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생명 복제 기술의 현 수준
생명복제기술 어디까지 왔나 (인용up date...2000/10/05 조선일보)
사실상의 인간복제인 `기간세포 분리` 직전 단계까지 진척
생명복제기술은 처음에는 개구리를 상대로 시작됐다. 1938년 독일의 한스 슈페만 박사가 거의 다 자란 개구리 배아(배아)세포에서 핵을 빼내 개구리 난자에 이식하는 실험을 처음 실시했다. 생명복제가 본격화된 것은 1996년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가 양의 배아 세포핵을 양의 난자에 이식, 새끼양 돌리를 복제하는데 성공하면서부터다. 체중 6.6㎏의 핀도셋종(種) 새끼양 한마리의 탄생으로 인류역사상 체세포를 이용하여 복제된 첫 포유동물 ‘돌리(Dolly)’가 탄생한 것이다.
‘돌리’ 탄생 이후 생명공학자들은 경쟁적으로 동물들을 복제해 냈다. 일본에서는 성숙한 소(牛)의 체세포로 쌍둥이 송아지를 만들었다. 지난해 이탈리아에서는 사람의 미성숙 정자를 쥐의 정소(精巢)세포에 찔러 넣어 수정시킨 ‘쥐아기’도 탄생했다. 미국의 로블 박사팀은 소 태아의 체세포에 인간 유전자를 주입시켜 인간유전자가 들어간 송아지 배아복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하와이대 야나기마치 박사팀은 체세포를 이용해서 생쥐를 복제한 뒤, 복제된 생쥐를 다시 대량복제하는 겹복제에 성공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2월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핵을 제거한 난자와 젖소 난구세포(난구ㆍ체세포)의 핵을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소(영롱이) 복제에 성공했다.
또 미국 오리건주 보건과학연구소팀은 붉은털 원숭이 태아 세포를 이용, 암수 원숭이 한 마리씩을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마침내 인간과 가장 가깝다는 영장류 원숭이까지 복제해냈다. 인간복제에 관한 기술적인 부분은 모두 준비된 셈이다.
마침내 지난 98년 12월 경희대 불임클리닉 김승보ㆍ이보연 교수팀이 시험관아기 시술 때 폐기된 인간 난자에 인간 체세포핵을 이식한 뒤, 4세포기(기)까지 배양해서 파문을 일으켰고, 지난해 미국 ACT사는 인간의 체세포를 소의 난자에 복제, 배반포(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배반포 단계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뒤 세포분열을 시작, 전능성 보유 세포 단계를 거쳐 수정후 5~6일이 지난 상태를 말한다. 배반포의 각 세포(기간세포ㆍ기간)는 이후 신경ㆍ근육ㆍ조혈계 등 210개의 신체기관으로 성장한다.
올들어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은 36살의 한국인 남성에게서 채취한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실험을 통해 배반포 단계까지 배양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배반포 단계 이후 기간세포를 분리해내는 단계를 사실상의 인간복제 단계로 보고 있다.
차병학 경제과학부 기자(swan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