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YMCA 내부에서 제기된 글
[e- 열린 세상 ]
■서울 Y의 아픔은 모두의 아픔입니다
“저희로 하나되게 하소서”
지리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YMCA 말입니다. 서울Y가 제자리를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전통과 사명을 상실한 YMCA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안타깝게도, 빛을 잃어 가는 교회의 모습과 무기력한 우리 자신입니다. 서울Y의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는지요.
게시판에 오른 여러 글 중, 어느 간사의 기도문 한편을 소개합니다. 놀라고 실망한 많은 분들에게 용기를 주었다고 하는군요. 저 역시 위로 받은 한 사람으로, 여기에 옮겨 봅니다.
▲… YMCA를 세우시고 젊은이들로 하여금 역사와 사회 앞에 책임지기를 바라셨던 하나님!
그 동안 저희는 ‘하나님의 기관, YMCA’에 몸담고 있으면서 하나님을 섬기지 못했습니다. YMCA가 YMCA답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도 방관했습니다. 나 하나만의 안일을 위해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는 일을 게을리 했습니다. YMCA를 사랑하는 수많은 회원들과 이곳을 떠난 실무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함께 하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아니, 눈을 감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월급 받고 일하는 다른 직장처럼 그저 일터로만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이 기관을 세우신 뜻을 헤아려보는 노력조차 부족했는지 모릅니다. 저희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공의로우신 하나님! 그러나 저희는 YMCA가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원합니다. 프로그램 팔아먹고 사는 기관이기 보다 선한 뜻을 모아 이 사회의 어두운 곳에 빛을 발하는 기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YMCA는 여자라서, 어린아이라서, 노인이라서, 장애인이이라서, 건강하지 못해서, 가난해서 차별 받고 서러움 받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고쳐나가는 기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YMCA에 생기발랄한 젊은이들이 차고 넘치며 이들이 생명력 넘치는 하나님의 제자되도록 돕는 기관이기를 원합니다. 곳곳에서 하나님을 자기 삶의 주인으로 고백하며 기도하는 회원과 전문지도력들의 평화로운 공동체였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저희가 바라는 YMCA 모습이 하나님의 뜻에 거스르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십시오! 이제 조금은 더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YMCA를 만들기 위해 저희가 해야할 일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압니다. 예기치 않은 어려움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죄가 많고 부족한 저희는 다른 사람의 잘잘못을 헤아려 심판할 자격이 없습니다. 오만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입히는 사람들이 되지 않도록 저희를 지켜주십시오!
무엇보다 저희가 권력에 대한 욕심의 노예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저희가 믿는 것은 다만 하나님의 정의이고 평화입니다. 또 생명을 잉태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따뜻함이고 부드러움이며 생명력입니다. 하나님 저희로 다 하나되게 하소서.
서울YMCA 이명화 간사
김배경 기자 등록일 200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