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형교회의 분교를 대기업의 영업망 확장으로 보는 시각
서부교회는 부산 시내에 30여개 분교를 두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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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교회 ‘지성전’ 체제, 이대로 좋은가 - 성장제일주의에 지역교회 잠식
대형교회 유명세 편승, 기존교인 수평이동만 부추겨 지역교회 상대적 박탈감 커…건강한 선교기능 수행 의문
대형교회가 타 지역에 세운 예배당을 일컫는 ‘지성전’이란 말은, 어느 틈에 ‘자녀교회’로 바꿔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형교회의 교세확장 의도가 쉽게 감춰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ㅅ교회. 이례적으로, 이 교회는 독특한 문화사역과 신자양육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서울 ㅇ교회가 ‘지교회’로 설립하려다 이웃 교회들의 반대에 부딪혀 최근 독립교회로 전환했다.
“지역 목회자들의 반발로 독립교회가 된 것을 알고 있다”는 ㅊ권사는 10년 넘게 ㅇ교회에 출석하다가 ㅅ교회로 옮겨 갔다. “ㅇ교회에는 용인 오산 평택 등지에서부터 서울까지 오는 교인들이 많았는데 수원에 지교회가 생기면 서울로 가지 않고도 ‘본교회’ 예배를 드릴 수 있어 기대가 컸다.” ㅊ권사는 “물론 서울 유명교회의 지성전이 생기면 이 지역 교인들이 쉽게 옮겨 갈 것이라 우려하는 지역 교회들의 입장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ㅇ교회가 내세운 공동체의 영성과 비전, 양질의 프로그램을 공유할 수 있는 지교회 체제에 마음이 기운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평신도들이 대형교회가 제공하는 교육과 친교, 신도관리 체계 등을 선호하는 한, 대형교회들의 지성전 확장의 포부도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 같다. 최초로 지성전 체제를 도입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이제까지 80여 개의 지교회를 설립, 180여 명의 목회자를 파송했다. 지교회 등록신자 수는 30만 명을 웃돌아 단연 최대규모를 기록한다. 그런가하면 수만 명의 신자가 운집하는 서울 강남구 ㄱ교회는 1990년대 중반부터 6개의 지교회를 설립했으며 2년 전 4개 지교회를 독립시키면서 ‘한국 교계에 좋은 본을 심었다’고 공표했으나 최근 또 다른 지교회 설립을 추진하며 물의를 빚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ㅁ교회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예배와 집회를 위한 장소로 지역기도실, 선교관 등을 세워 지성전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ㅇ시에 이미 넓은 부지를 확보한 ㅈ교회도 예배공간과 주차장 협소를 들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제2의 예배당을 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지성전 체제를 운영하는 교회들은 담임 목회자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해 급성장을 이룬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 중에는 담임 목회직 세습과 맞물려 지성전 건립이 이루어진 사례도 있다.
지성전 체제를 옹호하는 대형교회의 경우, 교인들의 편의와 교회가 가진 인적 물적 자원을 지역 교회들과 공유하며 교회성장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대형교회의 지교회 설립은 지역 교회들의 연합을 방해하고 교인들을 ‘독식’하기 일쑤다. 앞서 언급한 ㅇ교회 ㅎ목사는 당초 “지성전 건립을 통해 지역특성에 맞는 중소형교회 선교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약한 교회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지성전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 목회자들과 대면한 자리에서는 “카펫과 접이식 의자 등을 지원해주면 되겠느냐”고 해 지역 목회자들을 아연실색케 하기도 했다.
따라서 대형교회의 지성전 운영체제는 새신자 전도를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교회의 유명세에 편승하려는 기존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부추길 뿐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작년 말 ㅇ교회가 경기도 부천에 설립한 지성전의 경우, 위성중계예배를 드리며 ㅇ교회와 같은 조직구성과 프로그램 운영으로 수 개월 만에 무려 10배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 지교회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며 신도시지역 신자들을 끌어 모았다.
대형교회가 막대한 자원과 물량을 지성전 건립에 집중하는 동안 중소형 교회 목회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크다. 수원시 한 목회자는 “작은 교회 목회자가 아무리 열심히 사역해도 대형교회로부터 전폭적인 재정 및 목회지원을 받는 지교회가 들어서면 교인들은 지역 교회가 가난하고 무능하며 교회가 제 기능을 잘 못하고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갖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교회의 규모와 지명도에 치중한 나머지, ‘이름난 교회’에 다닌다는 자기만족과 수동적이고 편의주의적인 평신도들의 신앙행태도 지역교회들에 대한 대형교회의 ‘횡포’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지성전 체제는 또한 예배론, 교회론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직운영과 재정운용 등이 대형교회의 예속과 감독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해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영상을 통해 예배를 드리는 등 교제와 공동체성을 상실한 기이한 형태의 신앙생활을 낳고 있다는 것. 지성전 체제로는 대형교회의 성장모델을 답습하는 수 밖에 없어 지교회 역시 선교기능을 건강하게 수행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러한 지성전 체제에 드러나는 대형교회들의 개교회중심주의는 해외선교 방식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해외교회를 개척할 때도 국내 지교회를 설립할 때 그러하듯 물질만능주의적 목회에 정신이 팔려있다는 지적이다.
김배경 기자 등록일 2003-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