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보법 폐지 반대
경찰 "집회때 인공기 소각·폭력등 불법행위"
주최측 "당분간 출두거부… 부산대회 강행"
이용수기자 hejsue@chosun.com
입력 : 2004.10.06 18:33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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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국가보안법 수호 국민대회’에 대해 수사 방침을 밝힌 경찰이 5일 집회 관계자 4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낸 데 이어 6일 집회 당시 촬영한 사진을 분석하는 작업에 착수,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주최측은 “경찰이 평화 집회를 과잉진압했다”며 책임자 사과를 요구하고, 경찰이 요구한 출석 마감일인 7일에 부산에서 2차 국민대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경찰 출두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경찰이 이번 대회에서 집시법을 어긴 불법 사례로 보는 것은 3가지. 신고내용에 없던 청와대 행진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 경비병력에 폭력을 행사한 점, 오후 6시까지 예정된 집회를 2시간 이상 연장시킨 점, 인공기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사진을 불태운 점 등이다.
하지만 주최측은 “인공기나 김 위원장 사진 등을 태운 것은 일부 참가자들이 벌인 일”이라며 “이런 이유로 행사 관계자들을 부르는 것에는 응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또 폭력행사 혐의에 대해서도 “집회 참가자를 대표한 일부가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러 가는 것을 경찰이 물대포와 전경방패를 동원해 막으면서 먼저 폭력을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집회 지도부가 7일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2~3차례 요구서를 더 보내고 그래도 출석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강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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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보법 수호대회" 수사 나서
서정갑씨는 4명 소환
김정훈기자 runto@chosun.com
입력 : 2004.10.06 06:09 21"
▲ 300여 사회.종교단체 회원과 시민 10만여명(경찰 추산)이 4일 오후‘국가보안법 수호 국민대회’가 열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가득 메우고 집회를 갖고 있다. / 주완중기자
▶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화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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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수호 국민대회’와 관련, 불법시위를 벌인 혐의로 집회 주최측을 소환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서정갑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위원장과 최인식 반핵반김국민협의회 사무총장, 신혜식 인터넷독립신문 대표, 박찬성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표 등 4명에게 7일 오전 10시까지 조사에 응하도록 등기우편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경찰경비병력에 폭력을 행사하는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집회 당시 촬영된 사진 분석작업을 통해 또 다른 폭력행위가 확인될 경우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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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保法 수호집회" 與圈·보수단체 대립 격화
김홍진기자 mailer@chosun.com
입력 : 2004.10.05 18:43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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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지난 4일 서울시청 앞 ‘국보법 폐지 반대’ 대규모 집회 이후 정부 여당과 집회를 주도한 보수·원로·종교 단체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관계부처에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단호대처하라”고 지시하자 집회주최측이 “한총련 등의 촛불시위는 놔두면서 애국시민들의 집회만 문제삼는다”며 전국 순회집회를 강행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해찬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집회 참가자의 주장이 도가 지나친 경우가 있다하더라도 정부는 인내력을 갖고 임하되,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는 단호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열린우리당도 이평수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부 극우단체의 집회는 공권력인 경찰을 향해 각목을 휘두르고 대통령 탄핵과 퇴진 선동까지 도를 넘었다”며 “이는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요 나라걱정이라는 미명하에 기득권을 지켜보려는 얕은 술수”라고 말했다.
이에 집회 주최측인 박찬성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표는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 등 각종 단체들이 벌이는 촛불집회나 행진은 묵과하고 애국시민의 평화적 집회에 시비를 거는 것 자체가 현 정권의 실체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장관도 아닌 총리가 공식석상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스스로를 격하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성헌 사무부총장도 “집권당은 수십만이 왜 정권퇴진을 외쳤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보법부터 폐기해서 성난 민심을 매도하면 더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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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앞 메운 "나라걱정"
30만인파 "국보법 폐지 반대" 합창
경창환기자 chkyung@chosun.com
김재은기자 2ruth@chosun.com
조혜정 인턴기자 woory0404@hotmail.com
입력 : 2004.10.04 15:53 58" / 수정 : 2004.10.04 22:41 58"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 현장
▲ 300여 사회·종교단체 회원과 시민 10만여명(경찰 추산)이 4일 오후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가 열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가득 메우고 집회를 갖고 있다. /주완중기자
▶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화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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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제11신 : 4일 오후 7시45분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는 곳곳에서 경찰을 향해 “왜 행진을 저지하냐. 어느 나라 경찰이냐”라며 강하게 불만을 토해냈다. 또 일부는 시위 사진을 찍는 취재진들을 보고 신분을 확인하며 “KBS와 MBC 기자들을 끌어내려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경찰과 약 1시간 20분간 대치하던 시위대는 7시35분쯤 처음 집회가 열렸던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으로 물러났다. 현재 서울광장에는 약 2000여명이 남아 태극기를 흔들며 ‘전우여 잘자라’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8시 10분쯤 주최측은 "다음 집회때 만납시다"라며 행사를 마쳤다.
■제10신 : 4일 오후 7시25분
경찰의 강력한 제지에 밀려 시위대는 도로 한복판에서 인도로 밀려났고, 시간이 흐르면서 시위대는 하나씩 해산하기 시작해 7천여명(경찰 추산) 정도가 남아 시청 부근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다. 시위대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오후 7시25분 무렵부터는 시청앞 도로의 차량통행이 재개됐다.
■제9신 : 4일 오후 7시--시위대 부상자 속출
경찰이 시위대를 방패로 밀어붙이는 바람에 시위대는 시청앞 4번출구까지 50~60m쯤 밀려나 오후 7시 현재 경찰과 대치 중이다.
경찰 진압과정에서 부상자들도 속출했다. 70대로 보이는 한 참가자는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이빨이 맞아 피를 흘리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대한민국 대한민국” “영차 영차” 등의 구호를 외쳤고, 경찰과 대치한 시청앞 도로 한복판에서는 시위대가 흰색바탕에 파란색으로 한반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불태우는 바람에 연기가 치솟았다.
■제8신 : 4일 오후 6시25분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은 전경버스 등 차량 10여대를 동원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세종로를 완전 차단했다.
이에따라 시위대로 변한 수만명의 참가자들은 앞을 가로 막은 경찰 2000~3000명을 향해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며 “영차 영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은 전직 북파공작원과 해병대전우회 등으로 구성된 ‘진격대’를 앞세워 세종로를 통해 광화문 사거리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버스에 가로막히자 자신들이 타고온 승용차 10여대를 앞쪽에 배치하고 경찰 저지선 돌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찰이 이에 경고 방송과 함께 시위대를 향해 2~3개가 물대포를 쐈다.
경찰은 시청 인근에서 청와대쪽으로 연결되는 을지로, 무교동, 시청 옆 광화문도로 등 주요 통로를 전면 차단하고 있다.
■제7신 : 4일 오후 6시10분
오후 5시40분쯤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 대회 참가자 결의문 낭독 등이 이어졌고, 오후 6시쯤 채명신 6·25참전유공자회장의 만세 삼창을 끝으로 행사를 마무리지었다.
오후 6시10분쯤 행사 참가자들은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59개 중대 7000명의 병력을 동원, 시위대의 청와대 행진을 차단하고 있다. 일부 집회 참석자들은 이에 반발, 극단적인 행위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제6신 : 4일 오후 6시
오후 6시 현재 서울시청 앞 광장은 행사에 참여한 10만여명의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다. 단상에 오른 연사들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참석자들은 환호성과 함께 양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어댔다.
참가자들은 각 교회와 교구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모인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순복음교회 도봉동교구에서 교인들과 전세버스 2대로 왔다는 김수진(여·57)씨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러 왔다”며 “6·25의 참담함을 겪은 사람으로 국가보안법이 폐지된다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공직에 있는 남편도 매우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서울 홍제동에서 온 김태국(70)씨는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러 나왔다”며 “배고픈 국민은 생각하지 않고 한국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한 세력을 무시하고 김정일에 유리하게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에서 온 김경환(29)씨는 “인터넷을 통해 집회 소식을 접하고 청와대까지 함께 해 힘을 보태고자 참석했다”며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어 김정일과 싸워야 하는데 전현직 대통령들이 주체사상에 물들어 있으며 좌파 편파방송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한다”고 주장했다.
■제5신 : 오후 5시30분
오후 5시쯤 이상훈 재향군인회장은 ‘국보법 사수 국민대회’ 개회사에서 “자유민주주의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다”면서 “국보법이 없어지면 서울 시청앞 광장은 지금의 태극기가 인공기로 뒤바뀔 것인 만큼 북한만 이롭게 하는 국보법 폐지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반미김정일추종세력"에게 보내는 경고문과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낭독됐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 대통령일 수가 있느냐”면서 “국보법 폐지 주장하는 노무현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권 들어서 국가안보가 하나씩 무너지고 있다”고도 했다.
신 대표는 이어 “왜 헌정질서를 무시하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국가보안법 관련)판결을 무시하냐”며 “친북 똘만이들만이 국보법 폐지를 주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신차려라”며 “모두 청와대로 달려갑시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연단에 연사들이 오를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로 호응했다.
한편 연단 옆에는 북한 인권운동가인 독일인 의사 폴러첸씨가 ‘북한에 자유를’이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참석했다. 폴러첸씨 옆에는 한나라당 김문수·박성범 의원이 자리를 같이 하고 있었다.
■제4신 : 4일 오후 5시
오후 4시50분쯤 반핵반김국민협의회가 주최하는 ‘국보법 사수 국민대회’가 300여개 단체(주최측 주장)가 참가한 가운데 시작됐다.
공동대회장은 강영훈 전 총리, 길자연 목사, 남덕우 전 총리, 김성은 전 국장장관 등 20여명이다.
▲ 4일 한기총 대표 길자연 목사는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구국기도회에서 "한국 사회는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김재은 기자
현승종 전 총리의 개회사에 이어 태극기와 성조기가 입장했다. 폭 20m에 달하는 태극기와 성조기는 파도타기식으로 관중들이 참여해 머리 위로 이동시켜 눈길을 끌었다.
■제3신 : 4일 오후 4시45분
최성규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1부 기도회는 길자연 목사, 조용기 목사 등의 개회사와 격려사가 이어졌고, 이어 신신묵 목사 등 목사 5~6명의 기도가 계속됐다.
한국기독교총연맹 대표 길자연 목사는 개회사에서 “한국 사회는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다”며 “갈등을 넘어 국론 분열이 야기되고 온 국민이 지도자에 대한 냉소적 불신을 갖게하는 현실과 경기 침체, 시의적절하지 못한 법 개정 난무 등 총체적 난국에 대한 자조섞인 탄식과 분노의 감정과 언성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국가보안법 페지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정은기자
길 목사는 이어 “그 책임이 지금껏 말해야할 때 침묵하고 말하지 말해야할 때 말했던 우리 교회에 있다”며 “이 나라의 현실을 보고 계신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붙들어주시기를 이 시간 기도하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길 목사의 개회사 중간중간에 군중들은 “아멘”을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연단에 오른 다른 인사들도 기도를 통해 “친북좌익세력들을 이 땅에서 제거해 주십시오” “북한공산주의정권을 빨리 무너뜨려 주십시오” “북한동포를 빨리 해방시켜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한편 주최측은 행사 진행 도중 “경찰이 지하철을 통해 이 행사에 참가하려는 수많은 사람들을 막고 있다”며 “시민들의 참여를 막지 말아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주최측은 선언문을 낭독한 후 오후 4시45분쯤 1부 행사를 마쳤다. 2부 행사는 반핵방김국민행동이 주최하는 "국보법 사수 국민대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움직이며 참가자들이 보안법철폐반대를 외치고 있다./ 조인원기자
■제2신 : 4일 오후 4시--인공기.김정일 사진 소각
한편 이날 오후 3시50분쯤 행사단상 뒤에서는 북핵저지시민연대, 대령연합회,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 등 보수단체 소속 회원 수십명이 인공기 3개와 김정일 사진 등을 연거푸 불태웠다. 이들은 ‘김정일의 하수인 노무현 정권 타도’ ‘국가보안법 사수’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제1신 : 4일 오후 3시30분--시청앞 "국보법 집회" 4만명 모여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와 사립학교법 개정을 반대하는 보수종교계의 ‘비상구국기도회’가 4일 오후 3시30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주최한 이 기도회에는 약 4만명(경찰 추산)이 참가하고 있다.
▲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보안법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변희석기자
‘국보법이 불편한 자는 간첩 뿐이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린 임시 단상을 중심으로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는 약 50여개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사회자의 유도에 따라 찬송가를 따라 부르고 있다.
▲ 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에서 한 참석자가 국가보안법폐지반대 종이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변희석기자
한편 오후 5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반핵반김국민협의회가 주최하는 ‘국가보안법 수호 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165개 보수단체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행사 참가자들이 행사 후 청와대까지 행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69개 중대 7천여명을 행사장 주변에 투입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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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민족자주的·남한 외세의존的 "대비"
금성版 교과서 왜 문제인가
박정희는 "유신 강압통치" 비판 하면서
김일성은 "창조적 이념…" 중립적 기술
美·蘇 포고문 나란히 싣고 결론 유도도
이한우기자 hwlee@chosun.com
입력 : 2004.10.05 18:21 37" / 수정 : 2004.10.06 09:3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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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국회 첫 국감 착수
금성출판사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의 서술방식은 외형상의 균형과 한두 마디의 ‘안전장치용’ 표현을 제외하면 ‘북한은 자주적이고 민족주의적인 나라, 남한은 외세의존적이고 불의로 점철된 나라’라는 느낌을 줄 가능성이 높다.
◆현대사 10대 뉴스에 빠진 정부수립
이 교과서 296쪽과 297쪽에 실린 ‘사진으로 보는 현대 정치사의 10대 뉴스’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광복, 6·25, 4·19, 5·16, 7·4공동성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 남북동시유엔가입, IMF구제금융신청, 6·15 남북공동선언’ 등이 그것으로 대부분 민주화운동 내지 남북관계이며 1948년 정부수립조차 빠져 있다.
▲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친북적·편향적 역사교과서 논란으로 이틀째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5일 정회된 서울시교육청 감사장에 논란을 부른 교과서가 놓여 있다.
(전기병기자 gibong@chosun.com)
◆교과서 소제목들
우리 현대 정치사를 서술하는 소제목에서도 이런 편향성은 쉽게 확인된다. 이승만 정부의 독재화-타오른 민주주의의 불꽃, 4·19혁명-미완의 혁명-경제개발과 반공을 명분으로…-헌법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유신체제, 종말을 고하다 등이다. 반면 북한에 대한 장의 소제목은 김일성 1인체제의 확립-전후복구사업과 사회주의 경제건설-주체사상의 성립과 유일사상화-사회주의 국가체제의 정비-김정일후계체제의 강화-경제적 어려움과 개방정책 등이다.
◆박정희와 김일성
남한의 ‘헌법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과 북한의 ‘사회주의 국가체제의 정비’는 단적인 대비를 보인다. 남한의 박정희에 대해서는 “강압통치에 나섰다”, “초법적인 비상대권을 부여하였다”, “한국적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체제로 나아간 것이 유신체제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반면 제목부터 온건하게 되어 있는 북한의 김일성에 대해서는 “온 사회를 ‘김일성주의화’하는 작업을 추진하였다”는 비판 말고는 “사회주의 헌법에 따르면 주체사상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본받은 것이 아니라 그 이념을 창조적으로 적용한 것이다”라며 “이러한 체제정비를 바탕으로 북한은 종전 소련과 중국에 편중되었던 외교관계에서 벗어나 제3세계 비동맹세력에 적극적으로 접근하였다. 그 결과 1975년에는 비동맹국가회의의 회원국으로 가입할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미군 포고령과 소련군 포고령
이 교과서는 광복 직후 맥아더의 포고령과 치스차코프 포고문을 나란히 싣고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질문을 던진다. 치스차코프 포고문은 “조선인민들이여! 기억하라! 행복은 여러분들 수중에 있다. 여러분들은 자유와 독립을 찾았다. 붉은 군대는 조선인민이 자유롭게 창조적 노력에 착수할 만한 모든 조건을 만들어 놓았다”로 시작하는 선전선동문건에 가깝다. 정치선동을 중시해 정치장교까지 배치하는 사회주의 군대의 특수성에 대한 사전 설명이 없이는 오해하기 쉬운 대목이다.
◆북한 ‘예술’에 대한 평가
북한의 문화를 소개하는 자료편에서는 ‘음악예술인들은 새 민주 조선건설에 적극 이바지하여야 한다’는 1946년 김일성의 어록, 조선화, 민중들만의 세상을 만들어낸다는 북한영화로 남한에서도 상영됐던 ‘불가사리’, “외적의 침략에 대항하는 평양성 주민들의 투쟁”을 그렸다는 민속무용조극 ‘평양성 사람들’을 제시한다. 그 중 ‘평양성 사람들’에 대해서는 북한인들의 평가라며 “자기 조국과 향토를 무한히 사랑하고 그를 지키기 위해 용감히 싸운 평양성 사람들의 애국충정과 슬기롭고 근면한 선조들의 창조적인 노동생활, 아름다운 생활 풍속과 풍만한 정서, 앞날에 대한 지향과 염원을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소개한다. 북한 ‘예술’에 대한 비판적 언급은 없고 자료편 서두에 “북한에서는 문화, 예술이 정치적 선동과 선전으로써 중요시된다”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