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시골 교회 지원
[오피니언] 도시 대형교회에 드리는 글
2010년 07월 01일 (목) 23:55:33 기독신문
목회 하는 중에 가장 가슴 아플 때가 충성스럽게 헌신하던 성도가 도시로 이사할 때이다. 이사하는 이유는 대개 두 가지다. 자녀교육과 직장문제이다. 시골에서는 읍내로, 읍내에선 중소도시로, 또 대도시로 이사한다. 목사로서 안타깝고 아깝기 그지없지만 잡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농어촌 교회는 점점 노령화 되고, 요단강 주변에서 서성대는 노인들만 남는 것이 현실이다. 60대 성도님이 청년회 회장을 한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필자는 읍 소재지에서 목회를 하고 있으니 그나마 나은 경우이다. 내 주변의 농어촌에서 목회하는 목사님들의 실정을 보면 눈물겹도록 안타깝다.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태반이다. 아예 학생들이 없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자녀를 키울 형편이 못돼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는 자녀가 그나마 교회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아이들이다.
도시 개척교회는 그래도 힘쓰고 노력한 만큼 열매가 있고 결과가 있다. 그러나 농어촌교회는 그야말로 힘으로도 안 되고 능으로도 안 된다. 한 달에 교회에서 받는 생활비가 50만원, 80만원인 목회자가 많다. 몇 군데에서 보조는 받지만 그게 얼마나 되겠는가? 그 액수로 아이들 중고등학교 보내고, 대학까지 보낸다. 인간적 생각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그 분들이 능력도 없고 모자란 분들이 아니다. 충분히 영성과 인격을 갖춘 분들이다.
도시 교회 목사님들은 이런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농어촌 교회는 못자리와 같다. 정성스럽게 키우고 양육하여 도시로 내어주는 모판과 같은 교회이다. 샛강이 살아야 큰 강이 살듯이 도시 교회는 농어촌 교회의 아픔을 보듬어야 한다. 농어촌의 작은 교회 목회자들도 하나님의 귀한 종들이다. 하나님께서 아끼시는 종이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주의 종들에게 손을 펼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 그래서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농어촌교회 목회자 자녀들을 위해 장학금을 보내는 것이다. 농어촌 목회 중 가장 어려운 문제가 자녀교육 문제이다. 자녀 학비문제로 빚 가운데 있는 목회자들이 많다. 도시로 유학 온 학생들의 학숙을 책임져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둘째, 정기적인 생활비를 보조해 주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많이 하는 줄 알지만, 조금만 더 아끼고 절약하면 빌립보교회처럼 훨씬 더 풍성하게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필자에게 종종 선교사와 미자립교회를 언제까지 후원할 거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 때마다 ‘선교사님은 주님 재림하실 때까지고, 미자립교회는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후원할 것’이라고 대답한다. 기한을 정하지 말고, 생색내기로 후원하지 말고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액수를 후원해 주어야 한다.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을 불쌍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셋째, 농어촌 교역자들이 여행이나 세미나에 참여하도록 돕는 것이다. 주변을 보면 농어촌 목사님들 중에 성지순례는 고사하고, 제주도도 한 번 가보지 못한 분들이 많다. 어떤 사모님은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보지 못했다고도 한다. 이런 분들을 초청하여 짧게라도 여행을 시켜 드린다면 그분들에게 얼마나 힘이 될까? 좋은 세미나에 초청하여 영적 충전을 받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이런 사역을 하다보면 교회가 감당해야할 부분이 많아진다는 것은 잘 안다. 그럼에도 눈을 돌려 농어촌에서 눈물겹게 목회하는 분들을 빚진 자의 마음으로, 죄송스런 마음으로 보듬고 함께 간다면 예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