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미국의 목회자 배출 감소
미국 교회들이 목사 부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청교도의 나라, 개신교를 대표하는 국가로 자부해온 미국에서 최근 개신교 목사가 부족해 교회들이 담임목사를 청빙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장로교단에 따르면 지난 1994년 목사를 청빙하고자 하는 교회가 9백44곳이었던 반면 사역 가능한 목사 후보자의 수는 1천6백97명이었다.
그런데 지난 5월말 통계는 역전됐다. 1천4백50여개 교회가 목사 청빙을 희망하고 있으나 사역이 가능한 목사 후보자는 1천2백77명에 불과하다. 목사를 청빙하려는 교회수보다 목사 후보자가 더 적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같은 목사 기근의 주원인은 지난 10여년간의 경제 호황이다. 수입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한 성직을 기피하는 경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또 신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도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 굳이 목회직을 맡을 필요가 없어졌다. 각종 종교단체처럼 목회자가 아니더라도 교회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는 자리도 많아졌다.
이 바람에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의 경우 올해 졸업자 29명 가운데 목사안수를 희망한 사람은 19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신학대학을 졸업하는 목사 후보자를 확보하기 위해 교회측이 졸업반 학생들을 상대로 사전로비를 벌이기도 한다. 일부에선 사택과 자동차 등 각종 편의시설의 제공을 약속할 정도라고 한다.
알려진 신학대학 졸업반으로 목회활동을 준비중인 학생의 경우 보통 10군데 이상의 교회로부터 청빙요청을 받고 있다. 일류 신학대학 학생의 경우 50여 교회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는다.
인디애나폴리스에 있는 페이스 장로교회(교인수 4백20여명) 의 경우 지난 16개월 동안 새로운 부목사 청빙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결국 이 교회는 부목사 청빙계획을 포기하고 올 봄부터 부목사가 맡아야할 교회업무를 4명의 파트타임 직원에게 분담시키고 있다. 그나마 도시의 경우엔 여건이 좋지만 시골 마을의 경우는 보수도 적고 교회재정도 부실해 아예 젊은 목회자 청빙을 포기해야할 정도다.
이와 함께 기존의 목사들이 일찍 은퇴하는 현상도 목사기근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박봉과 긴 업무시간,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하는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과거보다 목사들의 은퇴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