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폴리캅
사도 교부 중 뛰어난 행적 166년 경 화형당해 순교
사도요한의 제자, 서머나의 감독, 그리고 이레니우스와 파피아스(Papias)의 스승이었던 폴리캅(Polycarp)은 사도 교부들 중 가장 뛰어난 분들 중 한 분이다. 이그나티우스와 함께 사도요한의 제자였던 그는 순교의 길을 향해 로마로 압송당하고 있는 동역자 이그나티우스를 보고 다가가 묶여 있던 사슬에 입을 맞추기도 하였다. 그러자 이그나티우스는 폴리캅에게 자신이 맡고 있던 안디옥 교회를 보살펴 달라고 부탁하면서, 서신을 쓸 수 있는 적절한 기회를 가질 수 없었기에 아시아 교회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글을 써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그리하여 폴리캅은 빌립보인들에게 서신을 썼다. 현존하는 이 서신은 제롬에 의하면, 공개적으로 아시아 교회에 읽혀졌다고 한다.
로마제국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61-180)와 루키우스 베루스(161-166)의 치리 6년, 아시아의 집정관 스타티우스 쿠아드라투스는 아시아에 잔인한 핍박을 시행했다. 시저에게 희생제 드리기를 거부했던 신실한 자들은 창자가 밖으로 나올 때까지 맞으며 찢겨 죽었다. 그들의 처절하게 신음소리를 내며 고문당하는 것을 보고 구경꾼들조차도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자신들의 얼굴을 가렸다고 한다. 이 신실한 자들의 순교 중 폴리캅의 순교를 우리는 결코 빼놓을 수 없다.
폴리캅은 목숨의 위협을 받았던 어느 소년에 의해 고발되어 체포되었다. 검거되어 구경꾼들이 모여 있는 경기장 앞에 들어서자마자 하늘에서 이러한 음성을 그에게 들렸다. “폴리캅, 용기를 가져라. 그리고 담대히 행하라.”
이 말은 1500년 후 청교도 혁명기간(1640-1648) 로마가톨릭인들에게 핍박을 받고 순교한 라티머와 리들리에게도 그대로 울려 퍼지게 된다. 라티머는 화형장소에 이르자 옆에 서 있는 리들리에게 말했다. “용기를 가지세요. 형제 리들리! 남자답게 행합시다. 오늘 우리는 영국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위대한 촛불을 밝힐 것입니다. 결코 꺼지지 않을 것으로 나는 믿습니다.”
한편 폴리캅이 총독 앞에 끌려오자 총독은 시저에게 충성하고 그리스도를 포기할 것을 맹세하라고 명했다. 하지만 폴리캅은 이에 굴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리스도를 86년 간 섬겼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결코 나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았고 선으로 행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러한 나의 왕과 그리스도를 내가 저주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시저에게 충성할 것을 나에게 명한다고 하면 이러한 나의 단호한 고백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당신이 정말 기독교를 배우기 원한다면 시간을 내어 저의 말을 경청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이 말을 들은 총독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어떤 이들은 사자를 풀어 놓거나 화형에 처할 것을 요구했다. 장작더미를 여기저기서 가지고 와서 쌓아놓았다. 장작더미가 쌓이자 폴리캅은 겉옷을 벗고, 허리띠를 풀고, 그리고 신발을 벗었다. 쌓여있는 장작더미 가운데로 묶인 채로 그는 들어갔다. 집행관들은 그를 말뚝에 못 박아 화형을 고통을 적게 받도록 하려 하자 폴리캅은 그들에게 말했다. “지금의 모습 이대로 고통을 받도록 해주십시오. 그분께서 이 불길을 견딜 수 있도록 나에게 은혜를 베푸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기도했다. “오 전능하신 주 하나님, 당신의 거룩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천사들, 권세자들, 그리고 모든 피조물들의 하나님, 그리고 여기 있는 모든 자들의 하나님, 이 시간 저에게 선을 베푸셔서 당신을 높이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수많은 순교자들의 반열에 들도록 하옵시고, 그리스도의 쓴잔을 마시게 하셔서 영원한 부활에 이르도록 하옵소서. 거룩한 성령의 도우심을 비옵니다. 화목제로 당신께 드려지기를 원합니다. 오 신실하신 하나님, 저에게 행하신 모든 일들을 통해 당신을 찬양하며, 당신께 영광을 돌립니다. 영원한 제사장이신 당신에게 무궁한 영광을 돌리옵니다. 영광이 세세토록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 이때가 166년경이었다.
(화형 당하는 폴리캅)
김은홍 기자 등록일 2005-05-13
[기독교회고전2000년 - 제3회 순교자 폴리캅의 ‘빌립보 서신’] 구속자 하나님 향한 열정의 고백
하나님께 복종함으로 일어난 영적 기쁨·자선으로 서신 시작 성경의 계명·그리스도 영광 나타낼 집사·장로 임무 전해
폴리캅의 ‘빌립보 서신’에는 그의 사도적 정신, 심오한 겸손, 완전한 온유, 불타는 자선, 그리고 거룩한 열정이 잘 담겨있다.
서신은 하나님께 개종하므로 일어난 영적 기쁨과 자선으로 시작한다. 하나님의 사랑에 감화된 그의 신앙을 우리는 서신을 통해 잘 볼 수 있다. 동시에 이단에 대한 그의 증오심은 신실한 자들을 보호하려는 그의 목회적 심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그리스도는 참으로 사람이 되셨다는 것, 죄인들을 위해 죽으셨고, 그리고 부활하신 분이심을 확고히 증거 했다. 우리의 신적 구속자는 자비가 풍성하실 뿐만 아니라 겸손과 애정이 한이 없다. 그는 영광중에 재림하실 것임을 아울러 밝혔다. 그는 그리스도께서 신적 사랑을 우리들에게 가장 잘 나타내신 분으로 묘사하고 있다. 진리 안에 걷기 위해서는 그의 계명들을 지켜야한다고 권한다.
모두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그의 서신의 5장과 6장을 소개한다. 5장은 집사의 임무, 6장은 장로의 임무를 말하고 있다.
제5장
“하나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않으신다는 것을 아는 것이 그분의 계명과 영광에 따라 살아가는 데 필수적입니다. 이와 같이 집사들은 그분의 의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어야 합니다. 그들은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종이지 결코 사람들의 종이 아닙니다. 그들은 중상모략을 일삼는 자들, 일구이언하는 자들, 돈을 사랑하는 자들이 아닙니다. 모든 것에 온유하며, 자비롭고, 근면하고, 모든 자들의 종이신 우리 주님의 진리를 따라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만일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그분을 기쁘시게 하면, 우리는 미래 세계를 받을 것입니다. 그분은 죽은 자들 가운데서 우리를 살리실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우리가 그분의 말씀에 따라 살고 그분을 믿는다면, 우리는 그분과 더불어 왕 노릇 할 것입니다.
이처럼 젊은 사람들은 모든 것에서 부끄러움이 없이 행하시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순결하며 자신을 모든 사악한 것에서 멀리하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세상에 있는 모든 욕망을 떨쳐버려야 합니다. 모든 욕망은 영을 거스릅니다. 간음하는 자들, 나약한 자들, 학대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결코 유업 받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것에서 금욕하는 것이 집사와 장로에게 요구됩니다. 처녀들도 역시 부끄러움 없이 순수한 양심으로 살아가야만 합니다.”
제6장
“장로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자비롭고 친절해야만 합니다. 아픈 자들을 방문하고 방황하는 자들을 돌보고, 그리고 과부들과 고아들 또는 가난한 자들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항상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겸손하게 행해야만 합니다. 사람들의 분노와 불의한 재판에서 금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죄의 빚 아래 있는 자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를 용서하기 위해 주님께 간청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먼저 용서해야만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우리 주님과 하나님 앞에 서 있고, 그리스도의 심판대에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을 두려움과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깁시다. 이것은 우리들에게 그분이 명하신 것이고 복음 안에서 명하신 것입니다. 선한 것을 행하기 위해 노력합시다. 범죄의 원인이 되는 것에서 우리를 지킵시다. 어리석은 형제들에게서 우리를 지킵시다. 주님의 이름만 표명하는 외식하는 자들에게서 우리를 지킵시다.”
김은홍 기자 등록일 200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