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나병의 감수 수명과 신앙의 증가 수명
우리 나라의 한센병(나환자) 환자는 전부 격리 수용 되었고, 그 집단 거주지는 거의 전부 기독교 시설이었으며, 불치와 고통과 전염의 극단적인 상황에서 그들의 신앙은 대개 일반 교회 교인들의 신앙보다 간절했습니다. 오늘 나환자들의 질병으로 인한 예상 수명 감소률과 신앙 생활로 인한 기대 수명 증가률을 비교한 자료가 눈에 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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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男)한센인들 수명 더 길다
조호진 기자
2009.05.16
일반인보다 최대 7년 장수 신앙 갖고 절제된 생활 탓
여성의 경우 큰 차이 없어
한센병 환자들이 일반인들보다 더 장수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천형(天刑)이라 여겨져 전남 소록도에 격리 수용되기도 했던 한센병 환자들이 단명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과는 완전히 상반된 연구 결과인 것이다.
서울대 의대 박상철 교수,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팀은 국내 한센병 환자 1만5000여명의 기대 수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남성 한센병 환자들은 일반인 남자보다 최대 7년 가까이 장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수원 아주대에서 열린 "한국노화학회"에서 발표했다. 기대 수명은 조사 당시 연령을 기준으로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예측되는 잔여 기간을 포함한 수명이다.
연구팀이 1995년, 2000년, 2005년 기준으로 조사한 한센병 환자들의 기대 수명은 60세를 기준으로 각각 77.5세, 80.8세, 79.8세였다. 이에 비해 60세를 맞은 일반 남성들의 기대 수명은 각각 76.9세, 78세, 79.7세였다. 남성 한센병 환자들이 일반 남성보다 최대 3년 가까이 더 장수하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이 격차는 연령이 높을수록 더욱 확대됐다. 85세 이상의 연령을 대상으로 기대수명을 동일하게 5년 단위로 조사한 결과 한센병 환자들은 91세, 95.9세, 90.9세의 기대 수명을 보였지만 일반 남성들은 89.3세, 89.5세, 90.2세를 나타냈다. 조영태 교수는 "한센병 환자들이 최대 6.4년 더 장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남성들에게서 나타난 일반인과 한센병 환자와의 기대 수명 격차는 여성에서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여성 한센병 환자들은 일반 여성보다 2000년까지는 최대 3.7년 정도 장수할 것으로 조사됐지만 2005년도에는 오히려 일반 여성이 여자 한센병 환자보다 더 장수할 것으로 파악됐다.
박상철 교수는 "가난 속에 차별받는 삶을 산 한센병 남자 환우들이 일반 남성보다 확연히 더 오래 사는 이유는 그들이 신앙의 힘을 바탕으로 절제된 생활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남성들이 폭음, 흡연 등 무절제한 생활 방식 때문에 한센병 환자들보다 단명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