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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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장 출마


번호 : 172 등록일 : 2004-03-03

(시론) 출마하는 총회장 김용출 목사



총회장에 출마를 한다. 왜? 무엇 때문에 출마를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교단 은 30년, 40년 전만 해도 총회장에 선출되면 대게는 고사하기 일쑤였다. 그것이 곧 겸양의 미덕이었고 하나님께 황송하다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또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고 하신 말씀에 대한 응답이었다. 그리고 15년, 20년 전만 해도 총회의 표어에는 ‘ 옛적 같게 하옵 소서 ’ 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선거 공영제를 하면서 공탁금을 거는 현실이 되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된 다. 이미 우리는 타락하였고 그 길 위에 서 있다. 총회장이 되기 위해서 출마를 해야 되고 ‘ 나를 알아 주십시오 내가 총회장 감입니다.’ 해야 하는 세태가 되었으니 어처구니가 없 다. 아무런 마음의 가책도 없이 모두들 그렇게 한다.

할 수만 있다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남을 깔아뭉개고 내가 출세해야 가문의 영광이라는 한 국 사회의 이 고질적인 병폐가 고스란히 교회 안에도 자리를 잡았다. 남이야 죽든 말든, 이 웃이야 망하든 말든 내만 잘되면 그만 이라는 이 민족의 병폐가 가문의 영광이라는 이름으 로 둔갑하였다.
기독교는 본래 양심의 종교이다. 그 기독교가 서양에서는 죄 의식의 문화로 발전하였다. 체 면보다 양심이 우선해야 되고 중요하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이 그것이다. 한데 그 기독교 가 한국에 들어와서는 동양의 체면문화와 접속이 되면서 양심은 멀어지고 체면이 중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한 자리하는 것이 체면을 세우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체면문화이 다 보니 총대 숫자도 이렇게 많아졌다.

총회에 모여서 기도하고 선거하면 대개는 이심전심으로 누가 총회장이 될 것인지는 투표를 두 번 정도만 거치면 가닥이 잡힐 것이다. 그러면 될 일을 출마를 해서 경쟁을 하고 공탁금 을 걸고 그리고 암암리에서는 선거운동을 한다. 이것이 우리의 현주소이다. 선거법이 있고 선거법에 걸면 다 걸릴 일이지만 그저 적당히 눈감아 준다.

하다못해 상비부의 부장 자리 하나까지 선후배도 없고 아래 위도 없이 좀 큰 교회 목사이 면 되고, 나서기 좋아하면 된다. 그리고 공공연히 나를 좀 밀어 달라고 거침없이 요구해대 는 이 현실이 참으로 처량하다. 부끄러움이 없다. 하기야 양심문화, 죄의식의 문화가 아니 니 양심 정도는 잠시 접어 두면 그만이다.

우리 한국 교회가 교회 역사 백년 남짓에 벌써 이 지경이 되었으니 뭐 중세의 로마교회를 탓할 자격이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온 세상을 휘어잡던 교황의 큰 권세만 권세이고 작은 권세는 권세가 아닌가? 그리고 큰 죄만 죄이고 작은 죄는 죄가 아닌가?
총회에서 한번 사회권을 맡고 일년에 그칠 총회장도 무슨 큰 명예라고 그 자리를 놓고 우리 의 현실이 선거 공영제네 뭐네 하고 있는 판국인데 세상의 권세를 탐하는 사람들을 보고 감 히 탓할 자격이 있겠는가? 선거 공영제를 하자고 할 때 도대체 우리 모두는 무엇을 하고 있 었는가?

필자 역시 똑같은 범주에 속한 인간이다 보니 감히 누구를 탓하겠는가? 하지만 우리 모두 고치자는 뜻으로 이렇게 간언하는 것이다. 복음병원의 문제만 해도 그렇다. 우리 교단은 지 금 에베소서 6장 5절부터 9절과 골로새서 3장 22절부터 4장 1절의 말씀들을 바로 읽고 있는 가? 경영주가 경영주답게 하고 노동자 노동자답게 하는데도 굳이 노동조합이 필요한지 고민 해 보았는가?
우선 총회의 선거 공영제부터 없애기 바란다. 말로만 개혁, 개혁하면서 개혁을 무슨 신주단 지 모시듯이 하지만 아무것도 고쳐지는 것은 없으니 하는 말이다.

법과 제도라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은 다 범죄한 죄인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법 과 제도가 어느 정도 범죄를 예방할 수도 있고 나름대로의 기능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잘 못되어 있으면 아무리 법과 제도를 만들고 개선해도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그것을 피해 가 는 방법을 잘못된 인간이 또 고안해 내기 때문이다.
총회장에 출마하지 않고도 총회장에 선출되는 그때가 되면 우리 교단이 감히 개혁주의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서울남부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