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성화론 - 교파별 비교, 한국교회 설교 관련 비평
L-G 설교로 교회를 온전케 하라.
코닷
▲ 사회 이세령 목사
1월 28일(월)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2동에 위치한 서울영동교회(정현구 담임목사)에서 미래교회포럼이 주최한 수도권 미래교회포럼(이하 미포)이 열렸다. 이 포럼에서는 최근 학위를 받고 돌아와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설교학 교수로 재직하는 이정복 교수와 『다시 프로테스탄트』(복있는사람, 2012)라는 책을 내고 강연 등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양희송 청어람 대표기획자를 모시고 한국교회의 설교와 교회 생태계 문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세령 목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가운데 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가 개회기도를 하고 이어 미포 대표 박은조 목사(은혜샘물교회)가 인사했다. 박목사는 “앞으로 미포는 신학공부를 하고 학위를 받은 신진 학자들의 연구를 공유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계속 마련해 갈 것이며 정기적인 전국모임을 통해 고신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며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옮기는데 길잡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대표인사 박은조 목사
발표에 나선 이정복 교수는 ‘율법과 복음의 설교’(Law-Gospel Preaching)라는 주제로, 양희송 대표는 ‘공룡이 아니라 생태계가 훨씬 중요하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였다. 이날 발표는 40분 발표, 40분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오늘은 이정복 교수의 L-G설교에 대해서 자세히 다룬다. 논문전문은 도착하는 대로 상단 미래교회포럼의 포럼발표논문에 게재될 것이다.
한국교회 성화론의 문제
이 교수는 한국교회에서 나타나는 잘못된 신앙관행이 외형적이고 형식적인 성화론에 입각해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설교학적 실천방식으로 율법과 복음의 설교(Low-Gospel Preaching, 이하 L-G 설교)를 제시한다.
이 교수에 의하면, 그동안 한국 교회는 선교라는 이유로 토속신앙의 신 개념을 차용하여 기독교의 하나님을 설명하였다. 그 결과, 한국 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은 바른 성화론에 입각한 것이 아닌 잘못된 두 가지 성화론, 즉 제의적 성화론과 도덕-수양적 성화론에 입각한, 의식이 강조되고 인본주의적인 신앙생활이 만연해졌다.
L-G 설교의 신학적 배경
▲ 제1발표자 이정복 교수
고신대학교
고려신학대학원(M.Div)
Tronto School of Theology
of University of Toronto(Th.D)
이에 대한 대안으로 L-G 설교의 설교학적 대안을 제시하기에 앞서, 이 교수는 L-G 설교의 신학적 근거를 루터와 칼빈의 성화론을 비교하는 가운데 찾는다. 루터의 성화는 이신칭의의 완전한 상태가 말씀(율법)을 통한 옛 사람의 죽임과 새 사람의 시작이 지속적으로 신자의 삶 속으로 들어와 형성되어 가는 것, 즉 반복(repetition)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칼빈은 성화가 중생에서부터 시작하여 성령 안에서 율법의 인내와 권고 가운데 평생에 걸쳐 점진적으로 계속되는 과정, 즉 여행(journey)으로 파악한다.
이 교수는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중요한 한 가지 이유로 루터와 칼빈의 인간론을 들며 비교한다. 루터는 불신자와 신자 사이의 불연속성을 강조하며 신자를 이원론적으로 이해한다. 즉 완전히 의인인 동시에 완전히 죄인(simul instus et peccator)인 것이다. 딤전 1:8-11 설교에서 루터는 인간의 의인인 부분은 두고 죄인인 부분만을 끊임없이 율법을 가지고 다룰 것을 말한다. 칼빈은 루터와 달리 불신자와 신자 사이의 연속성을 강조하여, 불신자의 육신(flesh)의 죄 된 경향성이 신자가 된 뒤에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칼빈은 그리스도인을 부분적 성인(partly saint), 그리고 부분적 죄인(partly sinner)으로 보았고, 동시에 그리스도인의 경험을 지속적 갱신으로 보았다.
L-G 설교의 역사
이런 신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 교수는 L-G 설교의 역사를 (1) 전통 수사학적 설교학, (2) 서사 설교학, (3) 서사설교의 확장, (4) 여러 교파에서의 변형된 형태, 이렇게 네 범주로 나누어 설명한다.
전통 수사학적 설교학 영향 하에서의 L-G 설교에 대하여, 이 교수는 루터와 웨슬리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루터는 율법과 은혜를 구분하여, 율법을 통해 사람을 심판의 좌석으로 이끌고, 복음을 통해 자비로 이끈다. 웨슬리는 올바른 설교방법에 대하여, 율법과 복음을 섞는 방식으로 설교하되, 한 번에 둘 다 설명할 것을 제시한다. 여기서 복음은 율법을 더욱 강하게 보이는 역할을 하여 결국 복음이 더욱 빛나게 한다. 루터와 웨슬리는 율법과 복음을 구분하고 섞는다는 면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한 설교 안에서 넓게 보면 큰 차이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서사 설교학 영향 하에서의 L-G 설교에 대해서는, 헤르만 스텀플 주니어(Herman Stuempfle Jr.)와 유진 라우리(Eugene Lowry)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시카고 루터란 신학교 교수 그레디 데이비스(H. Grady Davis)의 내러티브 설교 소개 이후로 설교의 새로운 이정표가 형성되었다(1958, Design for Preaching). 이후 스텀플은 『율법과 복음의 설교』(Preaching Law and Gospel)이라는 책에서 설교에 반드시 필요한 하나의 어떠한 신학적 하부구조를 율법과 복음이라고 주장하고, 율법을 심판, 복음을 은혜라 명명하였다. 스텀플은 루터의 용법을 따라 율법의 수직적, 수평적 특성에 주목한다. 수직적 특성은 하나님의 심판의 해머로서의 말씀, 수평적 특성은 우리의 삶의 존재를 나타내는 거울로 나타난다. 율법이 수직적으로 설교되면 이에 상응하여 복음의 이신칭의를 설교하고, 수평적으로 설교되면 이에 상응하여 복음의 그리스도 안에서의 소망의 특징을 설교한다. 유진 라우리는 설화체적 설교(Homiletical Plot)를 주장한다. 이는 수평적인 부분은 지속되나 수직적인 부분은 약화된다는 점에서 스텀플의 이론과는 다르지만, 그 속에 율법과 복음의 틀과 유사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의 출간된 『신비의 가장자리에서 춤추는 설교』(The Sermon: Dancing the Edge of Mystery)에서 종전의 다섯 단계의 고리를 수정한 네 단계(갈등-갈등 증폭-갑작스런 반전-해결)의 고리를 가진 설화체 설교를 주장했다.
서사설교의 확장으로서의 L-G 설교에 대해서는, 리차드 리셔(Richard Lischer)와 폴 스캇 윌슨(Paul Scott Wilson)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리셔는 그의 『설교의 신학: 복음의 역동성』(A Theology of Preaching: The Dynamics of the Gospel)이란 책에서 기독교 설교는 부활 설교의 모습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설교는 율법과 복음 사이의 변증법을 취하여 율법은 죽음을, 복음은 승리를 다룬다. 폴 윌슨은 『네 페이지 설교』(The Four Pages of the Sermon)에서 네 가지 다른 종류의 신학적으로 구성된 초점을 제시한다. 1) 성경 속의 곤란, 2) 이 세상 속의 곤란, 3) 성경 속의 하나님의 행동, 4) 이 세상 속의 하나님의 행동. 여기서 곤란은 인간의 죄와 하나님의 정죄, 은혜는 인간의 부족함에 대한 하나님의 제공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믿음으로 초청하는 것이 설교의 목적이다.
여러 교파에 나타난 L-G 설교의 변형된 형태에 대해서는 헨리 미첼(Henry H. Mitchell), 시드니 그레이다너스(Dr. Sidney Greidanus), 브라이언 채펠(Bryan Chapell)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미첼은 설교의 구조를 단순히 아이디어들의 연속된 배열로 보지 않고 사람 속의 의식의 흐름으로 본다. 이렇게 내러티브를 존중하는 가운데 모든 설교는 축제로 이끌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첼의 설교학에서는 ‘율법’이나 ‘복음’이라는 단어 등은 사용하지 않지만 ‘축제’로 마감하는 그의 설교의 저변에는 L-G 설교학에서 강조하는 것과 유사한 신학적 흐름이 존재한다. 그레이다너스에게 있어 성경은 ‘적용된 계시’(applicatory revelation)이다. 과거 역사적 믿음의 공동체들이 직면했던 어떤 필요에 의한 하나의 이미 적용된 메시지인 것이다. 그의 관심은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오늘날 청중들에게 살아 있는 말씀이 되게 하는가 하는 것으로, 그는 우선 성경의 최초 독자의 필요를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후 오늘날 청중들의 삶 속에서의 필요를 발견하게 한다. 그레이다너스에게 있어 성경의 핵심 메시지는 하나님(또는 그리스도) 중심적이며 따라서 그의 설교학은 L-G 설교의 한 변형이라 할 수 있다. 채펠은 기독교의 메시지가 도덕주의나 율법주의적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를 강조한다. 채펠은 효과적인 강해설교 작성을 위해 세 가지 요소를 강조한다. 첫째, 본문의 명확한 한 주제를 발견하고, 둘째, 본문 배우에 있는 구원사적 목적을 포착하고, 셋째, 타락한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 더 간략하게 요약하면 채펠의 설교학의 두 기둥은 1) 타락한 상황 발견과 2) 주제 및 목적 발견이다. 이 역시 L-G 설교의 한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정리
정리하면, 좋은 설교의 하부 구조에는 L-G 구조가 있고, 이것은 루터와 칼빈의 복음 이해를 바탕으로 율법-복음-율법(Law-Gospel-Law)이라는 큰 틀을 취한다. 이 신학적 이해를 설교학적 토대로 전환하여 적용하면 [율법]-[복음-율법]이 되고 이것이 L-G 설교이다. 복음적인 성화론을 추구하는 L-G 설교를 효율적이게 하려면 먼저 율법을 깊이 적용한 후 하나님의 은혜 또는 하나님 중심의 구속사적 메시지를 품은 복음을 더욱 힘있게 선포한다. 그리고 이 때 복음의 힘에 의해 비상하는 율법이 성도를 다시금 권면한다.
2013년 01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