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사설) 시련 대에 선 고신 [고신]
분류: 교단- 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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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 고신 역사를 쓰는 사람은 2003년 4월 1일을 고신 교단의 수치의 날로 기록할 것이다.
무려 20년 이상 갈등과 말썽으로 진행되던 병원 문제가 결국 관선이사 파송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이제 누구를 원망하고 책임을 추궁한 들 무슨 소용이 있나. 그러나 이 판에도 자신
은 잘했는데 상대가 협조하지 않아 이렇게 되었다는 강변과 비난하는 이가 있다고 한다. 그
러나 지금 우리는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할 상황이 아니다. 전쟁에서도 적 앞에서는 서로가
힘을 합치는 법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감사를 제외한 우리 이사 전원을 승인 취소한 것은 한마디로 과도한 부채
를 정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며 이사들이 서로 분쟁했다는 이유에서이다. 이제 우리는 부실
경영이나 이사들의 분규를 직접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신 신앙이념
의 부재로 인한 것임을 직시하고 신앙공동체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한 신앙 공동체의 신앙과 경건은 사랑과 일체감으로 증명되어야 함에도 우리는 개인적으로
는 거룩하다고 자부하였으나 집단적으로는 정의와 화합과 사랑을 보여주지 못했다. 병원은
결과적으로 교단 분열의 요인이 되고 말았다. 복음 없는 복음병원의 결과에 대하여 교단 사
람들은 항상 우려해 왔다. 그것은 은급제 돈이 병원에 들어갈 때부터 나타났다. 미안한 말
이지만 병원이 잘 된다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은급제 돈에 대하여는 이구동성으로 우려를 표
시하여 왔다. 병원의 불안요인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관선 ‘노래’는 작년 여름부터 불러왔기에 동네 늑대 나타났다는 소문으로 무시하였는데
급기야 현실이 되고 말았다. 더 한심한 것은 관선 이사 파송에 대하여도 교단 일각에서는
의혹의 눈을 가지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분열의 요인이다.
하지만 지난 4일 열린 비상총회운영위원회는 원칙적으로 관선 파송을 거부하기로 하고, 교
단이 힘을 결집하기로 결정했다.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만 교육부의 관선 이사 파견 과정에
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선 파송의 요인은 오래 전부터 잠재해 있었다. 정부는 의학부 학생들과 교수들의 관선 파
송요청을 호기로 잡은 것 같은 인상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고신대학 전체가 관선을 요구
하지 않았음을 직시해야 한다. 관선을 요구한 주체들도 복음정신에 입각하여 병원이나 의학
부를 운영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교단은 일단 부도를 막
는데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자생적으로 부채청산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관선거부 서명에
도 동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