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 환란과 싸우는 2가지 형태의 신앙모습 [한국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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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환란과 싸우는 2가지 형태의 신앙모습 [한국교회사]


분류: 교회사- 한국 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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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참배에 대한 주기철式과 한상동式
*설명

신사참배 환란에서 목숨걸고 싸워 승리로 통과했다는 점에서는 꼭같지만, 어떻게 싸우며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 2가지 모습의 신앙이 있습니다. 신사참배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환란에서 다 해당되는 "대응자세"이기도 합니다.

준비는 철저하고 강하게 하지만, 막상 환란을 닥쳤을 때는 각자가 자기 양심에 역사하는 하나님께 붙들려 자기 단독으로 이겨야 한다는 것이 주기철목사님이며, 반대로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성도들과 교회들이 힘을 합해 조직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한상동목사님입니다.

아래 글을 적은 사람은 고신교단의 총무와 전기기록으로 유명한 심군식목사님입니다. 글을 적은 사람이나 고신교단은 말할 것도 없고 교회역사는, 혼자 신앙을 지킨 소극적인 주기철목사님보다 한상동목사님과 같이 반대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인물을 더 용감한 신앙으로 높이지만, 백영희신앙노선에서는 반대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환란을 준비하는 평화시에는 양육과 지도를 위해 교회의 조직과 운동과 활동을 죽도록 하지만, 닥친 환란에서는 오로지 하나님과 자기 둘만의 연결을 가지고 각자가 자기가 준비한 신앙으로 그 순간 인도하는 하나님의 개별 인도만을 따라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평소 죽도록 힘을 쓴 교회의 조직과 운동과 활동도 엄밀하게 말하면 단체의 힘이나 동지들의 도움을 미리 확보한다는 차원이 아닙니다. 환란이 닥치기 전, 또 환란을 준비하는 신앙에 미진한 사람에게 "신앙이란 항상 하나님과 동행하는 자기 단독의 걸음"임을 가르치고 만들기 위해 힘을 쓰는 것일 뿐입니다.

환란이 닥쳤을 때, 조직적으로 반대운동을 일으키는 것과 단독으로 이겨 나가는 걸음에 대하여 다음 글에서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해방과 함께 출옥한 한상동목사님은 이후 평생토록 교회정치활동에만 전념하고 생을 마감합니다. 우리는 그분을 정치목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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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재목사의 생애와 설교" p.66-p.71 에서)

11.채정민목사 집에서

1940년 4월 중순, 주기철목사가 가석방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주목사의 석방은 신사참배 반대운동가들에겐 큰 기쁨의 소식이었다. 시급히 연락이 되었다. 4월 20일, 채정민목사 댁에서 모임을 갖게 되었다. 이날 여기에 모인 사람은 다음과 같다. 채정민목사, 오윤선장로, 이광록집사, 방계성전도사, 안이숙선생, 박의흠전도사, 한상동목사, 이인재전도사, 김의창목사, 최봉석목사, 오정모사모 등이었다.

이 자리에서 한상동목사는 말하였다. "현 정부는 기독교 신자들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고 있습니다. 작년은 흉년으로 벼를 많이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정부가 이런 망령된 일을 강요하는 한 흉년과 갖가지 불상사가 계속 될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신사참배를 배격하여야 하겠습니다." 참석한 모두가 그 말에 동의하였다.

한목사는 다시 말하였다. "이제는 조직적으로 반대운동을 전개하되 전국적으로 실시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신사참배 반대하는 사람들끼리 노회를 조직하여 교회를 살펴야 합니다." 이때 주기철목사가 나섰다. "그것은 안됩니다. 좀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조직적으로 반대운동을 실시하고 전국적으로 확산하면 피해가 막심하게 됩니다. 많은 희생자를 내어야 하기 때문에 지도자들이 반대하는 것으로 끝내고 반대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노회조직도 불가한 것이 앞으로 반대하는 지도자는 다 검거되고 환란을 당할 것인데 그것이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주목사의 말에도 타당성은 있었다.

그러나 한상동목사는 주목사의 말이 너무 소극적인 말인 것 같아 강력하게 말하였다. "아닙니다. 반대운동을 전개하여야 합니다. 이미 반대운동은 실시되고 있습니다. 중단할 수 없습니다." 박의흠전도사가 한목사의 말에 동의하였다. 이미 우리는 순교를 각오하고 있습니다. 시작된 반대운동을 더 힘차게 전개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주기철목사의 생각이 달랐다. 그는 옥중에서 많은 고통을받았고 시달려왔다. 일제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신사참배를 반대하고 나온다 하여 탄압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전국적으로 반대운동을 일으켰을 대 희생만 클 것이고 그 성과는 없다고 단정한 것이었다.

주기철목사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하였다. "지금 이 정도의 반대운동에도 심하게 탄압을 가하는데 전국적으로 반대운동을 펼친다면 그 희생만 많아집니다. 우리 지도자들이 묵묵히 신사참배에 불참하는 것으로 지도자들만이 희생되는 것이 좋습니다." "아닙니다. 반대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지금 평양이나 평북지방에 대대적으로 반대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경남지방은 저와 이인재전도사가 순회해보니 호응이 좋았습니다. 이것을 전국적 조직으로 펼쳐나가야 합니다." 한상동목사가 열을 올리며 신사참배 반대운동의 활성화를 강조하였다.

이 날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전국적으로 펼쳐나가자는데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주기철목사가 반대하기 때문이었다. 주목사는 조선교회의 희생을 최소한 막아보자는 것이었고, 더 이상 전국적 조직망으로 전개할 때 일제가 가만 있지 않을 것을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한명이고 이천명이고 반대하는 사람을 모조리 잡아 들이면 그 희생은 말할 수 없다. 사실 일제가 그냥 두고 볼 것이 아니고 눈에 불을 켜고 나설 것이 뻔하였다. 그리고 비상대책이 강구될 것이었다. 주목사는 이것을 염려하였다.

"무엇보다 우리 지도자들이 기도 많이 하고 시험에 넘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힘을 주시지 않으시면 별 수 없이 넘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담대히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지도자들의 신앙문제입니다. 숫자가 문제 아니고 질이 문제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참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마귀의 올무에 걸리지 않으면 조선교회는 삽니다."

주기철목사는 그렇게 말하고 지난날 경험한 것을 이야기 하였다. "신사참배 문제가 처음 거론될 무렵 결사적으로 반대하기 위하여 뜻이 맞은 세 사람이 평북 묘향산에 기도하러 간 일이 있습니다." 그때 묘향산에 같이 간 사람은 김화식목사와 이후택목사였다. 세 사람은 묘향산에서 10일간 기도하였다. 그리하여 힘을 얻고 돌아왔다. 그 무렵 일본 기독교 총회장이 조선을 순방하는 중이었다. 총회장 도미다미쯔목사가 부산 대구 등지를 순회하며 교역자들을 모아놓고 강연을 하였다.

일본기독교 총회장 도미다미쯔목사는 경연회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신사참배는 종교행사가 아니고 국가의식입니다. 그러므로 신사참배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것은 결코 우상숭배가 아닙니다." 도미다총회장은 평양까지 았다. 산정현교회 아래층 교육관에 평양지방 모든 교회 교역자들을 다 모이도록 당국에서 동원령을 내렸다. 친일목사들이 앞서 교역자들 동원에 힘을 기울여 많은 사람들이 교육관에 모여 들었다. 친일목사들은 어떻게 하든 많은 교역자들을 인식시켜서 신사참배에 가담하도록 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날 주기철목사와 김화식 이후택목사 등도 참석하였다. 평양 종로경찰서 대동경찰서 선교리경찰서 등 경찰서 고등계 형사들이 사복차림으로 다 와서 뒷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도미다총회장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신사참배의타당성에 대하여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강연은 끝났다. "박수" 하고 누군가가 소리치자 우뢰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박수소리가 잠잠해지자 주기철목사가 일어나 소리쳤다. "할 말이 있습니다." 모두 주기철목사를 바라보았다.

"도미다총회장님의 박식하고 말 잘하는데 대하여는 나는 미칠 수가 없습니다. 여기 모인 모두는 강단에서 설교하는 교역자들이기 때문에 성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는 분명히 내 앞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아마데라스 오미가미는 분명히 일본사람들이 섬기는 신입니다. 그 신 앞에 경배하는 일이 어찌 우상숭배가 아니란 말입니까? 여호와 하나님만이 참 신이요, 아마데라스 오미가미는 우리가 섬겨서 될 신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사참배를 용납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장내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하였다.

그때 김화식목사가 일어났다. "그렇습니다. 주기철목사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신사참배를 해서는 안되고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어서 이후택목사가 일어나서 같은 요지의 말을 강하게 하였다. 그러자 도모다미쯔목사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뒷문으로 슬며시 빠져나갔다. 도망치듯 뛰어간 것이었다. 모였던 청중들도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