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10 년만에 또 새로운 찬송가
찬송가 또 찍는 이유
<21세기 찬송가> 새로 내고 585억 원 매출…몇 사람이 1년 만에 "뚝딱"
데스크 승인 2012.08.21 16:10:07
김은실 (raindrops89)
찬송가에 대한 권리를 두고 출판사와 단체가 6년째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교인들은 이해 당사자들의 주장만 반복해 들어야 했다. 사건의 경과와 본질은 가려졌다. 교인들이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찬송가 기획 기사를 마련한 이유다. 연재는 총 3회에 걸쳐, 사건의 흐름, 원인, 손해 등을 다룰 예정이다. - 편집자
585억 원. <통일찬송가> 대신 <21세기 찬송가>를 새로 찍어내자, 2007년 4월부터 2008년 3월까지 1년간 성경·찬송 합본이 올린 판매 수익 추정치다. 이 기간에 팔린 찬송가는 390만 권. <21세기 찬송가>가 처음 나온 해라서 다른 때보다 많이 팔렸다. 평균 판매가를 2만 5000원으로 잡고, 출판사가 판매가의 60% 수준인 1만 5천 원에 서점으로 넘기는 것을 고려해 계산했다.
찬송가공회는 매출액의 5~6%를 인세로 받는다. 390만 권이 팔린 해에는 29억 9800만 원을 벌었다. 찬송가를 판매하는 6개 출판사, 대한기독교서회(서회)·예장출판사(예장)·두란노·아가페·성서원·생명의말씀사가 똑같이 수익을 올렸다고 단순 가정하면, 한 출판사에서 97억 5천만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찬송가는 매년 100만~150만 부 정도 팔린다. <통일 찬송가> 보급이 완료되고 <21세기 찬송가>가 나오기 전인 2000년에도 95만 부가 팔렸다. 6개 출판사가 성경·찬송 합본을 1년에 20만 부씩 판다고 가정할 때 한 출판사당 매년 30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실제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서회는 2011년 예상한 수입보다 59억 900만 원을 적게 벌었는데, 서회의 "2012년 예산안 설명서"를 보면 "찬송가 판매 중단과 판매 저하"를 수입이 줄어든 이유로 꼽는다. 찬송가공회도 매년 7억 원 정도의 인세를 거둔다.
게다가 찬송가 수요는 쉽게 만들 수 있다. "생각해 보라, 담임목사가 "이제부터는 새 찬송가를 쓰자"고 말하면 바꾸지 않을 교인이 있을까." 한 전직 찬송가 유통업자는 <21세기 찬송가>가 거의 보급됐고, <21세기 찬송가> 재고량이 100만 부 이상이 되어도 새로 나오는 찬송가는 충분히 팔린다고 봤다. 새 찬송가 발간에 동참한 예장합동·감리회·성결교·침례교 등 주요 교단이 총회에서 새 찬송가 사용을 결의하면 상당한 판매량이 예상된다. "돈" 때문에 찬송가를 새로 만드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는 배경이다.
▲ 찬송가는 매년 100만 부 이상 안정적으로 팔린다. 덕분에 찬송가를 파는 출판사는 매년 30억 원가량, 찬송가공회는 7억 원 정도를 번다. ⓒ뉴스앤조이 유영
"이권 다툼 아니다" vs "성급한 발간 의도 믿기 어렵다"
새 찬송가 만들기에 나선 비법인찬송가공회(비법인공회)와 서회, 예장은 찬송가 발간이 돈 문제라는 해석을 불쾌해한다. 강승진 비법인공회 총무는 "찬송가 발간을 이권 다툼으로 볼 수 없다. <21세기 찬송가>를 더 쓸 수 없는 사정 탓에 어쩔 수 없이 새로 찬송가를 만들고 있다"고 항변했다. 김용도 비법인공회 공동회장은 "찬송가를 사야 하는 교인들과 교회 부담을 더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논의 중이다.
비법인공회 인사들이 해명해도 돈을 벌기 위해 졸속으로 찬송가를 만든다는 비판은 이어진다. 찬송가 제작 과정이 너무 성급하다는 것이다. 비법인공회는 지난해 8월 경 찬송가 편집을 시작해 올해 7월 초 편집을 마쳤다. 그 뒤 찬송가공회 위원들과 전문위원들이 7월 9일부터 12일 3박 4일간 제주도에 모여 편집한 내용을 살폈다. 장로교 총회가 열리는 9월 전에는 감수를 받고 각 교단 총회에 보낼 가제본을 만들 계획이다. 감수는 찬송가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어서 돌아오오" 등을 작곡하고 최근에는 "오페라 손양원"을 작곡한 박재훈 목사(큰빛장로교회)가 한다.
지난해 찬송가 사태 관련 포럼을 개최하는 등 찬송가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임광빈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직전 상임의장은 "공론화 과정 없이 몇몇 인사와 교단이 찬송가를 좌우한다는 인상을 준다"며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새로 찬송가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찬송가는 상당한 기간 전문적으로 연구해서 만들어야 하는데, 불과 1년여에 걸쳐 만든 찬송가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새 찬송가 발간 측(비법인공회·예장·서회)은 연구 결과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주장한다. 이번 찬송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이천진 목사(궁정교회)는 "찬송가 전문가들이 신학적인 검토를 거쳐 찬송가를 편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새 찬송가에는 오랜 기간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예배와 교회력에 맞춰 찬송가를 배열했다고 강조했다. 새 찬송가 600곡 중 3분의 2정도가 <통일 찬송가>와 같은 곡으로 채워져 다시 <통일 찬송가>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교인들이 많이 부르는 찬송가 위주로 정리해서 그렇다"고 답했다.
▲ 비법인공회는 올해 7월 3박 4일간 찬송가 검토 회의를 했다. 그러나 어떤 누가 참석해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사진은 제주도 회의에 참석한 비법인공회위원들. (사진 제공 비법인공회)
그러나 편집위원 구성부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 찬송가 편집에는 이 목사와 전희준 장로(신촌교회), 주성희 교수(총신대), 신소섭 목사(성도교회)가 참여했다. 주 교수와 신 목사는 뒤늦게 합류해 이 목사와 전 장로가 편집을 주도했다. 문성모 서울장신대 총장은 "한국교회가 사용하는 찬송가라면 모든 교단이 편집위원을 한 명씩 파송해서 편집위원회를 구성하고 편집 작업을 해야 한다. 이번 찬송가는 사실상 감리회와 성결교 두 사람(이 목사와 전 장로)이 만든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7월 제주도에서 열렸다는 찬송가 검토 회의에는 누가 참석해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한 적이 없다.
법인찬송가공회(법인공회)를 비판하며 탄생한 비법인공회가 제도적 보완을 하지 않고 찬송가 만들기에만 혈안이 된 것도 문제다. 법인공회는 불투명한 재정과 외부의 감시·감독을 받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비법인공회는 정관이나 제도 개선을 발표한 적이 없다. 오히려 아직 나오지도 않은 찬송가 수익금 분배를 두고 교단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저작권료와 소송 탓에 새로 찬송가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는 새 찬송가 발간 측의 주장보다 "찬송가에 대한 철학 없이 그냥 일단 여기저기서 모아 짜깁기할까 걱정된다"는 문 총장의 우려가 와 닿는 까닭이다.
>> " 님이 쓰신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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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회만 빼놓고는 "통일 찬송가"를 사용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공회는 통일찬송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사이비라는 말까지 들으며 교인과 교회들까지도 많이 잃었습니다. 통일찬송가의 내막이 공개 되었습니다. 역시 돈이었습니다. 통일찬송가의 수정판 또는 증보판에 해당하는 21세기 찬송가와 오늘까지 일어 난 일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공회 찬송가의 보배성을 한껏 돋보이게 한 보도입니다. - 행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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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송가 망친 "찬송가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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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 동안 계속된 찬송가 사태 정리…100억 규모 매출에 눈먼 단체와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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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승인 201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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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실 (raindrops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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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송가에 대한 권리를 두고 출판사와 단체가 6년째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교인들은 이해 당사자들의 주장만 반복해 들어야 했다. 사건의 경과와 본질은 가려졌다. 교인들이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찬송가 기획 기사를 마련한 이유다. 연재는 총 3회에 걸쳐, 사건의 흐름, 원인, 손해 등을 다룰 예정이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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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송을 부르면 가슴이 뜨겁지만 찬송가를 보면 머리가 뜨겁다. 찬송가를 둘러싸고 두 개의 찬송가공회와 여러 출판사들이 5년째 법원을 들락거리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탓이다. 다툼이 길어지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대다수 교인은 찬송가 사태의 과거와 현재, 원인과 결과를 알지 못한다. 그 사이 6년 만에 찬송가를 다시 사야 할지도 모르는 형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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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시작은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0년대까지 한국교회는 세 종류의 찬송가, <합동 찬송가>·<새 찬송가>·<개편 찬송가>를 사용했다. 그러다 당시 한국 개신교가 100년을 맞이하면서 연합 예배와 대규모 집회 등이 늘었고, 찬송가를 통일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그 결과물로 1983년 <통일 찬송가>가 탄생했다. 찬송가공회는 <통일 찬송가>를 관리하기 위해 기존 찬송가를 가지고 있던 한국찬송가위원회와 새찬송가위원회가 1981년 손잡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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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래 "합동찬송가"와 "새찬송가"로 분리
: 한국찬송가위원회 (통합, 기장, 기성, 기침, 기감, 고신)
: 새찬송가 위원회 (합동, 루터,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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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찬송가공회로 통합(198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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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법인 설립 강행(충남,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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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비법인찬송가공회"와 "법인찬송가공회"로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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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교회 찬송가 일치를 위해 1981년 탄생한 찬송가공회는 이권 다툼에 다시 둘로 나뉘었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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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송가 통일은 한국교회 연합에 보탬이 됐고, 찬송가공회에는 보물이 됐다. 이러한 순기능 이면에는 심각한 역기능도 달고 있었다. 찬송가 판매로 얻은 수익금 분배가 문제였다. 찬송가 한 권 가격은 보통 1만 5000원~2만 원으로 잡고, 연 판매량을 100만 부 정도로 추산한다. 책 한 권에서 생기는 이익금 규모가 100억 원, 혹은 그 이상에 달하는 셈. 찬송가 한 권당 5~6%의 인세를 챙기는 찬송가공회는 재정 사용 내용을 감췄고, 수익 규모를 본 출판사들은 찬송가 출판에 부나방처럼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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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움은 출판사들 사이에서 먼저 벌어졌다. <통일 찬송가>를 두고 1991년 한 번 투덕대더니, <21세기 찬송가>를 두고 2006년 대판 붙었다. 당시 대한기독교서회(서회)와 예장출판사(예장)은 독점 출판을 원했고, 두란노·생명의말씀사·성서원·아가페 등 4개 출판사가 반대했다. 찬송가공회는 처음에 서회·예장과 독점 계약했다가 2006년 4개 출판사와도 몰래 계약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서회와 예장은 찬송가공회와 4개 출판사를 상대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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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송가공회는 방만한 재정 운영과 탈세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끄러워졌다. 지난 2004년 찬송가공회가 출판사로부터 9억 2000만 원의 인세를 받았으면서 교단에는 배당금으로 1억 5000만 원씩 주고, 회의비와 교통비로 약 1억 원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2007년에는 수입이 30억 원 가까이 되었지만, 구체적인 수입·지출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금을 탈루해 국세청으로부터 8억 500만 원을 추징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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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큰돈 쓰는 재미에 빠진 찬송가공회는 2008년 큰 파열음을 낸다. 비밀리에 충남도청에 법인 등록한 것이다. 한국·새찬송가위원회는 찬송가공회가 불법적인 법인화로 위원회의 손에서 벗어나려 한다고 성토했다. 찬송가공회는 적법한 절차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양 위원회는 법인 취소를 요구하며 싸우다 2011년 비법인찬송가공회(비법인공회)를 공식 발족하기에 이른다. 법인 등록의 적법 여부도 법원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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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법인공회, 예장서회 - "법인공회는 불법이며 찬송가 재산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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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측 사이의 이권은 찬송가 연 매출 100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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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공회, 두란노, 생명의말씀사 - "법인은 적법, 찬송가 재산권은 우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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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송가에 대한 권리를 두고 비법인공회, 예장, 서회가 한배를 탔고, 법인공회와 두란노, 생명의말씀사, 아가페, 성서원이 같은 배를 탔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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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들과 찬송가공회, 비법인공회 사이의 법적 공방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찬송가 사태는 풀기 어려운 엉킨 실타래가 되었다. 어지러운 소송을 거칠게 정리하면 이렇다. 예장·서회와 비법인공회는 찬송가공회가 불법으로 법인화했으며, 찬송가에 대한 권리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찬송가공회는 두란노·생명의말씀사·성서원·아가페와 함께 법인화의 적법성과 찬송가에 대한 권리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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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는 두 가지 중요한 소송이 진행 중이다. <21세기 찬송가>의 출판권에 대한 소송이 대법원에 가 있고, 올해 5월 충남도청이 내린 찬송가공회 법인 취소의 적절성이 행정소송 중이다. 이 와중에 비법인공회와 예장·서회는 새로운 찬송가 발간을 타개책으로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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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를 데우는 찬송가 사태의 현상은 복잡하나 원인은 간단하다. "찬송가 장사"가 하고 싶은 이들의 욕망이 그것. 사태의 결과는? 교인과 한국교회 지갑만 털렸고, 계속 털리게 된다는 것이다. 찬송가를 만드는 이들, 제작 판매하는 이들의 행태를 보노라면, 찬송가 부르지 말자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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