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와 아담의 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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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와 아담의 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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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목사님께,

 

강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우선 좋은 질문을 해 주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로마서 3장 23절과 5장 12절의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에 대한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저도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출간한 교수논문집 [개혁신학과 교회] 제9호(1999. 12)에서 변종길 교수님의 <로마서 5장 12절의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라는 논문을 읽었습니다.

변 교수님은 위의 논문에서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라는 의미를 헨드릭슨, 크랜필드 등이 주장하는 것 처럼,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타락한 본성이 유전되고 그 결과 "모든 사람이 실제로 죄를 지었다"는 견해를 지지하여 그것을 "역사적 실범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위 논문집, pp.81, 100. 참조).

변 교수님은 논문 4. 1)에서 "유아와 태아의 문제"를 다루면서, 로마서 3장 23절에서 말하는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다"는 것 역시 역사적 실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로마서 3장 23절을 주석할 때 원저자인 바울이 생각지도 않았던 의미를 우리가 주석할 때 우리의 상황을 집어넣어서 해석하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위 논문집, pp.92, 93).

변 교수님은, 로마서 5장 12절의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와 3장 23절에서 말하는 바,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의 의미는 모두 역사적 실범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 중요한 근거로, 헬라어 "판테스 헤마르톤" 즉 "모든 사람이 범죄하였다"(all men sinned) 라는 문구는 동작을 말하며 부패하여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헬라어 "헤마르톤"이 동사이므로 그렇게 주장할 수는 있으리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만 변 교수님은 그 말이 동사의 동작 이후에 따라오는 상태를 설명할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는 듯 합니다.

변교수님은,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타락한 본성이 유전되고 그 결과 모든 사람이 실제로 죄를 지었다"고 주장(p.81)하는 데, 그가 생각하는 바 「죄의 유전설」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죄는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상태"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아담의 죄가 역사를 통해 후대에 계속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담의 범죄로 인해, 아담과 그 아담에 포함된 모든 인간들을 죄인으로 보신다는 것입니다. 즉 "죄인"이라는 자체가 이미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저는 변 교수님의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습니다. 로마서에서 말하는 바 "모든 사람이 범죄하였다"는 의미는 아담의 죄에 포함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해 죄의 반대가 되는 "의"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이를 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인간이 범죄한 것도, 하나님의 의에 속한 그의 백성들이 "의로워진 것"도 "개별적 행동" 때문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칭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즉, 인간이 "의"를 행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의"에 도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의 뿌리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에 속한 인간은 곧 "의로운 자"로 인정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범죄한 아담에 속한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므로" 스스로는 "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일 변 교수님의 주장대로라면 "의"에 대해서도 동일한 설명이 가능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마서 3장 23절 이하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 "를 해석함에 있어서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라는 문구와 함께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를 해석해야 할 것이며, 로마서 12장 5절 이하 역시 "첫 번째 아담과 두 번째 아담"에 관한 기록임을 잘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로마서 5장 12-19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 사람 아담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모든 인간들은 죄 아래 있는 자가 되었으며, 한 사람 두 번째 아담의 순종으로 인해 하나님이 택하신 다수의 사람들이 의로운 자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죄와 의에 대한 행동여부를 말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의인이 된 것은 우리 인간의 의로운 행위 때문이 전혀 아니듯이 인간이 죄인 된 것 또한 인간의 죄된 실제적 행위 때문이 아닙니다. 따라서 로마서 3장 23절이나 5장 12절에서 말하는 바,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다"는 의미는 인간의 역사적 실범죄가 아니라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한 "하나님께서 더 이상 인간을 의롭게 보시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짧게 답을 했습니다만 강 목사님이 가지신 바 의문을 해소하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특정 신학자의 학문적 주장에 대한 저의 견해를 물어 주심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종종 함께 공부하며 말씀을 통해 고민하는 기회들이 많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더 깊은 대화는 나중에 만나는 기회에 나누게 되기를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0.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