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선교 200년만에 첫 성경번역? --- 천주교의 성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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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선교 200년만에 첫 성경번역? --- 천주교의 성경관


[종교] 천주교, 성서 첫 獨自완역

“원문의 뜻 충실하게 담자” 숙원사업

임승필 신부 등 30여명 13년간 매달려

▲사진설명 : 지난 13년동안 천주교의 성서 새 번역 작업을 주도한 임승필 신부가 그동안 발간된 우리말 신·구약 성서들을 살펴보고 있다./최순호기자





천주교 한국 전래 220년 만에 첫 자체 번역 우리말 성서(聖書)를 갖게 됐다.

천주교 주교회의 성서위원회(총무 임승필·任承弼 신부)는 지난 1989년부터 추진해 온 성서 새 번역 작업이 완료돼 12월 중 신약성서 제9권 ‘가톨릭 서한’, 제10권 ‘요한묵시록’이 마지막으로 간행된다고 밝혔다. 성서위원회는 1992년 구약성서 새 번역 제1권 ‘시편’을 처음 출간한 이래 1999년 제18권 ‘마카베오’로 구약성서를 완간했으며, 이어 신약성서 번역 작업에 들어가 2001년 7월 제1권 ‘마태오 복음서’를 간행했다.

한국 천주교의 우리말 성서 번역이 이처럼 늦어진 것은 개신교보다 상대적으로 성서를 덜 활용해 온 천주교의 전통 때문. 천주교는 오랫동안 라틴어 성서를 중시해 왔으며, 신자들에게는 미사 때 필요한 정도의 성서 번역본을 제공해 왔다. 이런 상황은 1960년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비로소 달라져서 각 나라 말로 된 성서의 번역이 적극 권장되기 시작했다.

한국 천주교가 처음 간행한 성서 번역본은 1790년 역관(譯官) 출신인 최창현이 성서의 일부 한문 번역본을 중역(重譯)한 ‘성경직해(直解)’이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와서 천주교의 성서 본격 번역이 시작됐다. 한기근 신부가 1910년 라틴어 신약성서의 4복음서를 번역하여 ‘사사성경(四史聖經)’이란 이름으로 간행했으며, 사도행전을 ‘종도행전(宗徒行傳)’으로 번역했다. 해방 후에는 선종완 신부가 구약성서 번역 작업에 들어가 1963년 일부를 출간했다.

천주교의 성서 번역은 1968년 개신교와 함께 ‘성서 번역 공동위원회’를 조직하고 1977년 신·구약 합본 ‘공동번역 성서’를 간행함으로써 획기적인 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 번역은 쉽고 부드러운 우리말 번역에 치중함으로써 원문의 뜻을 충실하게 담지 못했다는 비판이 당시부터 제기됐다. 이에 따라 천주교 주교회의는 80년대 들어 원문에 보다 충실한 성서 번역본을 새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천주교의 성서 새 번역은 성서학 박사인 임승필 신부와 정태현(丁太鉉) 신부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구약 성서는 신부 18명이 번역위원, 평신도 8명이 우리말 위원을 각각 맡았다. 신약 성서는 임 신부가 번역을 하고 신부 3명이 그리스어 대조, 평신도 6명이 우리말 위원을 담당했다. 광주 가톨릭대학을 거쳐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에서 신학 석사, 교황청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박사를 받은 임승필 신부는 13년 동안 꼬박 성서 번역에만 매달렸다.

모두 28권의 낱권으로 간행된 천주교의 우리말 성서는 내년부터 완본(完本)을 위한 수정 작업에 들어간다. 히브리어(구약)·그리스어(신약) 원문을 다시 대조하고 우리말 다듬기와 정확성·일관성 유지 작업 등을 거쳐 2005년에 신·구약 전체를을 합본(合本)으로 간행하여 공식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李先敏기자 smlee@chosun.com ) 200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