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복음의 정신 - 교회의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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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복음의 정신 - 교회의 개척


[잊지못할 교회 개척기] 야학으로 시작된 교회설립의 꿈… 헐값에 터 내준 선교사 깊은 뜻에 어린이 정성까지 보태 기적 이뤄

2010.05.07 17:28













방지일 목사(영등포교회 원로)

나는 1929년 신성학교를 졸업하고 평양 숭실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하자마자 야학을 시작했다. 학교에서 25리쯤 되는 대동군 대동강면에는 전(前)정백동, 후(侯)정백동이 있는데 후정백동을 중심으로 야간학교를 열었다. 대학에서는 수업이 끝난 다음 식비, 기숙사비 등을 마련하느라 3시간씩 매일 일을 하게 돼 있어서 그것이 끝나면 저녁을 먹자마자 아이들에게 달려갔다.

처음에는 풀밭 같은 데서 몇 아이들과 시작했는데 곧 방을 한 칸 얻어서 하게 돼 아이들도 많이 모여 예배도 드리게 됐다. 동네에서는 아이들이 글 배우는 것을 보며 찬성하더니 예수 믿는 아이들이 생기니까 반발이 여간 아니었다. 그곳은 이씨의 자성일촌이었다. 몇 차례 구타도 당하고 안경까지 떨어져 상하기도 했다. 학교 동료들은 잠도 푹 자지 않고 밤마다 다니는 것을 보고 몸이 못 견딘다고 경고하며 강하게 말렸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꾸준하게 지속했다. 그때 내 나이 20세도 되기 전이었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한창때였다.

점차 아이들이 많아져 수백명을 헤아리게 되자 우리는 교회당을 짓기로 했다. 교회 지을 대지를 마련하려는데 마침 전후 정백동과 자수원, 오야리 네 동리의 중앙에 마펫 선교사가 사둔 땅이 있음을 알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가서 말씀만 잘 드리면 일이 쉽게 진행될 것 같았다.

막상 마 선교사님을 찾아가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했더니 마 선교사님은 “좋소. 그럼 사세요” 하는 것이 아닌가. 학생 신분으로 땅 살 돈이 없을 게 뻔한데, 어깨는 축 처지고 마음은 타들어갔다. 그러는 사이 마 선교사님이 종이를 가지고 나왔다. “일금 몇 십전이라 쓰시지요” 하시는 것이 아닌가. 매매 계약서를 만들려는 것이었다. 나는 그게 무슨 말씀인가 물으니 “내가 산대로 팔지요. 내가 한국에 오자마자 산 땅인데 그때 엽전을 몇 푼 주고 샀으니 지금 그 돈을 환산하면 많이 올랐지만 교회를 세운다니 샀던 값에 드리는 겁니다. 그것만 내시고 정정당당하게 문서를 쓰세요. 그래야 그 땅 위에 교회를 세울 것 아닙니까?”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그분은 그렇게 곳곳 요지에 땅을 사 두었다가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제공한다는 것을 알았다.

드디어 건축이 시작됐다. 어린아이들은 벽돌 한 장이라도 보태겠다는 마음으로 힘대로 헌금하고 원조도 받아 건축의 붐을 일으켰다. 아이들과 함께 자력으로 ‘정오리교회’ 예배당을 세우게 된 기적이었다. 그때 겪었던 모든 괴로움이 하나도 남김없이 잊혀졌다. 그 후 정오리교회가 자립할 만큼 되어서 황은균이란 젊은 전도사를 청빙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