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성경은 쉽게 번역해야 한다 - 탐구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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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성경은 쉽게 번역해야 한다 - 탐구의 결론


(안내 - yilee)

국민일보가 대형 중앙 일간지의 역량을 기울여 성경 관련 40 편의 자료와 글을 적었는데
그 마지막 대 단원을 내리면서 "그러니 성경은 쉽게 번역해야 한다."고 결론을 맺습니다.

앞에 올린 모든 글을 통해 필요한 자료를 추출하고 한 편으로 끼워 넣은 것도 알아야 하며
그리고 이 글의 마지막 결론이 성경을 쉽게 번역해야 한다는 것만 강조하는 것의 위험성을
바로 알아야 하며 이 것이 앞 날에 닥쳐 올 환경을 미리 알리는 것인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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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으로 돌아가자-대탐구 시리즈 41회·끝] “쉽게 읽을 수 있는 성경이 필요하다”



[2008.12.10 17:41]





전문가 좌담회

한글성경의 역사는 한국교회의 역사나 마찬가지다. 1882년 존 로스로부터 시작된 한글성경은 한자 문화의 독점을 깨고 조선 민중에게 한글을 전하는 선각자 역할을 했다. 특히 국권을 빼앗기고 유교와 불교의 전통적 가치가 변화하는 시대상황에 해답을 내놓지 못할 때 성경은 불안하고 공허한 민중들에게 하나님 사랑과 인간 존엄의 참 가치를 제시했다. 그런 면에서 성경은 한국 기독교인에게 정신세계의 ‘양태’와 삶의 ‘목표’를 제시하는 불변의 나침반이다. 이렇듯 기독교인에게 한글성경은 신앙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지만 가독성이 낮기 때문에 자라나는 세대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2008년 연간 기획으로 마련된 ‘성경대탐구’ 시리즈를 마치며 대한성서공회 9층 회의실에서 좌담회를 갖고 성서 번역의 성과와 과제, 그리고 미래를 살펴봤다.

<참석자>

나채운 전 장신대 교수(신약학)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김정우 총신대 교수(구약학)

이청조씨(23·여·숭실대 기독교학과 2년)

사회 : 백상현 기자

-초기 성경 번역자였던 게일은 "성경 번역이 마치 파나마 운하를 파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성경 번역 작업이 지니고 있는 문명사적 가치는 무엇입니까?

△김정우 교수=초대교회 교부인 아우구스티누스는 베르베르족이었습니다. 그가 만약 베르베르어로 성경을 번역했다면 그 민족은 지금처럼 남의 나라 말을 쓰며 유목민 신세로 떠돌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언어가 한 종족의 문화와 전통을 보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루터가 1534년 번역한 독일어 성경은 지금 쓰는 독일어와 별 차이가 없어요. 루터의 성경이 언어 문화를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글성경의 출발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민영진 전 총무=우리도 비슷한 역사가 있었습니다. 한 세기 전에 성경이 중국과 일본에서 번역되면서 처음부터 한글로 적는 것을 시도했고, 그것이 한글의 정착과 고급 의사 소통 매체로 자리잡는 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나채운 교수=초기 성경 번역 당시 우리나라에는 성경 빼놓고 한글 전용을 하는 매체는 독립신문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기독교는 성경을 통해 한글 보급에 선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현 시대와 맞지 않는 성경의 문어체는 언어 충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언어 충돌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방해하는 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 들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배용 성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청조씨=그동안 성경을 읽어오면서 들었던 생각은 말씀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번에 3장 이상을 읽기 힘들었죠. 성경일독을 한 것은 "쉬운성경"을 접하면서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하나님이 딱딱하고 고어를 쓰시는 분으로만 인식되었습니다. 언어적으로 현재와 상당히 유리된 기분이 많이 들었죠. 이런 상황에서 구어체 성경을 접하면서 하나님이 인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은 NIV(New International Version) 성경을 읽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많습니다.

△김정우=그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놓은게 "표준새번역"입니다. 이것은 한국 신학자들이 원전에 근거해서 다양한 번역을 참조해 만들어낸 성경입니다. 우리말 현대 어법에 맞게 히브리어 원문 형식을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보수 교단이 "표준새번역"을 수용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수용되었어야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언어 충돌 없이 성경을 접할 수 있었는데…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를 후대에 남겨 둔 셈입니다.

△나채운=한국에선 새로운 성경이 나올 때마다 나타나는 충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문어체와 구어체의 문체 충돌과 다른 하나는 신학적 충돌입니다. "공동번역성서"와 "표준새번역" 성경의 경우 고유명사 표기가 원어에 가깝다 보니 천주교 성경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았어요. 여호와가 주로 바뀌는 등 문체와 어휘를 두고 홍역을 치렀어요. 미국에선 RSV(Revised Standard Version·1952) 성경이 처음 나왔을 때 일부 교단에선 악마의 번역이라 해서 성경을 불태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국은 RSV가 널리 보급됐거든요. 번역을 마쳤다 하더라도 교회에서 금방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성경입니다.

△민영진=제롬이 번역한 라틴어 성경을 두고 아우구스티누스는 형편없는 번역이라 매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000년 이후에나 공인을 받을 수 있었어요. 1611년 출시된 킹제임스 버전도 왕이 학자들을 모아 직접 번역을 주도했지만 결국 40년이 지난 다음에 공인 번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어요. "공동번역성서"와 "표준새번역"이 금방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도 이런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봅니다.

-여전히 한국교회 안에는 성경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젊은 층이 교회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건 아닐까요?

△김정우=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우리에게 나타나셨듯이 성경은 성육신과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예수님이 1세기와 달리 21세기에 오셨다면 현대인으로 나타나셨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경 번역은 당대의 문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성경은 당대의 문화에서 가장 건전하게, 그리고 보편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내용으로 번역돼야 한다고 봅니다. 유의할 점은 성경 말씀을 들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 기성세대라는 것입니다. 기성세대의 문제는 자신의 몸에 맞고 편하기에 언어 독점권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교회도 다음 세대를 위하여 자신의 언어적 독점권을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청조=요즘 세대가 언어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에 지성적으로 많이 갈급해 하거든요. 성경에서 정확하고 다양한 고유어를 많이 썼으면 합니다. 언어적 탁월성이 있을 때 성경이 새롭게 언어 문화를 앞서 나가 과거처럼 새 길을 제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채운=대한성서공회에서 낸 성경 중에 제일 쉬운 것이 "공동번역성서"입니다. 저는 신학교에서 가르칠 때 어떤 것은 공동번역을 읽는 것으로 대치합니다. 그냥 읽으면 되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요. 이 성경은 젊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1970년대 개신교가 지닌 천주교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채택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렇다면 최근 들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성경은 어떻게 바라봐야 합니까?

△김정우=한국형 모델에 있어서 성경은 예배용과 개인 경건을 위한 것, 전도를 위한 것, 성경공부를 위한 것 등으로 구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배용 성경은 개역과 개역개정, 개역개정을 더욱 업그레이드해서 21세기형 개역개정이 나오는 것으로 해서 성경의 통일성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회가 교파적으로 다양하다 보니 최소한 예배용 성경에 있어서는 단일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민영진=개역성경의 전통이 강단에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하나의 성경은 수많은 교단과 교회를 일치시키는 응집력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청년, 유년, 특수 계층 등을 위한 다양한 성경이 나와야 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나오는 성경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민영진=나는 젊은이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대학 기독학생회 같은 데서 "우리가 읽고 받아들일 수 있는 성경을 직접 번역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요즘 영어성경이 얼마나 쉽습니까? 중·고교 학생들도 "우리가 읽을 성경, 우리가 번역하겠습니다"하는 그런 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나채운=굉장히 중요한 지적이라고 봅니다. 요즘 젊은 세대 중에서 신앙도 좋고 어학 공부도 많이 한 인재가 다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성서공회에서 번역을 맡아야 합니다.

△이청조=사실 젊은 층은 그 부분에 대해 전혀 지각이 없습니다. 교회에선 개역개정판 성경을 읽는 것을 당연시하고 그것이 성경의 전체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입니다. 자발적 번역의 움직임이 왜 필요한지 젊은이들이 자각할 수 있도록 충분히 알려주십시오. 제대로만 알려지면 인터넷 등을 통해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봅니다. 또 "공동번역성서"나 "표준새번역" 같이 이미 나와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아 활용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알려주십시오.

△김정우=한국교회가 사용해온 개역성경의 핵심 단어들은 정착이 되어 있기에 문체의 유연성을 갖고 전통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성경번역을 상업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다원화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검증 가능하고 한국교회의 유익을 도모하는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