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 현대적 번역안 제시 - 총신대 서철원
신학부 24일 공청회서 서철원 교수 발제
언어도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와 같이 생성과 발전 소멸의 단계를 거친다. 그래서 일점일획 무오한 성경 역시 시대에 맞는 언어로 조금씩 수정돼 왔다. 이번에는 사도신경이 ‘현대어 번역’이라는 단위에 올랐다.
신학부(부장:김문갑 목사)는 6월 24일 제자교회(정삼지 목사)에서 총회 산하 노회 임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도신경 현대어 번역에 대한 공청회’를 실시했다. 연구 발표자는 서철원 교수(총신신대원 조직신학).
서 교수의 발표에 앞서, 사도신경의 번역을 제안한 대구중노회 관계자는 “사도신경이 신앙고백임에도 현재 쓰지 않는 고어를 사용해 참다운 고백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회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저리로서’라는 단어를 제시하며 사도신경의 현대어 번역 필요성을 제기했다.
발제자로 나선 서철원 교수는 사도신경의 역사적 발생 배경과 서방교회와 동방교회에서 변해가는 내용을 고찰한 후, 라틴어 본문을 최대한 정확히 번역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도신경이 보다 원문에 가깝도록 수정안을 제시했다.
서 교수는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은 희랍철학 사상이 나타남으로 ‘전능하신 천지의 창조주 하나님’으로 다시 번역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성령으로 수태되시고’, ‘삼일에 죽은 자들 가운데서’, ‘거기로부터 산자와 죽은 자들을’, ‘거룩한 공교회와’, ‘죄들을 사해주심과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믿습니다’ 등으로 번역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자신의 번역안을 제시하며 “이것은 확정본이 아닌 잠정본으로 총대들의 의결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학문적 발표임을 계속 강조했다.
참석자들의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번역에 조심스러운 인사들은 “사도신경도 엄연히 우리에게 전승된 신앙고백으로 언어가 바뀐다고 계속 바꿔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또한 사도신경 번역이 우리 교단만의 문제가 아니고 타교단에도 파급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번역의 필요성을 제기한 인사들은 “사도신경이 우리의 신앙고백이 되기 위해서는 현대인이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야 할 것”이라며 “보다 우리의 신앙이 확실히 표현될 수 있는 방향으로 번역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민균 기자 등록일 2004-06-29 print this story