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고려신대원 과락 선발 - 성경 영어 면접
신대원 입시 120명 정원에 최종92명 합격
코닷
▲ 고려신학대학원 전경
천안시 삼룡동 소재 고려신학대학원(원장 한정건 박사)은 12월 7-9일에 실시한 2011학년도 일반전형(M.Div. 신학석사과정)에서 성경과 영어와 면접 3과목에 과락제를 적용하여 86명을 최종 선발하였다. 특차로 선발한 6명을 포함하면 총 합격자 수는 92명이다. 정원(120명)보다 28명을 적게 뽑은 셈이다. 이번에 적용한 과락 점수는 성경(120점 만점) 50점, 영어(100점 만점) 40점, 면접(70점 만점) 30점 미만이다.
탈락한 28명은 적은 수가 아니다. 교회 후원금으로 재정의 적자를 메워 가는 현실에서 학교 운영에 적잖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 분명한데도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신대원의 입장을 들어 보았다.
▲ 한정건 신대원장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가 2011학년 입시에 과락제를 적용하게 된 목적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첫째, 사역 현장에서 합동과 통합측 목회자들을 포함한 유수한 타 교파의 목회자들과 당당하게 경쟁할만한 영성과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사역자들을 양성하기 위함이며, 둘째, 영성과 지성을 겸비한 사역자를 배출함으로써 알차고 내용 있는 성경적설교사역과 목회사역을 통해 고신교회의 발전을 꾀하기 위함이며, 셋째, 지적인 수준을 높여 신대원의 수업분위기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교회를 향한 지탄의 목소리가 높아진 중요한 요인들 중 하나가 목회자들의 질적 수준의 저하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 교회의 문제는 목회자들의 문제요, 목회자들이 문제는 신학교의 문제"라는 말도 교회 안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교회의 성장이 멈추고 교인 수가 감소함으로써 한국 교회의 미래가 매우 어두운 상황이다. 고려신학대학원이 고신 교회와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영성과 지성과 인품을 갖춘 신실하고 바른 목회자 양성의 문제를 붙들고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2010학년도 입시를 마친 직후 2009년 12월 교수 연수회에서 과락제도를 도입하기로 과감하게 결정하였다.
그 당시 혹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결과가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하였다. 그러할 경우 전도사 수급 문제와 신대원 재정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것이 분명하나, 위기에 직면한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그러한 손실을 감수하자는 결의를 하였다.
2011학년도 입시 결과 혹시나 우려하였던 정원미달 사태가 일어났다. 209명이 응시하였는데 합격자는 86명, 특차 선발 6명을 합하여 120명 정원에 92명이 최종 합격한 것이다. 이 결과를 놓고 교수회가 장시간 토론한 결과 미래의 한국교회를 위해 결단이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공고한 대로 과락을 처리한 것이다.
이 결과 우선적으로 교회의 비판과 우려가 있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고려신학대학원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며, 신대원 지원자들이 분발하여 입시를 준비함으로써 신학도들의 학구적 자세와 성실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선발된 신학도들이 한층 고양된 학업 분위기 속에서 충실하게 신학 수업을 함으로써 장차 알차고 내실 있는 설교 사역과 목회 사역을 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교인들이 영적인 유익과 은혜를 받게 될 것이며 고신 교회가 크게 발전할 것이다. 더 나아가 무자격자들을 선발하는 많은 국내 신학교에 경종을 울림으로써 한국 교회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이다.
한정건 신대원장은 과락제 적용으로 인해 입시에 실패한 수험생들과 가족, 그리고 그들을 추천하여 보낸 교회에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 바라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을 이해하고, 한국교회의 발전을 위한 교수회의 결단을 이해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에 대하여 교단 내외에서 찬반양론이 일어날 것이다. 우선 교단의 지원을 받는 신대원이 경제적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그 결과 교단의 짐이 되리라는 우려가 있을 것이다. 반면 한국 교회 전체에 신선한 충격을 주어 목회자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을 것이다.
이번 조치가 앞으로 신대원 발전에 어떤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2010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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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네티즌 의견
정주채
[2010-12-12]
잘 하셨습니다
찬반 토론이 필요 없는 올바른 결정입니다.
우리가 학교운영 때문에 꼭 정원을 채워야 한다는
"믿음 없는" 정책은 마땅히 버려야 합니다.
천주교 신학교에서는 아주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하며,
정원을 고려하지 않고 자격자만 뽑는다는 원칙을 고수해 온 것은
이미 수백년이 넘은 전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학교경영이라는 지극히 경제논리로
학생들을 뽑아온 학교들이 대부분입니다.
이제 부끄러운 역사를 끝내야 합니다.
대신 교회들이 학교운영을 책임져야 합니다.
신학교는 교회를 위한 교회의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성희찬
[2010-12-11]
환영과 우려, 기대를 가지며
위 소식을 접하며 여러 생각이 교차되었다.
1. 우선 환영할 일이다
성경 뿐 아니라 영어에 과락제를 적용한 것은 분명 신학을 수학할 수 있는 지성을 요구한 것이라 하겠다. 우리는 목사라는 직분에 지성을 요구하는 것이 성경과 신조의 가르침에 합당한 것은 물론이고, 역사의 교훈이라고 본다. 지난 역사에서 신비주의와 행동주의가 주의 교회에 끼친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개혁주의노선은 지난 역사에서 항상 경건과 학문, 성령과 말씀, 성령과 창조세계, 성령과 신학, 성령과 직분, 성령과 교회, 성령과 성례의 이분법에 빠지지 않고 양자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나는 이것을 어거스틴 시대에는 도나투스파와, 종교개혁 당시에는 재세례파와, 지금은 은사운동으로 대변되는 복음주의운동과 구별하려는 작은 시도라고 생각하고 환영한다. 우리의 표준문서인 웨스터민스터 교회정치 (1643년)에서도 목사후보생의 자격 중에서 엄격한 지성을 요구하는 것도 목사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확인하는 일련의 시도일 것이다.
2. 환영과 함께 우려되는 일이 있다
첫째 유례없는 결정을 한 교수들 역시 남다른 각오가 있어야 할 줄 안다. 우리는 신비주의와 행동주의의 폐해 못지않게 주지주의의 폐해를 지난 교회의 역사에서 목도하였다. 교수들이 먼저 학자로서 지성, 목사로서의 경건과 기도, 인격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결정은 학생들과 고신 교회에 우스운 일이 될 수 있다. 귀에 간간히 들리는, 인격과 경건에 관한 교수들의 부정적인 소문은 그야말로 헛소문이기를 바란다.
둘째 영어에 과락점수제를 적용한 것은 백번 잘 하였다고 본다. 고신교회의 장래를 위해서 내린 조치라고 하였다. 그러나 나는 우선순위에서는 그릇되었다고 본다. 정말로 고신교회의 미래를 위한다면 고신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 특별히 적어도 고신교회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터인데, 그렇다면 입시에서 영어 과락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우선 도입되어야 하는 것은 우리 고신교회의 표준문서인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을 중심으로 <우리의 신조와 역사>에 대한 시험 과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우리 교회에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성경 지식과 함께 영어 실력도 중요하지만, <개혁주의신조와 역사>에 대한 지식이다.
3.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결정에 환영과 함께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어찌 한 술에 배부를 수 있겠는가? 따라서 몇 가지 기대를 해 본다.
첫째 교회들이 이번 신대원 교수들의 결연한 결정을 존중할 뿐 아니라, 이를 계기로 신대원을 위해서 공사간에 기도하는 것은 물론이고 재정후원을 더 늘렸으면 한다.
둘째 교회가 보다 신중하게 후보생을 선발하여 당회든 혹은 공동의회에서 추천, 결정하여 신학교에 보내었으면 한다. 결국 이번 입시의 문제는 우리 교회의 현실과 직결된다고 본다. 우리 교회들이 그간 영성과 지성, 경건과 학문의 조화에 바로 섰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교회의 머리이신 주 예수께서 이번 신대원의 결정과 고신교회에 복을 주시기를 기도한다.
안영호
[2010-12-11]
이제 남은 일은?
참 어려운 일을 결정하셨습니다. 앞으로 남은 일은 신대원의 설립 목적을 따라 목사후보생을 양성하는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그 동안 신대원은 과연 설립 목적을 따라 교회가 필요로 하는 목회를 할 목사후보생을 양성해왔는지, 아니면 너무 많은 교수 후보생을 양성해왔는지를 자문하고 신학교 설립 목적을 따라 목회현장이 필요로 하는 목사후보생을 양성해야 할 것입니다.
많이 뽑을 방법은 없는가?
남후수 선교사
▲ 남후수 선교사
Midwest University 선교학 교수
I. 시작하는 말
고려신학대학원이 2011학년도 신입생을 정원보다 28명이나 더 적게 모집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원자가 적어서가 아니라 교육의 질과 목회자의 자질을 향상시키려는 고육지책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교수들의 설명에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 같다. 본고는 이 결정자체의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신학대학원에서 이렇게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될 만한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그 처방은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번 결정의 원인은 보도를 통해서 알려진 것처럼 지원자들의 터무니없이 낮은 수학능력이다. 교수회는 입시에서 과락 제도를 신설하여 성경시험 120점 만점에 50점미만(41.6%), 영어시험 100점 만점에 40점미만(40%), 면접 70점 만점에 30점(42.8%) 미만인 학생들을 불합격 시켰다. 이에 대하여 어떤 분이 지적했듯이 과락은 60%가 통상적인 기준인데 이번 신대원 입학시험 과락은 40-42% 선까지 내려서 적용했다. 만약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60% 선에서 잘랐다고 하면 이번 입학시험의 합격자는 훨씬 더 적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필자는 몇 년 전 초빙교수로 신대원에서 세 학기를 강의한 적이 있다. 그 때 강의하면서 뭔가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적응하기 어려움을 느꼈으나 오랜 선교사 생활로 국내 분위기를 잘 이해하지 못한 탓일 것으로 여기고 넘어갔다. 이번 일로 되짚어보니 바로 위에서 말한 것이 그 원인이었다고 생각되며 그래서 신대원 교수들이 재정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준비된 학생들만 가르치겠다고 결정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왜 우리 신학교에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지 않는가? 사실 지원자는 모두 232명이나 되어 경쟁률로 보아서는 1.93:1이나 되어 신학교 지원자 비율로서는 낮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수한 지원자들이 적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교회와 신학교 양쪽에서 진단하고 처방을 강구해 본다.
II. 교회 쪽의 문제와 처방
신학생들은 교회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교회가 우수한 학생들을 신학교로 보내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 관찰한 바로는 담임 목사가 은퇴나 사임을 하게 되면 그 교회는 청빙위원회를 구성하여 가능하면 후임으로 좋은 목사를 초빙하려고 애쓴다. 그래서 좀 힘 있는 교회는 약한 교회에서 목회하는 좋은 목사를 모셔가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좋은 목사를 모시려는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날을 대비하여 그동안 좋은 목사를 양성하지는 않고 다른 교회가 키워놓은 좋은 목사를 빼앗아 가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이다.
교단 교회에 우수한 젊은이가 이렇게도 적다는 말인가? 물론 우수한 인재들은 다 신학교로 가라는 법은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가능성 있는 목사 지망생들이 이렇게도 적은 것은 교회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교회는 교회안의 우수한 젊은이들을 목회자로 양성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대 한국교회 주일학교가 병들었다는 진단은 여러 곳에서 나온 바 있다. 주일학교 초등부에서 100명이 졸업하면 중등부로 갈 때에 30명이 떨어진다고 한다. 중등부에서 고등부로 옮겨갈 때 또 30명을 세상에 빼앗긴다. 그리고 고등부에서 대학 청년부로 가는 동안에 다시 30명이 탈락하여 마지막에는 10여명만 남는다고 한다. 이 10여 명 중에서 신학교 지원자들이 나오니 목회 지원자 층이 얇을 수밖에 없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그것은 한국교회의 각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신앙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의 출세를 위해서는 새벽부터 학원으로 과외로 열성적이지만 정작 주일에는 피곤하다는 핑계로 예배에도 참석시키지 않는다. 좋은 대학가서 그때 열심히 신앙생활하면 된다고 변명한다. 그러나 대학에서 불신자들이 처음으로 신앙을 가지는 경우는 많지만 중고등 학교 때에 잃어버린 신앙을 대학가서 되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과거 신앙 좋은 집안에서는 목사가 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형제들이 모두 목사가 되는 가정도 많고 대를 이어 목사를 배출하는 가정도 적지 않았다. 목사의 사회적 신분이 낮았고 경제적 소득 또한 평균 이하였지만 하나님의 종이 되는 것을 다른 어떤 높은 직위에 오르는 것보다 귀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초태생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말씀을 따라서 맏아들을 목사로 양육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기도 했다. 이런 전통은 오늘 교회가 다시 배워야할 귀중한 유산이다.
교단 홈페이지 통계에 의하면 우리교단은 목사 2,914명, 시무장로 3,672명, 장립집사 8,036명, 남자 서리집사 35,718명이다. 이들은 모두 한 가정의 가장으로 가족을 거느릴 것이라고 예상하면 모두 50,340 가정이 된다. 이 중에서 20%인 10,000 가정만 맏아들을 주의 종으로 바친다면 매해 120명의 신대원 입학정원을 83년간 공급할 수 있다. 물론 이 계산이 논리적이지는 않더라도 우리에게 목사가 될 만한 인적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은 증명된다.
오늘 교회는 가정 신앙교육을 회복하여 자녀들에게 목사가 되는 것의 높은 가치와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장자를 하나님의 종으로 바치는 영광도 되찾아야 하며 우수한 인재들을 신학교로 보내는 운동도 일으켜야 한다.
III. 신학교 쪽의 문제와 처방
신학교는 교회가 보내는 목사 지망생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곳이다. 교회가 보내는 목사 후보생들이 하나같이 우수하고 잘 다듬어진 옥석들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그래서 지원자가 숫자적으로는 모자람이 없더라도 정원도 못 채우고 마감해야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신학교육을 제대로 해 보고자 하는 신학교의 의욕이 보여 여론도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그러면 이번에 발생한 사태가 전적으로 교회에만 책임이 있고 신학교에는 문제가 없었을까? 세상일은 종합적인 인과관계에서 발생함으로 신학교 쪽에도 개선할 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코람데오닷컴의 이번 신입생 선발 기사 댓글에 두 분이 신학교에 두 가지를 주문했다. 하나는 교수들의 인격과 경건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동안 신학교는 목회자 보다는 교수 후보생 양성에 치우친 것 같다고 한 것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신학교도 할 말이 있겠지만 우선은 경청할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여기서 우리는 다른 면에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 교단 출신 목회자 지망생들은 모두 우리 신학교에 지원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다른 말로 우리 교단 출신 목회자 지망생들 중에 타 교단 신학교를 선호하는 사람은 없으며 혹 그런 분위기는 없는가 하는 점이다. 타 신학교에 우수한 인재들을 뺏기지는 않는가? 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면 타 교단 출신 목회자 지망생들이 우리 신학교에 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가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고신대학교 학부 졸업생들 중 우수한 목회자 후보생이 타 신학교로 지원하여 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도시 교회들 중에 타 교단 출신자를 부 교역자로 청빙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어서 목사 후보생들도 신학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우리 교단 신대원이 수도권으로 이전한 이유 중의 하나도 이런 효과에 대한 기대였다고 들었다. 우리 신학교에서 우수한 교육을 시키면 수도권의 다른 교단 학생들이 많이 지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우리 교단의 순교자적 신앙과 전통을 배우려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올 것을 기대했다고 한다. 신학교 수도권 이전 1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이러한 기대는 무너졌다. 오히려 우수한 학생으로는 정원도 못 채울 형편이 되었다.
우리 교단 출신의 우수한 목회자 지망생들이 타 신학교에 가지 않고 오히려 타 교단의 우수한 목회자 후보생들이 우리 신학교로 오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타 신학교보다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고 양질의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신학교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교수들의 전공분야 연구는 물론이고 교육과 훈련 방법론도 계발해야 한다. 거친 돌이라도 석공이 다듬으면 아름다운 조각품이 되고 하잘것없는 진흙이라도 도공의 손이 닿으면 예쁜 그릇이 되듯이 신학교 교수들은 야생마 같은 신입생들을 잘 길들이는 조련사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물론 교단의 재정적 지원도 해결되어야 하지만 신학교 자체의 노력이 먼저이다.
우리 신학교 졸업생들이 목회 현장이나 선교지에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힘든 문제들 중의 하나는 성령의 능력 사용 혹은 성령의 은사 활용 부분이다. 병 고침은 예수님의 삼중사역 가운데 하나이며 사도행전의 복음전파와 교회성장의 한 중요 요소이다.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사역도 예수님이 행하셨으며 사도행전 선교현장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다. 우리 신학교는 이 문제에 취약하다. 이론신학의 성령론도 중요하지만 선교현장의 능력대결은(power encounter) 사활의 문제이다. 선교사 바울은 이론적인 사람으로 기독교 교리를 체계화시키기도 하였지만 그는 매우 영적인 사람으로 사탄을 쫓아내고, 병을 고치고, 방언을 말하였던 사람이다. 그는 또 그리스도를 위하여 매를 맞고, 감옥에 갇히며, 온갖 수모를 견디는 사람이고 제자들을 위한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이다.
IV. 마치는 말
교단 신학교가 2011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정원에도 못 미치는 준비된 학생만을 선발한 용단을 지지한다. 욕심을 좀 부려서 과락을 60% 선에서 적용했더라면 어떠했을까 생각해본다. 학교, 교회, 응시자 모두들 난리가 났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차라리 한번 그렇게라도 하여 충격요법을 써 보았으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오히려 쉽게 마련되지 않을까도 짐작해본다. 상상은 자유이고 무료라서 끝닿는 데까지 나래를 쳐 본다. 그러나 적게 뽑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많이 뽑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번 신입생 선발로 신학교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기 바라며 교단 교회도 신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크게 관심가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0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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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대한 네티즌 의견
정양호
[2010-12-23]
네가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능력대결"은 사활이 걸린 문제인데
이 방면에 약한 교단 신학교에 좋은 신학교 수급을 위해 이런 충격요법을 제안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도대체 성령의 능력, 능력 대결" 이란 무엇인가?
과연 어떤 종류의 능력 대결이 사활이 걸려 있다는 말인가?
폭발적인 학생수급을 위해 아예 능력도 없는 개혁주의 신학을 내 팽개치고 카리스마틱 신학으로 기울어져 봐야할 필요가 있다는 말인가?
이것이 바로 성경에서 누누히 말하고
또 말하고 또 말하고 또 말하고 있는 말세의 두드러진 특징이 아닌가?
이시대에 소위 "성령의 나타남"을 인위적으로 프로그램화하고, 조작하고 마치 수퍼 파워를 가진양 행세하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물론 남목사님의 위 글에서 건전한 성령의 역사를 코멘트한 것으로 이해하나
저급한 신비주의가 건강한 교회를 송두리째 앗아가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경계해야한다.
이 시대에는
뭔가 인간의 눈치를 살피며(호릴 것이 없나하고) 여기기웃 저기기웃 충격요법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믿는다. 아무 능력이 없는 것 같아 보여도 그냥 묵묵히 살라는 곳에서 살고 죽으라는 곳에서 순종하는 그런 지도자가 긴요하다.
" ...네가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치 아니하였도다."(계3:8)라고
칭찬 받은 계시록의 빌라데비아 신학교가 더욱 그리운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