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룡 기념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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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룡 기념강좌


제2회 죽산기념강좌 19일 개최 / “박형룡을 보면 한국 장로교가 보인다”


장동민·이상규·서철원 교수 강연…“한국 장로교회 신학 기초 세운 인물” 공감 “기독교 진리 수호에 반평생 바쳐…근본주의자 대부로 후세에 각인 아쉬워”

‘박형룡’을 보니 한국 보수 장로교회가 보였다. 오늘의 우리는 ‘죽산’이 이룩한 만큼 자랑스럽고 그에게서 아쉬운 것만큼 부족하다. 5월 19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죽산기념강좌에서 세 강연자가 보여준 죽산 박형룡과 오늘 한국 보수 장로교회의 모습은 놀랍도록 닮은꼴이었다.

박형룡 신학 연구 전문가 장동민 천안대학교 교수는 “박형룡의 삶은 근대주의와 자유주의의 도전으로부터 한국의 복음주의 기독교를 확립하고 이를 수호하려 한 인생이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회사가 이상규 고신대학교 교수는 “박형룡은 한국 장로교 신학의 정초를 놓은 인물이자 장로교 신학의 보수주의적 전통을 엮어간 인물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의신학자 서철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장은 “박형룡의 신학작업은 정통신학을 변호하는 신학자로서 정통신학에 반하는 신학과 모든 현대 신학에 대해 그 시비를 가리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형룡의 신학적 전기’를 발표한 장 교수, ‘박형룡의 교회사적 의의’를 발표한 이 교수, ‘박형룡의 개혁신학’을 발표한 서 교수 모두, 죽산 박형룡을 오늘의 한국 정통 장로교회 신학에 초석을 놓은 인물로 평가하는 데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강좌에서 세 강연자는 박형룡에게서 남는 아쉬움들을 지적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장동민 박사는 이날 첫 발표자로 나서 “급변하는 사상의 전장의 최전선에서 싸워야 했던 학자요 목사요 신학자요 교회 정치의 중심인물이면서, 오류와 죄의 가능성을 가진 한 인간인” 박형룡을, 그의 시대와 삶에서 그의 신학을 따로 떼어내지 않은 ‘신학적 전기’로 조명해 냈다.

장 박사는 특히 “그가 나머지 반생을 기독교의 진리를 이단과 자유주의의 공격으로부터 수호하기 위하여 바치느라” 그 스스로 “한국 기독교의 풍성한 발전 가능성”으로 전망했던 여러 신학적 의제들을 발전시키지 못한 채 반지성주의적이고, 사회윤리에 무관심하고, 반교회연합적인 “근본주의자의 대부로 후세에 각인된 것”을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일제강점기 “불온한” 설교를 해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사회참여에 대하여 젊었을 때부터 상당히 열려 있던” 박형룡이 후기에 사회참여를 비판하고 개인윤리에만 치우치게 된 것은 “사회참여를 독점한 자유주의와의 대결을 거치면서 형성된 그들에 대한 반작용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박형룡이 전망했던 그 ‘가능성들’의 하나로, 이날 장 박사는 ‘성경적 규범에 근거한 사회참여 윤리의 계발 가능성’을 오늘 한국 장로교회에 제안했다.

이상규 교수는 조선신학교의 김재준, 고려신학교의 한상동, 그리고 한경직으로 대표되는 각 시기의 대립 집단들과의 역학 관계 속에서 당시 박형룡이 보인 비타협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그에게도 한국 장로교회의 세 차례 분열에 대해서는 일부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970년대 이후 박형룡이 한국 사회의 민주화 운동에 대해 “적극적 무관심”을 보인 것에 대해서도 “당시 한국 사회 현실에 대해 적극적 참여를 보여준 김재준에 대한 심리적 반감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그와 합동교단의 목소리를 민주화 운동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 교수는 또한 유럽 개혁주의 전통에 대해 박형룡은 “상대적 무관심을 보였다”며, 그 결과 “보수신학 자체의 발전적 논의를 인정하지 않고 일반은총에 대한 이해와 문화 변혁적 이해를 심어주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서철원 교수는 성경무오를 한국 교회의 신학 전통으로 확립하고 벌코프의 조직신학 번역을 통해 화란 개혁주의 신학 전통을 한국에 소개한 박형룡의 신학적 업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종말론에 있어서는 박형룡이 개혁신학 전통을 따르지 않고 선교사들에게서 배운 역사적 전천년설을 견지하고 통속적 신앙을 받아들여 한국에 세대주의 종말론이 세워지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제2회 죽산기념강좌에서 강연자들이 진지하게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자 김지찬 교수, 서철원 교수, 이상규 교수, 장동민 교수.)

김은홍 기자 등록일 2005-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