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교 분포 및 이동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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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종교 분포 및 이동 상황


[시론] 한국 종교 지형 분석

신기영( 종교사회학 박사·지구촌고등학교 교장)

<기독신문>은 6월 8일자에서 한국갤럽이 조사한 한국 종교지형(1984-2004)의 일부 결과를 간략히 소개하였다. 이 글에서는 지난 1984년, 1989년, 1997년의 관련 자료를 종합하여 2004년도 결과에 대한 이해를 먼저 정립하고 그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우선 본지에서 초점을 둔 종교지형의 영역들 각각에 대한 자료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본다.

첫째, 2004년도에 한국 인구의 53.5%가 종교인이다. 이는 1984년도의 43.8%, 1989년도의 49.0%, 1997년도의 46.9%를 생각할 때, 종교인구의 증가 추세를 역력히 보여준다.

둘째, 2004년도에는 이전의 종교로부터 현재의 종교로 개종한 종교인들 가운데 45.5%가 개신교로부터 개종했다. 개신교로부터 타종교로의 개종율이 1984년도에는 47.5%, 1989년도는 50.0%, 1997년도는 58.4%였음을 고려한다면, 개신교로부터 타종교로의 개종은 1997년 이후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2004년도에 타종교로의 개종율이 불교와 천주교는 각각 34.4%와 14.9%에 머문 것을 본다면 개신교의 45.5%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셋째, 위 4개년 각각에 대한 개신교와 불교의 신도수 증감을 비교해보면, 17.2%(개)/18.8%(불), 19.2%(개)/ 20.9%(불), 20.3%(개)/18.3%(불), 21.4%(개)/24.4%(불)로, 1997년도에 개신교 신도수가 불교 신도수보다 총인구의 2%정도 많았지만, 2004년도에는 3% 적어졌다.

넷째, 4개년의 조사결과에서 종교적 헌신도(종교의례참여, 기도, 헌납, 성경 읽기 빈도 등)는 개신교인들이 타종교, 특히 불교보다 높은 것이 여전히 발견되었다.

다섯째, 2004년도 조사에서 처음으로 첨가한 항목으로 비종교인의 호감 종교의 순서는 불교가 37.4%, 천주교는 17% 그리고 개신교는 12.3%으로 나타났다. 즉 비종교인은 개신교에 대해 가장 낮은 호감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정리된 자료에서 도출할 수 있는 흥미로운 질문을 다음의 세 가지로 축약해서 종교사회학적으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첫째, 왜 개신교로부터 타종교로 개종하는 비율이 타종교로부터의 개종보다 1984년 이후 계속적으로 가장 높은가? 그리고 1997년에서 2004년 사이에 현격히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론적으로 개종은 새 삶에 대한 욕구가 어떤 주요 사건에 의해 촉발될 때 사람은 익숙한 종교를 향해 일어난다. 2004년 조사결과를 볼 때, 개신교로 개종한 사람의 이전 종교가 불교인 경우가 70.0%이고 불교로 개종한 사람의 이전 종교가 개신교인 경우가 78.9%이기에, 한번 종교를 가졌던 종교인에게는 특별히 삶에 깊이 문화화된 전통종교의 선호가 개종에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개신교로부터 타종교로의 개종은 개신교가 타종교로 개종한 사람의 ‘새 삶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스스로 감당키 어려운 사건이 일어날 때 생긴 것으로 설명된다. 개종자 개인의 요인으로는 기독신앙이 인격에 뿌리 내려 그 욕구를 충족시켜줄 정도까지 성장되지 못한 상태를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교회적 요인으로는 신앙의 인격화로 그 사람을 동기 부여하는 성숙된 교인과의 접촉 그리고 문화적으로 적실한 양식을 입은 생명의 메시지를 적절한 기간 내에 매개하거나 전하지 못했다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둘째, 왜 1984년에서 1997년까지 개신교는 최고의 신도수를 보였다가 2004년에 와서는 불교에 비해 그 신도수가 상대적으로 작아졌을까? 여기서 증가된 신도수는 개신교와 불교의 기존 신도간의 상호이동(개종)보다는 - 비록 이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겠지만, 이미 위에서 다루었기에 - 비종교인과 그 외 종교들로부터 개종한 신자들에 초점을 두고 분석해보고자 한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개신교보다 불교를 선호하게 하였을까? 여기에는 개신교가 보여준 부정적 인상과 불교가 보여준 긍정적인 인상을 생각해볼 수 있다. 1997년에서 2004년 사이에 개신교의 가장 큰 대사회적 인상은 대형교회에서의 세습과 교회 내분으로 인한 치열한 소송 등으로 굳어졌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 발발에 대한 개신교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신중하지 못한 친미적 입장 표명은 개신교 지도자들에게 걸었던 기대를 무너뜨렸다. 반면에 불교는 1980년대부터 서구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동양종교성 추구와 그 관련 운동들이 서구의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한국으로 전파되면서 그 종교적 가치가 더욱 강화되었다.

셋째, 왜 개신교인은 가장 높은 종교적 헌신도를 보이면서 비종교인에게는 가장 낮은 호감을 얻는가? 이 조사에서 종교적 헌신도는 종교의례 참여율, 기도 실천 빈도, 경전 읽는 빈도, 헌금 이행율 등으로 측정했다. 여기서 필자는 종교적 헌신이 이런 의례적인 요소들로 충분히 나타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진다. 왜냐하면 이런 요소들은 종교인의 종교제도 내적인 활동이기에 비종교인의 눈에는 쉽게 관찰되어지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필자는 종교인에 대한 비종교인의 호감은 종교인과 비종교인이 공유하고 있는 일상생활과 민족적 과제와 국가적 문제 속에서 찾아져야 한다고 본다. 필자는 한국의 비기독교인들의 눈과 마음을 얻는 한 비결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온 국민과 민족이 관심을 가지는 문제에 일상의 섬김으로 참여하되,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전혀 응당한 댓가를 얻을 수 없는 ‘바보스러운 일’, 특별히 받은 은혜를 되돌려 줄 수 없는 ‘작은 자들’을 섬기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다. 사람들은 비록 자신은 희생을 감수하며 뛰어 들지 못하지만 그런 작은 일을 묵묵히 행하고 있는 기독인과 단체를 볼 때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런 작은 일상의 실천들이 우리 가운데서 일어난다면, 비종교인의 개신교에 대한 호감은 분명히 높아질 것으로 본다.

기자 등록일 200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