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복음의 향토순례―거창군] “선교 100년” 기념공연 조성등 다양한 사업
경남 거창군은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3대 국립공원과 인접해 있는 산 깊고 물 좋은 곳이다. 넓은 들판이 산으로 둘러싸여 예로부터 넓고 큰 밝은 들이란 뜻에서 거열로 불렸다. 신라 경덕왕 16년(주후 757)에 처음 거창으로 불렸으며 그뒤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조선조 고종 32년에 거창군으로 정착됐다. 경남 최서북단에 위치해 전북·경북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대구 광주 진주 김천과 연결되는 경남 서북부의 교통 중심지이다. 또 기독교학교로 유명한 거창고교와 대성고 중앙고 등 7개 고교,거창 샛별 혜성 대성 가족중 등 12개 중학교,16개의 초교가 있어 교육도시로 알려져 있다.
거창군은 거창읍과 고제 주상 웅양 가북 가조 남하 남상 신원 마리 위천 북상면 등 11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구는 7만여명이다. 이곳에 복음이 전해진 것은 1904년. 그해 가을 박순명 김종한 등 10여명이 미국 스미스 선교사로 부터 예수를 영접하고 예배를 드린 것이 고제면 개명리교회이다. 스미스 선교사는 김주관 조사와 함께 이 교회에서 시무하면서 여러 곳에 교회를 설립했다. 1906년 웅양면 노현리에 교회가 세워지고 가조면에 마상리교회(현재 가조교회),1907년 남하면 대야리에 가천교회,1909년 신원면에 와룡리교회,거창읍교회 등이 잇따라 세워졌다.
이렇게 뿌려진 복음은 지금 68개 교회로 성장했다. 기독교 인구는 6000여명. 인구대비 복음화율은 8% 정도이다. 복음이 전해진지 100년이 됐지만 복음화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그 이유는 이 지역이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에 산재한 큰 사찰들의 영향을 받고 있는 불교문화권이기 때문이다. 선교 초기에 복음을 받아들인 기독교인들의 열정적인 선교로 곳곳에 교회가 세워지고 영혼 구원에 나선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거창 지역의 기독교 정서는 매우 보수적이다. 예장고신의 신앙 영향이 매우 크다. 전체 68개 교회 가운데 23개가 예장고신 소속이다. 신사참배에 반대하고 신앙을 지킨 자부심이 대단하다. 광복 이후 국기에 대한 경례가 일제식대로 허리를 90도로 굽히는 배례로 진행되던 당시 거창 위천교회 학생들이 앞장서서 가슴에 손을 얹는 경례로 바꾼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하지만 교통이 발달하고 거창군이 교육도시로 발돋움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이 몰려들어 신앙분위기도 보수적 성향에서 점차 열린 신앙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하나로 목회자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거창 지역의 주요 교회를 이끌고 있는 목회자 대부분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중반이다.
거창교회(김진성 목사) 대동감리교회(백용현 목사) 가조교회(김기광 목사) 거창중앙교회(이병렬 목사) 창남교회(안승호 목사) 순복음거창교회(이바울 목사) 동산교회(신화식 목사) 거창성결교회(김성철 목사) 등이 이 지역의 대표적인 교회들이다. 독거노인에게 반찬봉사를 하는 가정봉사원센터(유수상 목사)와 이동목욕봉사를 하는 이웃사랑선교회(정선출 집사) 등은 특수목회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대동감리교회는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활발한 사역을 펼치고 있으며 중앙교회도 교회학교 학생이 6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유년과 초중학생에 대한 선교 열정이 매우뜨겁다.
거창지역 교회들은 1980년대 초반 기독교연합회를 구성,교회일치와 연합활동에 적그 나서고 있다. 연합회장 백영현 목사,목사부회장 이진숙 이희도 이병렬 목사,장로부회장 유재열 장로,총무 허운 목사,서기 양덕용 목사,회계 신용희 장로 등이 올해 거창군기독교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거창군기독교연합회는 올해 교회 창립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부활절 연합예배를 기념예배로 드렸고 다음달부터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9일 문화센터에서 최선자 김석균 다윗과요나단 등을 초청,국민음악회를 개최하며 10월15∼16일에는 강변 둔치에서 연합바자회를 연다. 교회가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물론 지역 주민을 섬기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알린다. 또 11월29∼12월1일에는 설동욱 목사를 강사로 초빙,기념부흥대성회를 갖는다.
연합회는 이와 별도로 역사 편찬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역점사업으로 기념공원 조성사업을 벌인다. 거창군민과 기독교인들에게 안식처와 쉼터를 제공하고 후세들에게 올바른 신앙을 가르치는 학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조성되는 기념공원에는 납골당도 설치될 예정이다. 모두 1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기념공원 조성사업을 위해 거창군 기독교연합회는 출향 기독 인사들의 후원을 기대하고 있다.
회장 백용현 목사는 “거창기독교의 신앙전통을 알리고 후세들에게 올바른 신앙과 효를 교육할 수 있도록 기념공원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한국 교회에 기도 후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 2004.08.23, 19:28
거창=이승한기자 s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