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2. 대형교회의 분교 문제 - 고신 입장 [고신]
분류: 교단- 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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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3-10-29
(분석) 대형교회 지성전 설립은 ‘불법’
한국교회 지성전 문제 - 기독교사상 포럼을 중심으로
“회중교회들이 지성전을 세우는 것은 개교회의 자유로운 결정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장로교회는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교회는 ‘주님의 교회’라는 전제 아래
‘노회의 교회’이므로 지교회라고 부른다. 지교회는 반드시 지역 노회에 소속되어 교회를
설립, 합병, 분립, 폐쇄할 때 노회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노회에서 파송하는 당회장이 담임
목회를 해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교회가 타 노회 지역에나 같은 노회 지역에 교회를 설립
할 때는 반드시 그 노회의 소속 지교회가 되는 것이지, 설립한 교회의 지교회가 될 수 없
다. 그래서 대형교회들이 여러 지역에 지성전을 건립해서 실제로는 교회의 기능으로 운영하
면서도 재산권 문제 때문에 기도처나, 여러 가지 명칭으로 지성전 형태를 운영하는 것은 불
법이다”(손인웅 목사)
“지교회 체제는 교회성장운동 과정에서 교회 자체를 절대화하는 교회지상주의와 개교회주
의와 내부지향적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형태이다. 몇몇 대형 교회나 성장하는 교회들
이 주도하는 지교회 체제는 교회성장운동이 한국적 상황에서 낳은 역기능적 현상으로서, 한
국교회의 성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되고 있다”(한국일 교수)
“교회가 동종교배로 인해 열등한 기관이 될 것을 염려한다. 동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교회 운영이 지속되고 목회가 정형화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이정배
교수)
온누리교회의 수원온누리교회 설립으로 인해 촉발된 대형교회의 지교회 문제에 대한 기독교
사상포럼에서 표명된 우려들이다.
‘한국교회 지성전 체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지난 27일 한국교회 백주년기념관에
서 열린 포럼에서는 손인웅 목사, 한국일 교수, 정훈택 교수, 박득훈 목사, 이정배 교수,
조기연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처음으로 지성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조망하고 대안을 도출하
려는 시간을 가졌다.
아쉬웠던 것은 발제자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해당교회의 불참으로 반대일색으로 구성됐다는
점. 이에 대해 기독교사상 관계자는 “섭외를 했지만 잘 안됐다”라고 밝혔다.
물론 참석했을 경우, 비난을 한 몸에 받게 될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현실적 필요성
과 교회의 비전을 떳떳하게 밝힐 용기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정훈택 교수(총신대)는 지성전의 확대를 통한 교회성장 도모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고 말
한다.
“처음에는 버스를 사서, 신자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
을 실어 나른다. 장소가 비좁다 느껴지면 부수고 더 큰 건물을 짓는다. 새 건물도 신자들
의 수용 한계에 도달하면 예배 횟수를 늘여 간다. 그것도 한계에 달하면 다음 단계는 신자
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다른 곳에 더 마련한다. 처음에는 기도원, 수련원의 형태로 시작
되다가 조금 더 발전하여 본성전/지성전의 형태가 된다”
여기에 더해 정 교수는 성서신학적 측면에서 지성전은 비기독교적, 비성서적, 이교적 개념
이라고 진단한다. “신약성서는 신자들이나 교회가 사용하는 건물을 성전이라고 부른 적이
없는데 고의적으로 전통적 용어를 회피하고 파격적인 새 용어를 만들어 내어 새로운 체제
를 적용해 가는 것은 반기독교적이고 비기독교적”이며, “성서에는 어느 시대에나 하나의
성전이 등장할 뿐”이고, “하나님이 외면하시거나 징계하시는 잘못된 것 외에는 지성전과
비교할 만한 것이 어디에도 없으므로 지성전 개념은 이교적 개념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
라는 이유에서다.
한국일 교수(장신대)는 선교학적 관점에서 “지성전은 선교가 아니라 선전”이라고 단언한
다. “선교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이름만을 높이나, 선전은 그 복음의 전달
자인 교회 자신의 이름을 전하는 것이다. 선전은 교인을 얻기에 급급하여 선교활동에서 수
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선교는 교
회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행위이다. 자기 교회의 유지와 확장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
라 어느 교회에 소속될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교
회 선전은 지명도가 있는 목회자와 교회의 인지도를 사용하여 기존의 지역교회에 소속된 교
인들을 유혹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다.
조기연 교수(서울신대)는 예배학적 관점에서 “중계 예배는 예배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엄밀히 말해서 본당에 있는 회중들은 온전한 예배를 드리지만, 지성전에 모인 회중들은
예배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간접적으로만 참여할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들이
하는 일의 본질은 본당의 예배를 화면으로 보면서 개인적 경건을 증진시키거나, 또는 화면
을 함께 보면서 갖는 신앙집회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세례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의 몸
으로 편입된 하나님 백성들의 공동체적 예배, 주님 부활하신 날에 주님의 백성들이 주님의
식탁에 모이는 즐거운 잔치로서의 예배라는 개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주일 낮 예
배에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중계 예배가 드려져서는 안 된다”
그러면 대형교회의 지교회 운영현황은 어떠한가?
박득훈 목사는 이를 유형별로 분류했다. 본교회에 재정, 인사, 행정 등 사실상 교회운영을
위한 모든 권한이 예속되어 있는 형태로 지교회를 운영하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은혜와
진리교회, 온누리교회, 광림교회 등과 1교회 2예배당 체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지구촌교
회, 왕성교회, 한신교회, 새벽교회 등이 그의 분류법에 따른 구분.
여기에서 특히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첫 번째 유형. 박 목사는 그러나 교인들의 자발적
움직임에 의해 지교회를 설립하게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광림교회의 경우 1990년대 중반 이
후 더 이상 새로운 지교회를 설립하지 않고 선교적 차원의 교회개척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여의도순복음교회), 더 이상 지교회는 짓지 않고 대개 독립시키는 방안을 선택하고 있지만
(광림교회), ‘ACTS 97’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의해 교회의 목회철학과 전도 및 양육프
로그램 등을 국내외 지역설정에 맞도록 재구성해 30여개 교회를 세운다는 의욕적인 교회 개
척 프로그램을 세운 온누리교회는 향후 300억원을 투입하여 지교회를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
다.
지교회가 탄생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도 발제자들의 의견은 대개 일치했다.
“세계적인 교회를 세우겠다는 목회자들의 공명심이 함께 작용하지 않았을까 추측 된다”
(한국일 교수)
“모든 교회가 자기 교회 같아야 한다고 믿고 있는 종교가들도 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무수한 차이를 무시하고 지교회를 세우려는 발상이 여기에서 비롯한다”(이정배 교수)
“설교 듣는 것이 곧 예배라고 생각하는 한국교회의 풍토에서만 생겨날 수 있는 하나의 독
특한 현상이라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설교를 듣는 것이 본교회 출석의 목적이라면 굳이 본
교회까지 갈 필요가 없이 지성전에서 중계방송(그것이 생방송이든 녹화방송이든)을 듣는 것
만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조기연 교수)
그래서 조 교수는 이렇게 반문한다. “설교 잘하는 목사가 인도하는 예배의 회중은 은혜를
받고, 설교를 잘 못하는 목사가 인도하는 예배의 회중은 은혜를 받지 못하는가? 그렇다면
주님께서는 설교 잘 못하는 목사가 인도하는 예배의 회중들에게는 은혜를 주시지 않는단 말
인가?” 한국교회로서는 꼭 지교회 문제가 아니더라도 생각하고 넘어가야할 부분일 듯.
이에 대해 지교회를 운영하고 있는 대형교회들은 현실적 필요론을 내세운다.
“공간적으로 본 교회가 회중을 다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어차피 회중의 일부는 교육관 등
에서 폐쇄회로 TV를 보면서 예배드려야 하므로, 지역적으로 멀리 있는 회중들을 해당 지역
의 지성전에 모아 본당에서 송출되는 예배 실황을 보면서 예배를 드리게 한다”(지성전을
운영하는 교회의 현실적 논리)
“온누리교회가 지나치게 대형화해 가고 있기 때문에 향후 효과적으로 이를 분산시키기 위
해서 지교회 설립이 불가피하다. 온누리교회의 목회철학과 비전에 공감하는 교인들이 자꾸
만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서빙고 성전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수도권에
중대형교회를 설립해 이들을 수용하려 한다. 온누리교회는 한국교회에서 건강한 교회의 모
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온누리 지교회의 확산은 건강한 교회의 숫자가 더욱 늘어나는 결과
를 가져올 것이다. 현재는 지교회 체제로 교회를 설립하겠지만 결국에는 리더십 교체기를
맞아서 자연스럽게 독립교회 형태가 될 것이다”(온누리교회의 입장)
분명한 것은 지교회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교회는 기존 지역 교회들의 존재기반을 흔들 만한 물질적 투자를 동반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대형 할인점에 의해 소형 수퍼마켓들이 폐점되는 경우와 비교될 상황이 교회에서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수원온누리교회가 지교회 형태로 설립된다는 소식을 접한 영통지역 목회자들은 똘
똘 뭉쳤다. 그리고 “대형교회의 문어발식 확장을 반대 한다”는 적극적인 반대활동을 펼
친 결과, 지교회가 아닌 독립된 교회 형태의 수원온누리교회 설립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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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교회 반대운동 전개한 수원·영통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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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교회 문제를 한국교회 수면으로 끌어올린 수원 영통지역은 지난 97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대표적인 수도권 신도시 중 하나.
모두 80여개의 교회가 몰려 있는 이 곳에서도 여느 신도시 지역에서 볼 수 있듯 신자 끌어
모으기 경쟁이 치열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
그런데 이러한 영통 지역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3년 전부터였다. 예장 통합 소속 교회
목회자들이 모여 경쟁이 아닌 연합을 표방하며 장로회신학대학 동문모임을 결성, 기도와 목
회정보 교류에 나서면서부터였다.
다시 위기가 닥친 것은 금년 초부터. 온누리교회가 영통 지역에 부지를 매입하고 수원온누
리비전교회 설립을 추진하면서부터. 수원지역, 특히 영통지역 교회들이 긴장하기 시작했
다. 대형교회가 막대한 물량으로 지교회를 설립하면 중소교회는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수원시기독교연합회를 중심으로 장신 동문들이 모여 대책위원회를 결성, 적극적인 반대활동
에 나섰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수원온누리교회는 온누리교회의 지교회가 아닌 독립적인 교회
로 설립됐다.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대책위 총무 정재현 목사는 이번 온누리교회의 지교회 설립 시도와 관
련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절대 지교회는 안된다. 우리는 어떤 지역에든지 지교회 형태로 세워지는 교회는 반대한
다. 대형교회의 지교회는 지역교회와 불편한 관계를 형성, 결국 선교에 장애가 될 뿐이다.
이번을 계기로 대형교회는 지교회가 아닌 분립개척이라는 합법적이고 보다 올바른 개척의
모델을 따라 교회를 개척할 것을 권한다”
정재현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새순교회 홈페이지에는 이런 환영글이 올라와 있다. ‘여러가
지 시련과 고난 속에 다시 태어난 수원 온누리 교회를 축복합니다. 서울 온누리교회와도 좋
은 형제의 관계를 나누시면서 협력하셔서 건전한 기독교 문화와 선교 사역를 펼쳐나가시
길 빕니다. (중략) 하나님께서는 서울 온누리교회 이상으로 수원온누리교회를 사랑하실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