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 입장 / 고려학원 진로에 대한 연구보고서 [교계현실]
분류: 소식- 교계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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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현 고려학원 사태에 대한 신학대학원 교수회의 입장
2003년 5월 9일/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
1.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고 구체적인 회개와 원인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금의 사태는 병원 경영에 있어 우리의 불법, 탈법과 부도덕한 일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요 채찍이다. 그러므로 다른 어떤 일보다도 우리의 잘못에 대한 진정한 회개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 동안 병원 경영에 관계했던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공개적으로 회개하고 응분의 책임을 짐으로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보여야 한다. 나아가 교단이 여기에 이르기까지 파수꾼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죄에 대한 깊은 회개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2. 고려학원 정상화를 시도하되 자구책은 정당한 방법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고려학원을 정상화시켜 관선이사 체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급히 자구책이 마련되어야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성경적 원리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전도와 구제를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교회당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하여 병원 부채상환에 투입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임시이사장이 요구하는 200억 원의 자금 투입에 대해서는 부채상환 계획 등 병원 경영 정상화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문서로 받아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200억 원을 투입하는 대신 학교법인이 안고 있는 신학대학원 건축 관련 잔여 부채는 병원이 부담할 것을 구속력이 있는 문서로 약정하여야 한다.
3. 교단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병원을 직영해서는 안된다.
전도와 교육과 치유라는 예수님의 지상사역을 본받아 교회는 사랑의 실천으로서 의료사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마 10:8) 구호적 자선병원이 되어야 한다. 교단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현재의 복음병원과 같은 기관을 직영해서는 안 된다. 병원에 얽힌 이권 문제로 말미암아 교단 내에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고 온갖 영적인 손상을 입은 것은 우리 자신이 그 동안 원리가 아닌 것을 따라간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것이다.
4. 복음병원의 향후 진로에 대한 청사진을 수립해야 한다.
관선이사가 물러가면 복음병원은 출자이사와 전문 직능이사들로 별도의 이사회를 구성하여 경영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과도기적인 조치여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고려학원에서 분리된 별도의 의료법인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교단 정신이 투철하고 의료선교에 비전을 가진 평신도들이 따로 병원총회를 구성하여, 거기서 병원 이사들을 선출하고 병원 경영을 전담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혹은 병원을 신앙과 전문경영능력을 겸한 제3자에게 인수시켜 사회로 환원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병원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의 관계는 협력관계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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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관선 임시이사 사태에 처한 고려학원의 진로에 대한 연구보고서
수신: 대한예수교 장로회(고신) 총회장 귀하
참조: 비상총회 총대 제위
고려학원이 관선 임시이사 체제를 맞은데 대하여 우리 신학대학원 교수들은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복음병원이 초유의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은 물론 고신대학교와 신학대학원의 진로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신학대학원 교수들은 이런 사태를 맞아 원리적인 문제와 신학적인 문제, 법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여러 차례 심도 있는 논의를 하였다. 이를 위해 몇몇 법률사무소와 경영컨설팅 관계자들의 자문을 받기도 하였다. 그 결과 현안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연구보고서를 내놓게 되었다. 이것은 현 사태를 분석하고 우리 교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총대들과 본 교단 목회자 및 성도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I. 현 사태를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
1. 영적, 윤리적 문제
현 고려학원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복음병원의 부실경영과 과다한 부채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태를 야기하게 된 근본 원인은 교단의 세속화이다. 신사참배를 반대한 출옥 성도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된 우리 교단은 진리 운동, 회개 운동의 기치 아래 하나님의 계명이라면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애썼으며, 생활의 순결을 강조하고 말씀대로 살려고 힘썼다. 그러나 50여년이 지나는 사이에 우리 교단은 원래의 순수성을 많이 잃어버리고 세속화되어 부정 부패와 비리에도 둔감한 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그 동안 복음병원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분식회계, 이중장부, 고리채로 인한 악성부채, 인사비리, 공사비리 등에 대한 소문으로 인하여 우리 교단은 이제 지칠 대로 지쳤으며, 수많은 성도들이 엄청난 실망감과 자괴감에 빠져 있다. 뿐만 아니라 복음병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교단 내 계파간의 갈등과 대립, 총회 임원 선출을 둘러싼 치열한 불법 운동은 우리 교단의 정체성마저도 위태롭게 할 정도가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1년에 한 차례씩 모이는 총회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과제인 전도와 선교, 구제와 구호활동 등에 대해 의논하고 계획을 세우는 총회가 아니라 복음병원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공방이 오고가는 총회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우리 교단의 총회는 성총회가 아니라 복음병원 주주총회가 되고 말았다는 자조 섞인 말을 하기에 이르렀다. 현금의 관선이사 사태를 맞은 것은 이런 불법과 비윤리적인 일에 대한 필연적인 결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사태를 맞아 우리는 무엇보다도 교단의 세속화와 신앙의 변질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우리에게서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의 말씀을 생명처럼 귀중하게 여기던 우리 선배들의 신앙은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고, 하나님보다 재물을 더 사랑하며 재물을 위해서라면 불법과 탈법, 비윤리적인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지경이다. 이제 우리 고신은 하나님만 의지하고 따르는 교단이 아니라 물질을 따라가다 세상 사람들 앞에 치욕을 당하는 경지에 이르고, 하나님께 징계를 받아 교계와 세상 사람들 앞에 부끄러움이 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슴을 치고 옷을 찢으며 통절하게 회개하는 일이다. 그 동안 복음병원의 불법, 탈법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서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특히 이번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자기의 잘못을 공중 앞에 고백하고 문서로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불법이나 탈법을 행한 사람이 있다면 이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그 동안 복음병원을 통해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취한 사람이 있다면 삭개오처럼 스스로 그것을 내어놓고 반납하는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다.
현금의 관선이사 사태는 우리의 죄과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요 채찍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겸비하여 진정으로 죄를 자복할 때 하나님은 그 채찍을 거두실 것이요 그럴 때에만 우리에게 소망이 있다. 그렇지 않고 이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땜질식 처방에만 급급하게 되면 더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지금은 고려학원이 위기를 당하고 있지만, 이 시점에도 우리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그 다음은 교단 자체가 존립의 기로에 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 병원의 교단 직영의 문제
다음으로 우리는 교단이 복음병원을 직영하는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것은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중요한 원인으로써 이번 기회에 반드시 규명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다.
성경의 가르침에 의하면 교회는 전도와 구제의 사명을 부여받았다.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 갈릴리에 모인 제자들에게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하셨다(마 28:19, 20). 또한 제자들에게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하셨고(막 16:15),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고 하셨다. 따라서 국내 전도와 해외 선교를 통해서 ‘예수님의 증인이 되는 것’이 교회에 주어진 일차적인 사명이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실 뿐만 아니라 또한 많은 병자를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는 일을 하셨다(마 4:23, 9:35). 제자들을 내보내실 때에도 천국을 전파하는 동시에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문둥이를 깨끗케 하며 귀신을 쫓아내라”고 하셨다(마 10:8). 따라서 ‘병 고치는 일’ 곧 ‘의료 사업’도 제자들에게 주신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예수께서 제자들의 복음전파와 치유사역에 대해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고 말씀하셨다는 사실이다(마 10:8). 이처럼 값없이 복음을 전하고 구제하는 것이 교회가 따라야 할 대 원칙이다. 즉 교회가 복음을 전한 대가로 돈을 받아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료로’ 치료해 주는 범위 내에서 교회는 의료 사업을 할 수 있다. 즉, 교회가 할 수 있는 의료 사업이란 무료로 진료해 주는 구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복음병원은 원래 1951년에 부산의 제3영도교회 부속창고에서 ‘복음진료소’로 출발하였다. 전쟁으로 말미암은 병자들과 가난한 자들을 무료로 진료해 주는 구호병원이었으며, 이것은 교회의 사명에 부합되는 훌륭한 일이었다. 그러다가 차차 환자 수가 많아지면서 자원헌금을 낼 수 있도록 ‘감사함’을 설치하였다가 나중에는 내방하는 환자에게 100원씩 받았으며, 후에는 결국 진료비 전액을 받는 영업기관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복음병원이 더 이상 구호기관이 아닐 때 복음병원은 교회가 직접 운영해야 하는 사명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병원이 하나님의 은혜로 크게 확장되었다면 이는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더 이상 구호병원으로 존속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우리 교단은 복음병원 운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들 곧 교인들에게 경영권을 념겨주었어야만 했다.
초창기에 전영창 선생과 장기려 박사 등에 의해 거의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오던 복음병원이 1956년에 우리 교단의 총노회에 소속되어 교회기관이 되었다. 그 후 복음병원은 1965년에 본 교단 유지재단에 편입되었고, 1970년에 고려신학교가 고려신학대학으로 변경되면서 대학을 위한 ‘수익기관’이 되었다. 1980년에는 의학부 신설과 함께 고려신학대학이 고신대학으로 변경되면서 복음병원은 의과대학 부속병원이 되어 ‘교육기관’으로 그 위상이 바뀌었다. 1983년에는 김해복음병원을 인수하여 운영하면서 경영이 부실해지고 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오늘날 고려학원 전체의 위기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이런 여러 변천에도 불구하고 돈을 받고 영업을 하는 영리기관으로서의 복음병원의 모습은 초창기 몇 년을 제외하고는 변함이 없으며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현금의 고려학원의 문제는 성경의 원리를 떠나 영리기관인 복음병원을 교단이 직영하고 있다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영리기관을 교단이 직영함으로 말미암아 우리 교단은 전도와 교회 성장 등과 같은 본연의 사명에 총력을 경주하지 못하고 세속화의 길을 걷게 되었으며 영적으로 엄청난 손상을 입게 되었다. 또한 고려학원 이사가 되기 위한 과도한 경쟁은 교단을 분열시키며 심한 갈등과 대립으로 몰아넣는 중요한 한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현금의 위기 상황을 맞아 교단이 영리기관을 직영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깊이 자각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II. 현 사태 해결을 위한 몇 가지 방안
그러면 이제 현금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회생 방안은 다음과 같다. 지난 4월 21일 임시이사장은 본 교단 특별위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첫째는 6월말까지 2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하여 병원을 회생시키는 방안, 둘째는 그것이 안 될 때 부득이 재단을 부도처리 하는 방안, 셋째는 부도가 나기 전에 제3자에게 인수시키는 방안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자.
1. 자구책을 통해 고려학원을 회생시키는 방안
우리가 당장 2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설령 2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한다고 해도 고려학원이 정말로 정상화되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여러 가지 불확실성과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교단적으로 이 방안을 채택하기로 결정을 한다면 전 교회는 이를 위해 일심 단합하여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전에 분명히 해야 할 사항들이 몇 가지 있다.
1) 200억 원으로 가능한가?
임시이사장은 교단 측을 향해 금년 6월말까지 200억 원을 긴급 투입해 주면 학원을 정상화해 보겠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교단 지도자들은 우리가 200억 원을 모금하면 관선이사들이 물러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임시이사장은 자신이 그 자금으로 병원을 정상화시켜 보겠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200억 원을 마련하면 관선이사 체제가 끝날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2) 왜 200억 원이어야 하는가?
200억 원을 모금하기 전에 먼저 왜 200억 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200억 원이 투입되면 복음병원의 정상화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확실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고려학원 전체의 정확한 부채규모와 내역, 구체적인 상환일자 등이 문서로 명확히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200억 원이 자금으로 어떻게 병원 경영을 정상화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정상화 스케줄을 제시해야 한다.
3) 정상화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만일 200억 원을 모금하고 관선이사들이 물러가서 학원 경영권을 되찾게 된다면 그 이후에는 병원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병원 경영에 있어서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회개가 선행되어야 한다. 막연한 회개가 아니라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에 대해 뼈를 깎는 자성과 개혁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또 다시 이전의 부실 경영으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
4) 모금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200억 원을 모금하는 방식도 성경적 원리에 부합되는 합당한 방식이어야 한다. 전 교단적으로 교역자들이 생활비 한 달치를 헌납하며, 교단 산하 각 기관들이 한달 분 급여를 헌납하는 것, 그리고 개 교회가 자발적으로 헌금에 참여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며 합당한 방식이다. 그러나 사정이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교회 재산을 담보로 복음병원 부채상환을 위한 자금을 차입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나중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있다. 만일의 경우 복음병원이 끝내 회생하지 못하고 부도처리 될 경우 고려학원뿐 아니라 교회들까지도 큰 어려움에 처할 위험이 있다. 전도와 구제에 전념해야 할 교회가 병원 운영이라는 문화사업 때문에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5) 병원 당사자들은 정상화 의지가 있는가?
복음병원이 정상화되려면 무엇보다도 당사자인 복음병원 의사들과 직원들의 정상화 의지가 중요하다. 이것이 확보되지 않은 이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 동안 의대 교수협의회와 노조들은 본 교단에 대해 상당한 실망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태도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교단에서는 의사들과 직원들의 정상화 의지를 확인하고 그것을 고취시키기 위해 특단의 대책들을 강구해야 한다.
6) 천안 캠퍼스 건축 잔여 부채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천안의 신학대학원 캠퍼스 건축 부채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기채 승인을 받은 합법적인 것이긴 하지만, 미상환 잔여부채 130억 원은 고려학원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고려학원 이사회는 1988년에 신학대학원의 송도 재산을 복음병원으로 넘기는 대신에 천안 캠퍼스의 건축은 병원이 감당한다고 결의한 바 있으나, 지금 복음병원은 이 부채를 신학대학원으로 떠넘기려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번에 교단이 200억 원의 자금을 병원에 투입하는 대신, 신학대학원 건축 부채를 복음병원이 책임진다고 하는 것을 반드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약정 문서로 받아야 한다.
2. 회생 후의 병원의 진로에 관한 문제
복음병원이 회생된 후에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것은 쉬운 일은 아니나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교단적인 총의를 모아야 한다. 미래를 위한 분명한 청사진이 제시될 때 우리 교단은 그 방향을 향해 뜻과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1) 과도기적 체제 정비 방안
관선이사가 물러간 이후에는 출자이사와 전문 직능이사로 별도의 이사회를 구성하여 병원 경영을 맡겨야 한다. 그러나 그런 체제도 결국은 교단 직영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므로 어디까지나 과도기를 운영할 한시적인 성격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영리기관을 교단이 직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2) 의료법인 설립 방안
따라서 장차는 고려학원과는 별도로 의료법인을 구성하여 교단 내의 뜻 있는 평신도들이 병원을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즉, 의료 선교의 비전을 가진 평신도들로 하여금 ‘병원총회’를 구성하게 해서 거기서 이사를 선출하여 병원 경영을 맡기는 것이다. 신앙과 전문경영능력을 겸비하고 교단 이념에 충실한 평신도 전문인들에게 병원 경영을 맡기는 것은 교단 직영을 피하면서도 교단 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그래서 목사는 교회 본연의 사명인 전도와 구제에 전념하고 평신도들은 문화사업을 통해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하는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하고 우리 교단의 발전을 위해서도 유익할 것이다.
3) 사회 환원 방안
위의 방안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교단적 합의하에 병원을 제3자에게 인수시킴으로 사회로 환원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허락이 있으면 병원만을 따로 떼어 매각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이 경우에 복음병원과 고신대학교와의 관계는 협력관계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3. 적절한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하게 될 경우의 방향
만약 우리 교단이 적절한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부득불 다음 두 가지 가능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전혀 우리가 바라는 바는 아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그 가능성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복음병원이 부도처리 되는 경우
만일 복음병원이 부도가 난다면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된다. 복음병원과 고신대학교와 신학대학원뿐만 아니라 복음병원과 관련된 제약회사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경제적,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파생될 수 있으며 나아가서 형사상 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
만일 고려학원이 부도를 내면 채권단이 교육용이 아닌 재산에 대해 압류를 할 수 있으나 교육용 재산은 압류할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기채 승인 받지 않은 부채에 대해서는 상환할 의무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제약회사에서는 현금이 아니면 약을 공급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병원운영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이 운영자금은 교단이 공급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만일 본교단에 의한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면 제3자에게 인수시키는 길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2) 제3자에게 인수시키는 경우
따라서 부도가 나기 전에 제3자에게 인수시키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도 우리가 원치 않는 바이지만 만일의 경우를 위해 대비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만일 고려학원을 제3자에게 인수시킬 경우에는 인수금액과 인수조건이 중요한 협상 과제가 될 것이며, 특히 고신대학교와 신학대학원의 처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경우를 가상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고신대학교는 그냥 두고 복음 병원만 인수시키는 경우: 이것은 현재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이 한 법인에 속해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러나 법률사무소의 자문에 의하면 이사회가 동의하고 교육인적자원부가 허가한다면 복음병원의 분리가 법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한다. 만일 이것이 가능하다면 이 경우에 고신대학교와 복음병원의 관계를 부속병원이 아닌 협력관계나 다른 관계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② 신학대학원을 제외하고 모두 인수시키는 경우: 인수자의 측면에서는 교단 신학교인 신학대학원은 가능한 한 인수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신학대학원이 단설대학원으로 독립해 있지 못한 현재의 상태로는 신학대학원 재산만을 따로 분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해서는 좀더 면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③ 전부 다 인수시키고 인수대금을 받는 경우: 그래서 결국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복음병원과 고신대학교와 신학대학원 모두를 제3자에게 인수시키는 경우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고신대학교와 신학대학원 처리 문제가 당면한 과제로 부상하게 된다. 이에 대해서도 추후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결론
이상의 여러 경우들을 생각해 볼 때 우리 앞에는 매우 힘들고 어려운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느 것이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철저히 회개하고 우리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뉘우친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앞에 새롭고 영광스러운 길을 열어 주실 것이다.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흥분하거나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지 말고, 침착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원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도 우리 교단이 세상 유혹에 빠져 세속화된 것을 근본적으로 뉘우치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도와 구제에 힘써야 할 교회가 돈을 받고 영업하는 병원을 직접 운영했다는 잘못을 뉘우쳐야 할 것이다. 교회는 교인들의 헌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이다. 교인들은 세상에 나가서 합당한 방법으로 영업을 해서 수익을 올리고 그 수익으로 헌금도 하고 선한 일을 해야 하지만, 교회가 직접 돈을 받고 하는 영업에 뛰어 들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차제에 병원은 본교단 안의 신앙과 지식을 겸비한 교인들에게 넘겨야 할 것이다. 그래서 병원과 학교 경영에 전문적 지식이 없는 목사들은 가능한 한 고려학원 이사진에서 손을 떼고 전문인들에게 맡기는 방향으로 개편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아울러서 복음병원을 고신대학교로부터 독립시켜서 그 관계를 협력관계로 전환하는 것과 신학대학원의 분리 독립은 신속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니며 많은 고통과 희생이 따르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어느 길을 택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길인지를 깊이 생각하고, 우리 교단의 장래를 위해 하나님 앞에서 현명한 결단을 해야만 할 것이다. 너무 늦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린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단을 사랑하시고 다시금 일어설 기회를 주실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교단이 다시금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바로 서서 한국 교회와 세상 앞에서 빛을 발하는 교단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교단 지도자 여러분의 현명한 결단을 바란다.
제출일: 2003년 5월 9일
제출자: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