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의 자유주의신학 논쟁
글쓴이 : 이성구 날짜 : 2004/04/07 조회 : 911
신학이냐, 명예훼손이냐?
이제 사태를 좀 더 분명히 하자.
드디어
나를 자유주의라로 모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것도 다름아닌 나를 교수진에 포함시킨 일에 동의한
L교수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이미 보도한대로 부산노회와 총회에 나를 자유주의자로 모는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나의 경험과 지식으로는 일개인이 총회에 직접 건의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총회는 노회와 상비부의 헌의안을 채택하여 취급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총회 임원회는 그 고소건을 총회 신학위원회로 넘겼다고 한다.
동대구 노회 소속 교회가 자신들의 문제로 제기하는 탄원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태와 확실하게 비교된다.
그런데
총회 건의라는 형식을 빌어 이렇게 남의 명예를 함부로 훼손해도 되는가?
법률가의 검토를 받아보아야 할 것 같다.
도대체 공인을 이런 식으로 함부로 비난해도 좋은지 알아보아야 할 것같다.
요즘 복음병원을 두고 원로급 목사님들의 고소가 계속되고 있다하니
그 타당성 여부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그건 그렇다하고
도대체 누가 아직 제대로 자기 신학을 공개적으로 펴보지도 못한 사람의 신학을 함부로 판단하고 재단한다는 말인가?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기는 하는가?
1990년 귀국 첫해
그 때도 박종칠씨는 교수인사위원회가 결정한 사안을 두고
나를 거부했다.
다른 곳에서 정확하게 진술할 기회가 있겠지만
여러가지 이유가 제기되고 있었다.
학문적인 편협함이 작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이유들이 그의 반대에 불을 당겼다.
그 때
오늘 나를 자유주의자로 몰아가는 바로 그 분이
이렇게 말했다. 본인은 부인할지 모르지만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다 학위가 있잖아요. 학위 없는 그를 우리가 이해해야지요.
우리는 다 이목사님을 우리 사람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그가
나를 자유주의자로 모는 까닭이 무엇일까?
그는 과연 자유주의신학의 핵심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일까?
자유주의는 그리스도의 신성, 동정녀 탄생, 부활 등의 근본교리를 부인하고
하나님 중심의 신학이 아니라 인간중심의 신학을 강조하여
윤리와 사회참여 등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경향을 보이는 신학사조를 일컫는 말이다.
이성을 강조하던 18세기 계몽주의 사상에 대한 신학적 반응으로 생겨난 신학사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유주의 신학사조는 1930년 1차 대전을 계기로 소멸되기 시작하여
1940년대 2차대전을 고비로 힘을 완전히 잃었다는 것이 학자들의 평가이다.
양차대전을 거치면서 더 이상 인간에 대한 낙관주의가 사라진 것과 함께
인간 이성을 의존하는
인간중심의 자유주의신학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상적 흐름과 특징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자기와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여겨지면
다짜고짜 자유주의란 용어를 들이대며 죽이려 한다.
나는 자유를 노래하며, 교권을 싫어한다.
죄와 죽음으로부터 자유한 것은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을 뿐,
인간적으로 출세하고 한 자리차지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소리 들으며
소위 "잘 나가는" 일을 싫어한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주님의 선언이야말로
주님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선언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나는 흔히 말하는 신학적 자유주의자는 아니다.
그렇게 될 수 없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우리 주 그리스도 없이는 내 존재의 근거가 없는 데
어떻게 내가 자유주의 신학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한국장로교회안에 자유주의자가 없다"는 나의 말이 시비의 핵심인 것같다.
나도 그들, 곧 다른 교단의 자유주의자와 같은 사람이 아니냐는 식이다.
그렇다면
어느 한국장로교회가 자유주의 신학을 인정한다는 말인지
대답해 줄 것을 요청한다.
물론 개별적으로 장로교단 안에 종교다원주의자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이다.
내가 알기에 어느 한국장로교회 교파도 자유주의자를 공인하는 곳은 없다.
어느 장로교회도 다원주의를 교회의 신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신학적 작업을 학문의 영역으로 묵인하고 있을 뿐, 결코 그들의 신학에 공적으로 동조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어디 한번 한국의 어느 장로교회가 다원주의를,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이론을 그들의 신조로 삼고 있는지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는 대답해 주기 바란다.
설령 내가 그렇게 판단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한다면
그는 내게 이런 사람은 문제 있는 것 아닌가?
이 사람도 인정한다는 말인가?고 물어보아야 한다.
나의 말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자의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생각을 알아보려 해야 한다.
교수회의에서는 나의 대답에 아무 말도 못했으면서
인터넷 신문 기자가 전한 한 마디를 빌미로 사람을 단숨에 자유주의자로 모는
그 경솔함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지금 벌어지는 총회의 이성구죽이기를 틈타 그런 식으로
자기 한풀이를 하려하면 되는가?
신학은 항상 논쟁이 필요하다.
제대로 논의한 번 해 보지 않고
제마음대로 "정답"을 결정짓는 용기가 가상하지만
그것은 학문성은 말할 것도 없고 상식도 아니고 신사도는 더욱 아니다.
자유주의가 무엇을 말하는지
개념을 정리하고
그리고 내가 어떻게 자유주의 신학자인지
분명히 규명하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그는 목사이자 신학교수에게 가한 명예훼손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