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져스틴
[기독교회 고전 2000년 - 제6회 저스틴의 ‘변증서’] “그리스도인은 평화로운 시민”
제1권, 150년경 저술…사악한 존재로 취급받던 기독인 변증 제2권, 167년 펴내… “유희의 희생물 되선 안돼” 강력 주장
구약성경에 나오는 세겜 지역인 플라비아 네아폴리스에서 약 100년과 110년 사이에 태어난 저스틴(Justin Martyr, c. 100-168)은 1-2세기의 속사도들과 더불어 살았던 초기 기독교 변증가였다. 로마 제국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시대에 로마에서 순교한 자이기도 하다.
사마리아 태생인 저스틴의 부친은 헬라인이든지 로마인으로 이교도였고, 그 자신도 이교도였다. 어릴 때부터 시인, 웅변가, 그리고 역사가가 쓴 글들을 접했던 그는 진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게 되었고, 숭고한 사랑을 문의하게 되었다.
어느 날 해변을 거닐다가 한 노인을 만난 저스틴은 마침내 깊은 감동을 받고 기독교로 개종했다. 기독교인이 된 후 저스틴은 망토와 같은 외투를 입고 철학자와 같은 삶을 살았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로마를 방문했고 부제로서 설교를 하기도 했다. 마침내 그는 알렉산드리아의 감독이 되었다. 그는 금욕주의자로서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로마 제국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치리했던 167년경 총독 루스티쿠스(Rusticus)는 저스틴과 그와 함께 한 자들에게 신들에게 희생제를 드리지 않는 경우 무자비한 고문이 있을 것이라고 명했다. 그러자 저스틴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고문을 당하는 것보다 더 귀중한 일이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행복을 줄 것입니다. 누구든 그분이 주도하시는 심판대 앞에 설 것입니다. 당신이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결코 우상들에게 희생제를 드릴 수 없습니다.”
분노한 총독은 그들에게 고문을 가하고 참수하라고 명했다. 저스틴과 그와 함께한 이들은 범죄자들이 처형되는 장소로 끌려 나갔다. 그들은 끌려가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찬양을 돌렸다. 그들은 고문을 당하고 그리고 참수형을 당했다. 남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시신들을 영예롭게 장사지냈다.
‘변증서’와 여러 저술들
저스틴은 많은 저서들을 우리에게 남겼다. 먼저 그는 두 권의 변증서(Apology)를 썼다. ‘제 1 변증서’는 황제 피우스의 양자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루티우스 콤모두스, 그리고 원로원에 보내는 글로서 약 150년경에 쓴 작품이다.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사악하고 야만적인 자들로 취급받고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무신론자들이라는 누명을 받고 비밀 단체로 오인 받았으며, 살해한 아이의 시신을 먹는 비밀 의식을 행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런 일에 대해 저스틴은 기독교를 변증하기 위해 붓을 들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저스틴은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면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핍박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변증했다. 여기서 그는 하나님을 성부, 성자, 그리고 성령으로 불렀다.
‘제1 변증서’ 1-3장에서 저스틴은 ‘명제’라는 제목으로 그리스도인들이 혐의에 대해 무죄로 증명되면 정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저스틴은 두 가지 방식으로 그리스도인들이 무죄임을 증명한다. 4-13장은 ‘논박’이라는 제목 아래 그리스도인들은 무신론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스도인들은 결코 우상을 숭배하거나 제국을 멸하는 자들이 아니라 덕행을 행하는 평화로운 시민들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이러한 논박에 그치지 않고 저스틴은 기독교가 도덕적 가르침으로(16-17장), 교의로(18-20장), 기독교의 설립자와 그 역사로(21-23장과 30-55장), 예배와 신자들로(61-67장) 볼 때 오해와 핍박을 받은 이유가 없다고 강력하게 변증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68장에서 그는 다시는 공판과 점검 없이 그리스도인들이 정죄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저스틴은 167년 두 번째 변증서를 썼다. 이 변증서는 로마의 총독 우르비쿠스(Urbicus, 144-160)가 처형시킨 톨레미(Ptolemy)와 다른 두 명의 기독교인들의 순교로 인해 쓰게 된 것이다. 로마 제국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원로원에 보낸 이 변증서에서 저스틴은 그리스도인들이 억울하게 형벌을 받는다고 지적하며 그들은 결코 유희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 변증서는 첫 번째 변증서보다 짧지만 내용상 거의 같은 것이다. 기독교인들이 비록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그들의 교리는 순수하고, 존귀하고, 그리고 완전하며, 그들의 행위는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저스틴의 변증서들을 읽으면 우리는 저자가 자신의 순교를 암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변증서들로 인해 그는 검거되고 순교한다.
저스틴은 변증서 외에도 여러 저술들을 남겼다. 그는 이교도 헬라인들을 개종시키기 위한 ‘강론’(Discourse to the Greeks)을 썼다. ‘강론’에서 그는 어리석은 우상숭배를 금하라고 권하면서 동시에 기독교의 순결과 거룩함을 웅변했다. 그는 또 다른 책, 헬라인들과의 논쟁을 썼다. 아마도 이것은 로마에서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에서 그는 우상숭배의 어리석음을 설명하고 이교 철학자들의 허망을 고발한다. 동시에 유일한 하나님을 확신시킨다.
저스틴은 또한 로마 제국의 5현제 시대(98-180) 황제 피우스가 에베소에 거하면서 존경받는 유대인 트리포(Trypho)를 만난 뒤, 이틀 동안 트리포와 대화를 나누고 그것을 책으로 남겼다. ‘트리포와 나눈 대화’(Dialogue with Trypho)에서 그는 세 가지 원리를 전개한다.
‘대화’ 10-47장에서 그는 옛 언약과 그 개념들의 쇠퇴를 말한다. 48-108장에서는 구약성경에 나타난 하나님과 로고스를 동일시한다. 그는 이런 개념은 족장들과 선지자들에게 알려졌고, 마침내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성육신했다고 말한다. 100-113장에서 그는 이방인들도 하나님의 참된 백성들로 부름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는 모세와 선지자들의 율법은 일시적일 뿐이며 그리스도는 하나님이시며 다시 오실 분이라고 설명한다. 대화를 마친 후 트리포는 저스틴에게 감사를 드리고 평안한 여행이 되기를 기도했다.
저스틴은 ‘군주제’(Monarchy)에서는 하나님의 단일성을 이교도 철학자들의 증거들과 이성으로 증명해 내려고 시도한다.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서신 또한 저스틴의 작품으로 여겨지며, 그 외에도 그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하여’ ‘시편 기자’ ‘영혼에 관하여’ 등을 남겼다.
저스틴은 초대 교부들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들을 전해주는 최초의 인물이었다. 그는 철저하게 성경의 권위를 주장하는 교부로서 정통 교리를 고수했다. 특별히 그리스도의 신성에 관한 교리를 고수했다. 터툴리안이나 오리겐은 저스틴에게서 많은 사상을 빌리게 된다.
하지만 그는 모든 이교도들도 주장했던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하였고 철학의 영향을 받아 심지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그리스도인으로 보기도 했다. 기독교와 다른 종교들 사이에 놓여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이었던 것이다. “로고스를 따라 살아가는 자들은 곧 그리스도인”이라는 그의 말은 이런 까닭이었다.
제1변증서 제5장
“악령 고발 교인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사악한 행위들도 하지 않고 무신론적 견해를 고수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하는 우리에게 가해지는 혐의를 여러분은 조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합리적인 열정과 사악한 정신에 이끌려 여러분은 심사숙고하지 않고 재판도 없이 우리에게 형벌을 내리고 있습니다.
여인들을 더럽히고 소년들을 타락시키는 사악한 옛 악령들에 대하여 우리가 진실을 말한다고 하여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악령들을 신들이라고 부르고 자신들을 위해 그 악령들에게 이름까지 지어 바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진실한 이성과 검정으로 이런 것들에 대하여 사람들에게 통찰을 제시하고, 그들을 악령들로부터 이끌어내려고 하자, 악령들은 부정을 즐기는 사람들을 이용하여 그에게 무신론자와 불경한 자라는 혐의를 씌워 그를 죽이려는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들이 그에게 씌운 혐의는 ‘그가 새로운 신성들을 소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고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성(로고스)은 소크라테스를 통해 이런 일을 행한 헬라인들을 정죄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성 그 자체 되시는 곧 사람이 되신,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라 부르는 그분이 또한 이방인들 가운데서도 이런 일들을 정죄하셨습니다. 그분에게 순종하는 우리는 따라서 그러한 짓들을 하는 그들을 신이라 부르기를 거부할 뿐만 아니라, 덕행을 하는 사람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그들은 사악한 악령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변증가’ 저스틴.)
김은홍 기자 등록일 200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