 빠른 그들이 간파를 했던 것입니다.
강단이 무대가 되고 설교나 기도가 연기 차원에서 진행된다면, 코메디언 배우 가수 탈렌트보다 앞설 수 있는 목회자는? 없겠지요.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한국교회 강단으로 딴따라 배우들이 마구 유입되던 시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