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사 과일은 윗쪽만 깎는 이유 - 제사의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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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사 과일은 윗쪽만 깎는 이유 - 제사의 허구


제사 과일은 왜 위쪽만 깎나 2004/09/17 12:55 추천 1 스크랩 4



명절 때마다 제사 때마다 젯밥에 관심이 더 많던 꼬마는 항상 궁금했습니다.
“엄마, 근데 왜 사과나 배는 윗부분만 깎는거야?”
“응 그건 조상님들이 먹기 편하라고 그러는거야”
“다 깎으면 더 먹기 좋잖아”
“조금만 깎아도 조상님들은 맛있게 드셔”
거기까지였습니다. 꼬마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엄마가 그러니까 그런 거겠지 했습니다.
조숙한 꼬마는 세상에 이해 못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걸 잘 알았거든요.






나이 서른이 넘어서도 ‘뭐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던 꼬마는
우연히 라디오의 불교방송을 듣다 일생의 궁금증을 확 풀었습니다.
한 스님의 명확한 해설 덕분이었지요.


“귀신들은 촉식을 하기 때문입니다. 과일을 깎지 않으면 속살을 맛볼 수 없지만
조금만 깎아서 내용물과 접촉할 수 있게 해주면 다 맛볼 수 있는 거지요.”






촉식이라…

‘해리포터’의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판타스틱한 식사법’ 이 있다니,
흥미로와진 꼬마는 내친김에 ‘먹는 법’에 대해서 파기 시작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먹는 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더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단식(段食) : 구분 단(段) 자를 써서, 사람이 일상적으로 음식물을 먹는 법을 말합니다.

제사 끝나고 우리가 과일을 먹는 건 단식 입니다.


촉식(觸食) : 느낌으로 배가 부를 수 있는데 이것이 촉식입니다.

귀신 뿐 아니라 사람도 촉식을 하는데, 안 먹어도 배부른 경우죠.

어머니가 아이 밥을 먹일 때 “니가 먹는 것만 봐도 내 배가 부르구나” 하실 때의 경우.

반대로 아기는 엄마젖 뿐만 아니라 만져주고 안아주고 "접촉"을 먹어야 더 잘 자랍니다.

기분 좋은 일에 몰두해 있을 때 밥을 먹지 않았는데 배 고픈 줄 모르는 경우도 있구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죠.

(사실 이 경우의 촉식은 좀 에로틱 하군요… 이크, 내가 불경한 생각을^^:)


사식(思食) : 상상으로 밥을 먹는 것. 전쟁 중에 아이를 업고 가던 아버지가

식량이 바닥나자 음식주머니에 모래를 넣고는 ‘이건 도착하면 먹자’ 했대요.

덕분에 아이는 며칠을 먹지 않고도 버텼는데, 목적지에 도착해 음식주머니를 열어보고는

가엽게도 숨이 끊어졌답니다. 그 동안 사식으로 버틴 거지요.

사람이 희망을 버리지 않을 때 생명력이 연장된다는 건 과학으로도 입증되었답니다.

희망을 먹는 것도 사식입니다.


식식(識食): 인식이 생명을 연장한다는 겁니다. 공부를 하거나 경험을 쌓는 것에 해당하겠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뇌’에서 인간의 뇌에 가할 수 있는 가장 혹독한 고통으로

‘감각의 차단’을 이야기합니다. 볼 것도 들을 것도 느낄 것도 읽을 것도 주지 않고 뇌를 굶기면

사람은 죽는다는 거죠. 뇌를 먹이는 게 식식입니다.


이번 추석엔 친척들 앞에서 ‘아는 척’ 좀 해도 되겠네요^^


<여담>
저희 집에선 제사 지낼 때 ‘조상님’들이 직접 음식을 드시러 온다고 생각해서

반드시 대문이 열려있나 확인을 하고 비오는 날 방안에서 지내더라도 문을 활짝 열어놓습니다.

큰댁이 한옥집이어서 날씨가 추운 날엔 고생 좀 했죠.
근데 요즘은 고층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 ‘조상님’들이 고생 좀 하시지 싶습니다.

어떤 할아버지는 ‘조상님’들이 계단 올라오시는데 힘드실까봐 제사 지내기 전에

직접 1층에 내려가셔서 엘리베이터를 열고 조상님 ‘마중’을 한 다음

제사가 끝나면 다시 엘리베이터로 모시고 내려와 ‘배웅’까지 하신답니다.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는 정신적으로 아주 건강하신 분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