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 1956년
(안내 - yilee)
국민일보가 대형 중앙 일간지의 역량을 기울여 성경 관련 40 편의 자료와 글을 적었는데
그 마지막 대 단원을 내리면서 "그러니 성경은 쉽게 번역해야 한다."고 결론을 맺습니다.
우리 한글 성경에 관련하여 필요한 자료를 추출하고 한 편으로 끼워 넣은 것도 알아야 하며
그리고 이 글들의 마지막 결론이 성경을 쉽게 번역해야 한다는 것만 강조한 것의 위험성을
바로 알아야 하며 이 것이 앞 날에 닥쳐 올 환경을 미리 알리는 것인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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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으로 돌아가자―성경대탐구 (제6편) 해방이후의 성경①] 개역한글판
[2008.09.17 22:20]
한글맞춤법 적용해 1952년 출간
한국 성도들이 즐겨 쓰는 개역개정판 성경의 아버지 격인 "성경전서 개역한글판"(1952). 이 성경은 초기성경과 달리 현대성경의 모양새를 거의 갖추었다.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따라 "셩경개역"(1938)의 고어체를 현대어로 바꾸고 띄어쓰기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해방 후 처음 출시된 개역성경="셩경개역"이 나온 이후 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새로운 번역 성경이 나올 수 없었던 것은 일제의 언어말살 정책 때문이다. 우리말 성경을 제작하고 배포하던 영국성서공회에 대한 탄압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일본 총독부는 38년 성서공회의 이름을 "조선성서공회"로 바꾸도록 한 뒤 41년엔 성서공회를 아예 일본인의 손에 넘겼다.
중단됐던 성경 발행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띤 것은 해방을 맞이하면서부터다. 조선성서공회는 48년 독립된 기구로 재단법인 대한성서공회로 개칭한다. 독자적으로 성경을 인쇄할 수 없었던 대한성서공회는 한동안 미국과 영국, 일본의 인쇄소가 가지고 있던 "셩경개역"의 사진판을 인쇄하고 그것을 들여와 보급했다. 그러다 48년부터 서울에서 인쇄가 가능하게 됐다.
당시 사용되던 "셩경개역"은 조선어학회가 제정한 한글맞춤법(1933)을 적용하지 않아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교회는 성경을 통해 한글발전과 보급에 큰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교과서나 언론·출판계와 달리 맞춤법통일안을 외면해 아쉬움을 남겼다. 따라서 성서 출판에도 새 맞춤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미 허다한 출판물이 신철자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귀회에서도 짐작하심같이 전조선내 중등학교와 전문학교에서 본안이 교재로 채용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귀회의 다수의 출판물이 종당에는 다 신철자법에 의하여 출판되기를 바라는 바이나 우선 성경의 신판 발행을 요망하나이다."(조선어학회가 영국성서공회에 보낸 공문, 1936)
조선어학회를 비롯해 교계 중진 인사들이 대한성서공회나 교단 최고기관에 건의안을 내놓고 맞춤법 적용을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어학회가 "개정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1948)을 발표했다. 그러자 교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옛 철자법을 버리고 새로운 맞춤법에 따라 성경을 출판하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한글 맞춤법에 따른 개역 성경=대한성서공회는 즉시 새 맞춤법에 따른 성경발행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셩경"은 "성경"으로 "창셰긔"는 "창세기"로, "텬디"는 "천지" 등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이 작업이 완성단계에 이를 무렵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암초에 부딪혔다. 대한성서공회 임영빈 총무는 전쟁 당시 공산군의 감시를 받는 상황에서 성경원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항아리에 담아 땅에 묻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 총무는 보관하고 있던 원고를 일본으로 가져가 미국성서공회와 영국성서공회의 도움으로 성경을 출판했다.
우여곡절 끝에 1952년 개역한글판 성경이 나왔다. 구약은 1224면, 신약 399면으로 2단 세로쓰기로 만들어졌다. 개역한글판이라 이름을 붙인 것은 한글맞춤법 통일안에 따라 성경을 개역했기 때문이다. 대한성서공회는 개역한글판을 만드는 데 주로 "미국 표준역 성서"(American Standard Version, 1901)를 참고했으며, 몇 차례의 원문 대조와 검토를 거쳐 출시했다. 개역한글판의 완성본은 52년판의 오류를 재수정해 56년 출시됐으며, 다시 번역내용과 표기법을 손질해 61년에도 발행됐다.
이렇듯 현대성경의 기틀을 놓은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은 맞춤법에 맞게 개정하라는 시대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으며, 전쟁의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원고를 지켜낸 이들이 있었기에 빛을 볼 수 있었다. "셩경개역"과 "개역한글판 성경"의 확연한 차이는 마태복음 5장1∼4절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예수?셔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나가 안즈시니 뎨자들이나아온지라 입을열어 가라쳐갈아샤대 심령이 간난한쟈는복이 잇나니 텬국이뎌희 것임이오 애통하는쟈는 복이 잇나니 뎌희가 위로를 밧을 것임이오."("셩경개역", 1938)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입을 열어 가르쳐 가라사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성경전서 개역한글판", 1956)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