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의 신학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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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의 신학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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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 "이성구 교수는 고신 신학자로 둘 수 없다(?)"

작성자 최재호


"이성구 교수는 고신 신학자로 둘 수 없다(?)"
54회 고신총회는 이성구 교수의 신학과 고신의 신학 차이가 무엇인지 내놓아야


최재호(cj8412) cj8412@newsnjoy.co.kr [조회수 : 6492]

고려신학대학원 이성구 교수의 신학사상에 대해 제54회 고신총회는 "고신교단의 개혁주의 신학과는 다르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의 강의와 보직을 금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신대원 교수회에 지시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의 목사직을 유지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소속노회에 맡겨 다루게 하고 그 결과를 총회에 보고토록 했다.

과거와 달리 강한 저항 없이 이같은 결론이 도출되는 의외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학위원회의 제출 자료에 교단 안에서 신학적 권위를 인정받는 오병세 교수, 이근삼 교수, 허순길 교수 등의 견해가 제시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먼저 전제로 할 것은 이번 총회에서 이성구 교수에 대해 최초의 문제 제기자는 신대원의 이승미 교수이며, 그가 이 교수의 신학사상 검증을 거론한 근거자료는 기자가 이성구 교수와 행한 인터뷰(2003년 11월 25일)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이승미 교수가 질의한 "자유주의 신학사상의 건"에 대해 신학위원회가 도출해 낸 3인의 원로교수들의 공통적인 견해는, 이성구 교수가 △신학적 자유주의와 진보적 자유주의 신학을 넓게 수용하고 있다 △고신교회가 받은 신앙고백(웨스트민스터 교리표준)을 부정하고 있다 △WCC(세계교회협의회)적 교회일치 운동의 이념을 가졌다 △교단의 존립가치와 정당성을 부인한다 등으로 집약됐다.

"기사가 신학검증의 잣대가 될 수 있는가"



▲ 이성구 교수. 그의 신학사상 논란의 시발점이 된 것은 그의 학위논문이다. 그 결과 그는 지난 50회 총회에서 3년 이내에 아모스 주석을 써내도록 하는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신학자인 이성구 교수의 신학사상이 총회차원의 논란이 된 것은 알려진 대로 그가 교단 일각으로부터 자신의 학위논문인 "아모스 예언에 나타난 선택과 윤리"에서 "신적 영감을 부인하고 행위구원을 주장하며 계시의 역사성을 부인한다. 또 모세의 오경저작설을 부정한다"는 비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정적들에 의한 공세라는 평도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의 신학사상 논란의 시발점이 된 것은 그의 학위논문이다. 그 결과 그는 지난 50회 총회에서 3년 이내에 아모스 주석을 써내도록 하는 결정을 받은 바 있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해부터 이 교수의 신학을 둘러싼 논의는 끊이지 않았고, 급기야 지난 53차 총회는 그의 신학에 대한 검증을 재시도, "자유주의적 경향이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결정을 보는 교단내 당시의 중론은 이 교수의 신학사상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보다도 그가 속한 계파의 "정치적 부침" 탓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의 논문에 직접 접해 본 이는 극소수였으며 대다수의 총대들은 상세한 정황을 알 수도 없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적지 않은 수는 신학적 결정을 할 자질이 없거나 그럴 입장이 아니었다는 것이 객관적인 시각이다.

이 교수가 줄곧 주장해 온 것처럼 객관적인 신학적 토론과정이 없었음은 물론, 다분히 그가 정치계파에 몸담고 있다는 이유에서 "정치적 거세"를 당한 것이라는 데 상당수 교단인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그런데 금년 54차 총회에서는 그의 학위논문에 대한 논란이 쑥 들어가고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인터뷰 기사가 쟁점이 되었던 것이다.

핵심사안은 이 교수가 "사도신경을 고백하면 고백공동체로 수용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한국 장로교회안에 자유주의자가 없다. 사도신경 외의 나머지 고백들은 사변적 신학"이라고 한 대목.

여기에 대해 이 교수 본인은 "이승미 교수가 열거한 주장에 대한 반론"이란 글을 통해 "신학논쟁은 분명한 저술(책,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일정 기준을 갖춘 일반 잡지)등을 근거로 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교수의 논지는 신문기사는 기자의 "관"(觀)이 개입되고 대개의 경우 기자의 주관에 따라 압축되고 절제되기에 전체적인 화자(話者)의 뜻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보여진다.

현 신학교수회를 인정하지 않는 고신교회

신학위원회가 총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이근삼 교수는 "이 교수가 교단의 전통적 신학에 대해 인식하고 "개혁주의 울타리를 벗어나 보았다"고 할지라도 학위를 위해 그들의 방법을 그대로 자신의 것으로 삼았고, 지금도 여전히 자기 것만 옳다하며 "개혁주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이들이 학문적으로 다른 이와 논쟁해보지 못했기에 자신의 논문에 대해 이해가 없다"고 하는 것은 겸손하지 못한 태도이다. 자신이 섬기고 있는 신학이 가진 역사적 객관적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신학적 태도를 다시 가지는 것이 옳다"고 평했다.



▲ 오병세 교수. "이성구 교수의 소명서의 글을 볼 때 그의 주장이 그동안 신대원에서 가르쳐 온 교리의 핵심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는 요소들이 많다".


또 오병세 교수는 "이성구 교수의 소명서의 글을 볼 때 그의 주장이 그동안 신대원에서 가르쳐 온 교리의 핵심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는 요소들이 많다"고 평했고, 허순길 교수는 "이 교수의 신학적 입장, 고백관, 교회관, 교회사관은 전통적 개혁주의 입장을 떠나 있는 신학적 자유주의자임을 보여준다. 또 고신교단의 신앙고백(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을 부정하고 자유주의인 "기장" 등을 용납하는 포용주의적 입장을 가졌다. WCC적 교회일치 운동을 지지하고 1960년 합동사건을 이유로 고신교단 교회의 역사적 존립가치와 당위성을 부인한다"고 평가했다.

이례적으로 교단의 원로신학자들이 나서 이 교수의 신학사상에 대해 상당히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현직에 있는 신대원의 교수회는 배제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현직에 있는 이승미 교수나 최덕성 교수가 견해를 밝혔으나 이 교수는 문제제기한 당사자이고보면 분명 개인의 견해 표명이지, 교수회의 집약된 견해표명과는 다르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오래전에 은퇴한 노교수들에게 신학적 견해를 물었다는 것은 얼핏 원로신학자들의 권위를 존중해 문제를 풀어본다는 의미로 보이지만, 다르게 보면 현재의 신대원 교수들의 신학적 견해와 권위를 교회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교단의 신학적 논쟁에 참여할 수 없고 그 권위도 존중받지 못하는 신학교수회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사실 지난 총회에서 한진환 신대원장이 "이 교수의 신학논문이 개혁주의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는 좋은 논문"이란 교수회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총회는 이같은 원장의 말을 존중하지 않았다.

신학자회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교회가 잘못인지 교회로부터 권위를 존중받지 못하는 신학자들이 잘못인지 살펴보아야겠으나 고신교단은 분명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는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남은 고신 신학자들의 과제

이제 총회의 결정과 권위를 존중한다면 이성구 교수가 강의와 보직을 맡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가 소명서에서 밝힌 것처럼 제대로 신학적 토론과정을 통하지 않았을 수 있고 교회의 교사들인 교수회의 집약된 의견과 다른 결정이 나왔으나 그것이 교회의 뜻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일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되는 몇몇 목사 그룹들과 거기에 자의든 타의든 함께 동참한 신학자들은 이제 큰 부담을 안게 됐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먼저 이성구 교수의 신학이 고신의 신학과 다르다면 과연 고신의 신학이 무엇인지를 교단교회와 한국교회 앞에 내어 놓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정통 개혁주의 신학을 부르짖어 온 고신교회가 해야 할 의무이며 이 교수의 신학을 정죄한 이들이 가야 할 마땅한 길인 것이다. 교단 안의 상당수가 이 교수의 신학에 대해 지지와 공감을 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동시에 몇몇 신학자와 신학위원회는 "한국교회가 좌경화의 기로에 서 있다"고 규정했는데 이를 "직시"하고 "우려"하는 고신교단은 이에 대해 어떤 노력으로 보편교회를 바르게 세워갈 것인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 교단내의 지도급을 자임하는 몇몇 인사들이 이미 개입되어 온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운동에 있어서 무엇이 고신의 공식적인 입장인지를 천명해야 한다. 그동안 실무를 담당해 온 이성구 교수의 신학이 고신과 다르기 때문에 이제 연합운동을 그쳐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 "자유주의" 교회들이 함께 하는 연합운동과 다른 또 다른 연합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신학자들의 견해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과거 이 같은 연합운동에 적극 동참해 온 수많은 교단인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 것인지 분명한 선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 교수의 신학사상이 잘못이라고 규정한 이들은 동시에 자신들에게 지워진 과제를 충실히 감당해 내어야 한다. 또 이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그 권위가 땅바닥에 떨어진 신학교수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스스로 권위를 세우고 교회의 교사로서 부름에 충실한 길을 갈 수 있을지, 또 교단교회를 유익하게 할 것인지 현명한 판단과 용기 있는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고신은 과거 뼈아픈 기억대로 "고신은 사람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에서 여전히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셈이 되고 말 것이다.



2004년 09월 25일 14:4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