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현실] 주기도문은 여성차별이라는 집단과 교회통일 운동을?
주기도문 공동번역 ‘주춤’
교회협 “양성 평등 관점에서 재논의” 요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지난 12월 일반에도 공개한 ‘주기도문 새번역안’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측의 문제제기로 재논의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월 20일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기실행위원회는 “주기도문 새번역안을 양성 평등관점에서 재논의해 줄것을 요청”한 교회협 여성위원회(위원장:한국염)의 건의를 수용했다.
여성위원회는 건의안을 통해 “주기도에 아버지 표현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주기도문 원문에 따르면 ‘당신’이 바른 해석인데 원문에 없는 아버지로 번역한 것은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가부장적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새번역 작업 과정에서 여신학자, 여성목회자, 여성대표가 빠진 채 남성으로만 조직 후 논의를 진행한 것도 과정상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실행위원회에서는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고, 주기도문 연구특별위원회(위원장:이종윤 목사)에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수차례 연구모임을 가져왔고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일환으로 공개된 주기도문 작업이 절차 문제로 주춤하면서 자칫 연합정신을 퇴색하게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주기도문 특별위원회 이종윤 목사는 “아버지로 번역한 부분은 성차별은 아니며 이미 사용되고 있는 부분이며 한국교회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이 번역은 최근 한국신약학회 등에서도 만장일치로 찬성의 뜻을 밝히는 등 환영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여성대표들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위원회에 참여해 번역에 참가한 사람들은 특정 성을 대표한 사람들이 아니라 교단이 파송한 교단대표들이었던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회협 백도웅 총무는 “주기도문 건은 사과하고 싶다”면서 “그러나 이는 여성계의 반발을 미리 숙지 못했다가 지적 받고서 수용하는 차원이지 연합사업을 희석시키려 하거나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주기도문 사도신경 새번역을 위한 작업은 예장통합 측에서 한기총과 교회협에 제안해 두 기관이 각각 전문위원회를 구성,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양측은 예장총회 예장통합 등 각 교단 대표 62명이 참여한 가운데 수차례 모임을 갖고 지난해 12월 3일 최종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 번역안은 신학계에서 비교적 잘된 것으로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연합과 발전을 위한 한 모델로 기대를 모아왔다.
노충헌 기자 등록일 2005-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